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확산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군비 확장 경쟁까지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들도 우주항공과 방위군수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목하면서 관련기업들에 대한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유망 유럽 방산주 4종을 선정했다. 프랑스의 탈레스, 영국의 롤스로이스홀딩스와 에어버스, 독일의 라인메탈 등이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의 잇따른 국방비 증가가 그 근거다. 모두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방산주로 이미 시가총액은 228억유로(라인메탈·약 33조원)에서 1269억유로(에어버스·약 186조원)에 달한다.
빅터 알라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유럽 국방비 지출이 ‘슈퍼사이클’의 한 가운데 있다고 믿는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종합 방산업체인 탈레스는 올들어 상승률은 17%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포 개발이 장기인 독일 라인메탈은 올들어 상승률이 75%에 달한다. 영국 롤스로이스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54억900만파운드(약 26조원), 프랑스 에어버스 지난해 매출액은 654억유로(약 96조원)를 기록했다. 주가도 올들어 각각 32.51%. 14.72%씩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국방비 연평균 증가율이 과거 대비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진 연평균 3%에 머물렀지만, 2022년부터 2027년까지 4.5% 상승이 이어진다고 했다.
유로뉴스 등 현지 언론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유럽연합(EU)의 국방비 지출은 2022년 2400억유로(약 352조원)에서 지난해 2800억유로(약 411조원)로 16.6% 증가했으며, 내년엔 3500억유로(약 513조원)까지 25%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가 2조2000억 달러(약 2930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로는 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가 29년 연속 늘며 아시아 지역의 43%를 차지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방산주 가치증대의 한 요인이다.
특히 각국의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추진을 위한 양적, 질적 투자도 방위산업 성장에서 한몫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5월 우주항공청을 출범하고 2032년 차세대발사체 개발, 달 착륙선 개발 등 우주탐사에 속도를 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한국의 방산주 5곳을 콕 찍은 유망투자처로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한국은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 가운데 하나"라면서 "글로벌 군수 시장에서 한국 방산주가 차지하는 강력한 입지를 감안할 때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항공우주(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을 기대 종목으로 꼽았다.
실제로 올들어 국내 방산 관련주는 급등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들어 3월 말까지 64.2% 올랐고, LIG넥스원(36.7%), 현대로템(064350)(38.3%)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국내 유일 방산 ETF인 ARIRANG K방산Fn도 같은 기간 25%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