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비자] 강남사람은 식사미팅 전 식사를 하고 나간다

  • 등록 2024.07.3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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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스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정통부 장관과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은 비즈니스로 어떤 사람을 만날 때 항상 먼저 말할 세 마디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세마디는 일종의 '엘리베이터 토크'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없을 때 강력하고 의미있는 몇마디로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 환심을 사는 전략이다.

 

세 마디로 그 사람의 마음과 관심을 끌었다면 "이제 3분을 벌었구나"라고 생각하고 3분동안 토크를 이어간다. 그렇게 3분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스몰 토크를 하면, 자연스레 30분 혹은 1시간의 티타임이나 식사약속이 이뤄진다.

 

 

한국 사회에서 식사는 참 중요하다. 밥에 진심이 민족이기 때문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의 밥 언어인 밥과 관련된 속담과 관용어구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많다.

 

사람이 싫거나 무엇가 싫을때=밥맛 떨어진다, 겸상도 안한다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할때=밥값 못한다
고맙고, 도움을 받았을때=나중에 밥 한끼 살께. 식사대접할게요
어려운 부탁을 완곡하게 거절할 때=그냥 내가 나중에 밥살게. 나중에 밥이나 한번 먹자
잘못을 해서 혼날 때=넌 오늘 국물도 없어

 

잘못했거나 눈치없는 사람일 때=지금 밥이 넘어가냐
고민이나 근심걱정이 있을 때=밥도 안넘어간다
복에 겨운 소리를 할 때=배가 불렀네 아주
어떤 결정이나 사실을 비하할때=그게 밥먹여줘?
안부를 물을때=밥은 먹고 다니냐, 식사하셨습니까?

 

누군가에게 부탁이나 하소연할때=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바쁘게 사는 사람에게 격려할 때=밥은 먹고 해야지
너무 약게 노는 얌체같은 사람을 봤을 때=숟가락만 얹네
너무 힘들고 피곤할 때=숟가락 들 힘도 없다
안정적이고 연봉높고, 일이 편한 직장=철밥통

 

자주 잊어버리거나 건망증이 심한 경우=까먹음
뭔가 불법을 저지르거나 큰 잘못을 했을때=콩밥 먹고 싶어?
상황이 안좋아 무슨 행동이라도 해야하는 긴급한 상황일 때=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행동이나 결정을 말리고 싶을때=도시락이라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린다
나쁘거나 미운사람에게 하는 욕=빌어먹을 놈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밥과 식사의 의미는 크다. 하물며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우리 언제 식사 한번 같이 하시죠"라는 의미는 '나는 너랑 좀 더 친해지고 싶다. 좀 더 우리 가깝게 지내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강남사람들의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남사람들에게 식사는 단순히 밥을 먹는 자리가 아니라, 상대방과 친해지고, 뭔가 원하는 비즈니스를 이루기 위한 통과의례적 의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명이 점심, 저녁 한달내내(주말제외) 비즈니스로 미팅을 할 경우 40번 정도에 불과하다. 어렵고 힘들게 잡은 한 번의 미팅에서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식사에 주어진 1시간~2시간 남짓'은 정말 소중하다.

 

 

그래서 강남 사람들은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전에 미리 식사를 하고 간다. 식사를 하고 적당히 배가 부른 상태에서 가야 좀 더 대화와 그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고픈 상태로 가면 음식이 눈에 들어오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다 보면 우리 뇌는 먹는 데 더 집중하게 된다. 결국 그 비즈니스의 흐름은 비즈니스보다는 다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먹는 듯 마는 듯 여유와 품격을 갖고 그렇게 먹어야 상대방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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