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한국과 미국이 함께 개발한 우주 관측 장비인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코덱스)’가 11월 5일(한국시간) 지구 궤도로 발사된다. 코덱스는 태양 대기의 특징을 우주 공간에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비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1일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한 코덱스가 한국시간으로 오는 5일 오전 11시29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덱스는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발사 전 기능 점검을 마쳤으며,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고도 약 400㎞의 ISS로 올라간다.
코덱스는 발사 약 10분 후에 발사체에서 분리되고, 약 13시간 후에 ISS에 도킹하게 된다. 이후 로봇팔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의 외부탑재체 플랫폼(ELC3-3)에 설치된다. 코덱스는 원통형으로 생긴 본체와 부대 장비로 구성돼 있는데 가로와 세로는 1.5m, 높이는 1.3m다. 중량은 220㎏이다.
최성환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코덱스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의 밀도, 온도, 질량을 2차원 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비”라며 “태양 활동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될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그래프는 밝기가 태양 표면의 백만분의 1 이하인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corona)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이다. 코덱스는 태양 코로나 형상뿐 아니라 온도와 속도를 동시 측정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어, 태양 연구 난제인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비밀을 풀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코덱스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인 코로나를 관측하는 데에 특화된 장비다. 코로나는 온도가 100만~500만도에 이르는데 태양 표면(6000도)보다 월등히 뜨겁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코덱스 임무 운영과 관제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수행하며 천문연은 원격으로 정보를 수신하고 모니터링한다.
코로나의 비밀이 충분히 벗겨지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관측이 쉽지 않아서다. 태양 표면인 ‘광구’가 코로나에 비해 너무 밝기 때문에 개기일식 때를 제외하면 코로나를 관측하기가 어렵다. 개기일식처럼 인공적으로 태양 표면을 가려야 코로나를 볼 수 있는데, 그 역할을 우주에서 코덱스가 한다. 하늘에 뜬 해를 바라보고 싶을 때, 눈 근처로 가져가는 손과 같은 역할을 코덱스가 수행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코덱스를 이용하면 개기일식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를 상시 관측하는 일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코덱스로 태양 코로나의 형상은 물론 기존에는 관측이 어려웠던 세밀한 온도 자료 등도 측정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코덱스를 통해 ‘태양풍’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에서 만들어지는 플라즈마 입자는 태양풍의 형태로 지구로 향한다. 플라즈마 입자가 가진 큰 에너지는 지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는 지자기폭풍을 일으켜 통신, 전력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태양풍의 속도는 초속 수백㎞에 달할 정도로 빠른데, 태양풍이 빠르게 부는 이유도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코덱스 이전에도 우주에 코로나 그래프가 올라간 일은 있다. 하지만 현재는 장비가 노후화돼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유럽이 함께 쏜 코로나 그래프인 ‘LASCO’는 1995년 발사된 태양 관측 위성 ‘SOHO’에 탑재돼 있다. 코덱스는 이 분야에서는 최신 장비가 되는 셈이다.
강현우 우주청 우주과학 탐사임무 설계프로그램장은 "우주청은 코덱스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