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애플이 과거 ‘애플카’ 개발 당시 수년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협력한 것이 뒤늦게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는 취소된 ‘애플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애플의 전문가들이 BYD 배터리 개발에 비밀리에 참여했다"면서 "애플과의 협력이 결국 BYD의 전기차 기술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애플과 BYD는 지난 2017년 리튬 철 인산염 전지(LFP)를 사용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했다. 이 기술은 당시 일반적인 전기 자동차 배터리보다 더 길고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BYD는 현재 BYD를 대표하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배터리로, 오늘의 BYD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이제 BYD 자동차의 시그니처 기능이자 주요 판매 포인트다. 이를 바탕으로 BYD는 중국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로 성장한 것은 물론 지난해 모두 300만대의 차량을 생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회사에 등극했다.
애플은 2024년 2월에 애플카 프로젝트를 공식 포기했지만 지난 10년간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쏟아부을 정도로 애플카 개발에 진심이었다.
BYD 엔지니어들이 애플 경영진에게 블레이드 배터리의 초기 버전을 시연했고, 임원들은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과 에너지 저장 능력에 감탄했다. 이후 양사는 배터리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물론 애플도 이익을 봤다. 여기에서 얻은 기술력이 애플이 생산하는 각종 전자 기기의 베터리에 응용됐기 때문이다.
애플카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애플은 BYD와의 협력 과정에서 얻은 배터리에 대한 통찰력을 비전 프로 헤드셋, 뉴럴 엔진 AI 프로세서 등과 같은 제품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또 애플이 로봇공학에 뛰어들 수 있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