[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엔비디아가 21일 실적을 발표한다.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 기대되지만, 예상보다 하회할 경우 엔비디아는 물론 매그니피센트7들도 동반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명 '매그니피센트 7'은 지난해 생성 AI 열풍을 주도한 7대 기술주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MS, 구글, 애플, 테슬라 등을 일컫는 용어다.
특히 엔비디아는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을 이끌며 인공지능(AI) 열풍의 일등공신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비즈니스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만 46% 올랐다. 엔비디아는 표준으로 여겨지는 칩을 생산하며 지난해에만 주가가 460% 가까이 치솟았다.
엔비디아가 올해 S& 지수 전체 상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넘는다. S&P500은 AI에 대한 낙관론으로 2023년 24% 상승했고 2024년 연초 대비 5% 가까이 올랐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023회계연도(지난해 2월~올 1월) 실적이 오는 21일(미국시간) 발표된다.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 기간 47조4423억원(약 355억85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8조4365억원이었던 전기 대비 462.3% 늘어난 금액이다.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개월 전 30조600억원에서 3개월 전 41조6057억원으로 38.4% 높아졌고,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14.0% 추가 상승했다. 이를 계기로 2022회계연도 어닝 쇼크(-29.5%)의 영향을 말끔하게 씻었다.
다만 최근 주가가 급등해 가격 부담이 커진 건 걸림돌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16일 726.13달러에 마감해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27.1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이 기간 28.9배에서 32.4배로 급등했다.
시총 5700억달러의 엔비디아는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뒤를 이어 3번째로 가치가 높은 기업에 등극했다.
트루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키스 레너는 로이터에 "엔비디아가 기술 중심의 랠리 핵심에 있다"고 말했다.
퍼스트핸드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케빈 랜디스는 회사의 규모와 AI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심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금껏 무서운 기세로 주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미 월가를 중심으로는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선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에 좀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엔비디아에 대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연이어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 은행 자산 관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톰 헤일린은 엔비디아의 기업 전망이 더 긍정적으로 나오면 AI 낙관론이 더해져 엔비디아가 매그니피센트 세븐 그룹에 집중된 시장 랠리가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취합한 총 54명의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77.78%에 이르는 42명이 ‘매수(BUY)’ 의견을 내놓았다. ‘비중 확대(OVERWEIGHT)’와 ‘보류(HOLD)’ 의견은 각각 8명, 4명이었고. ‘비중 축소(UNDERWEIGHT)’, ‘매도(SELL)’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급락가능성도 다분하다. 가벨리 펀드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류타 마키노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너무 높아서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초과하지 않고 단순히 기대치만 충족한다면 주가가 최소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용 반도체 생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19일) 휴장으로 하루 짧은 4거래일 간 문을 여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