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미국의 사전전문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진짜의'라는 뜻을 가진 '어센틱(authentic)'을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 딥페이크(AI 기술을 이용해 실제처럼 합성하는 기술)가 횡행하는 ‘탈진실 시대’의 양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딥페이크를 이용하면 해당 인물의 표정과 말투 등도 조작할 수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메리엄 웹스터 측은 올해 어센틱 단어의 온라인 검색량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단어를 검색하는 이유로 최근 들어 AI 기술 발달로 딥페이크처럼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소콜로프스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어센틱’의 검색량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올해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딥페이크를 포함한 AI 기술 규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나 역시 내 딥페이크를 보고 놀랐다"며 "‘내가 언제 저런 말을 했지’하고 생각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피터 소콜로프스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올해의 단어 발표 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2023년에 일종의 ‘진정성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목격하는 것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진실성에 의문을 가질 때 더욱 가치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엄 웹스터는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올랐던 다른 단어들도 소개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브랜드명을 바꾼 ‘X’ ,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제목 ‘원소의(elemental)’,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기소되면서 ‘기소하다(indict)’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후 이스라엘 집단농장을 의미하는 ‘키부츠’(kibbutz),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이 대서양 심해에서 실종된 뒤 잔해가 발견되자 사고 원인인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 단어도 검색량이 많아 올해의 단어 후보군에 올랐다.
메리엄 웹스터는 단어 조회수와 검색량 증가 수준 등을 토대로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다. 2022년에는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선정됐다.
한편 올해 영국에서의 검색 1위는 지난 5월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큰 화제가 됐던 만큼 ‘대관’(coronation)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