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이 대화형 AI 챗봇을 선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오픈AI의 챗GPT 돌풍1년 만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기업형 챗봇AI'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인 ‘AWS 리인벤트(re:Invent) 2023’을 열고 기업고객을 위한 AI 챗봇 ‘큐(Q)’를 선보였다고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Q는 AI에 무엇이든 질문하라는 의미로 붙여졌다. 질문에 따라 인용문과 출처 링크가 포함된 간결한 답변을 제공하며, 고객은 후속 질문을 통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워크로드(작업할당량)에 가장 적합한 옵션을 찾고, 시작을 위한 기본 단계에 대한 개요를 받을 수도 있다.
아마존의 가세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3강(强)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이 기업용 인공지능(AI) 챗봇 시장에서도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앞서 MS는 지난 3월 ‘MS 365 코파일럿(부조종사)’을, 구글은 8월 ‘듀엣 AI’를 출시하며 챗봇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오픈AI의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가 세상에 나온 지 1년 만에 클라우드 경쟁이 챗봇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아담 셀립스키 최고경영자(CEO)는 "AWS는 고객이 생성형 AI를 만들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줄 준비를 마쳤다"면서 "AWS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기업 SAP의 경우 그래비톤 칩을 통해 최대 35%의 가격 대비 성능을 개선하고, 탄소 발자국을 45%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AWS 리인벤트에서는 생성형 AI 관련 다양한 기능 및 하드웨어 업데이트 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비톤4'와 '트레이니움2' 등 신규 발표된 반도체 칩 2종이 대표적이다.
그래비톤은 암(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AWS가 자체 설계한 서버칩(CPU)이다. 그래비톤4는 이전 버전 대비 최대 30% 향상된 컴퓨팅 성능, 75% 가량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 기업들이 보안 문제로 회사 데이터를 범용 AI에 보내기를 꺼린다는 점에 착안해 아마존은 자사 클라우드에 보관돼 있는 회사 정보를 활용해 Q가 맞춤형 AI 비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립스키 CEO는 "자동으로 소스 코드를 변경하는 등 개발자의 업무 부담도 덜어줄 것"이라며 "아마존의 Q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능력"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9월 오픈AI의 경쟁사 앤트로픽에 40억 달러(약 5조15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히는 등 인공지능 관련해 새로운 발표를 예고해 왔다. MS와 구글의 기업용 챗봇 가격은 인당 월 30달러인 것에 비해 Q는 20달러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에도 중점을 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챗봇 서비스 만큼은 MS와 구글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 같은 기업용 도구에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챗봇 ‘코파일럿’을 접목할 수 있는 MS, 지메일·드라이브·미트 등 폭넓은 서비스를 아우르며 화상 회의에서 실시간 18개 언어 자막을 생성하는 등 강력한 AI 성능을 내세우는 구글의 ‘듀엣AI’가 제공하는 편리함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카카오·KT 등 다수의 기업이 생성형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고, KT는 초거대 AI인 ‘믿음(Mi:dm)’을, 카카오는 ‘코GPT 2.0′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