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우주항공청이 수송 비용을 스페이스X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재사용 발사체와 우주왕복선 등을 2030년대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른바 우주택시가 오고 가는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은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설립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주항공청은 지구저궤도 수송비용을 현대의 ㎏당 2000달러대에서 1000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실상 독점체제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페이스X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윤 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의 기틀이 되었듯이 재사용 발사체를 기반으로 한 ‘우주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며 “현재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 2030년대 중반쯤 재사용 발사체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왕복선과 같은 궤도 수송선과 재진입 비행체에 대한 선행 연구 개발을 2026년 추진하고, 2030년대에는 우주 수송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4라그랑주점(L4) 탐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됐다. 우주항공청은 L4 지점에 우주 태양풍 관측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청장은 “L4 탐사는 한국이 국제 협력을 주도하는 첫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과 역할 분담 방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2035년 탐사선을 발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윤 청장은 "앞으로는 발사체를 저궤도에 보낸 뒤 달이든 어디든 원하는 위치로 보내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지금은 우주 수송시스템이 바뀌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저비용 발사체 개발이 우주청이 고민하는 핵심이라며, 이를 어떤 것으로 할지를 현재 들여다고보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목표는 저궤도 수송비용을 ㎏당 1000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누리호는 ㎏당 2만4000달러, 미국의 스페이스X는 ㎏당 2000~3000달러 수준이다.
정부가 직접 공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도 오는 2027년부터 시작한다.
우주항공청은 예산이 집중 투입되는 달 탐사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달 착륙선 발사는 2032년 예정이며 단발성 계획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목표다.
달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필요한 핵심 임무들을 국제협력과 연계해 추진하고 화성 탐사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점진적인 준비를 예고했다. 다만 이 청장은 2045년 화성에 착륙한다는 '스페이스 광개토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이달 말에도 미국을 방문해 빌 넬슨 NASA 국장과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국제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청장은 우주청의 전문인력 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박하려는 등 약 150명의 구성원 중 박사 학위자가 16%, 석사 학위자 34%로 구성됐으며 임무 본부의 경우 박사 43%, 석사 35%로 비중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우주청이 개청 이후 벤처 못지않게 열심히 일했다"며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해 국가발전과 지역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