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당을 뺀 제로 슈거,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칼로리 낮은 저칼로리. 뭐든지 빼야 선택받는 시대다.
제로덴티티(Zero+Identity)가 확산되면서 제로 상품들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편의점 탄산음료 상품 매출은 제로 음료가 절반을 넘어섰다. 골퍼들 역시 제로에 대한 니즈가 분명하다.
제로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건강한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확산하면서 음료, 제과를 중심으로 제로 상품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에서 2022년 3000억원을 넘어서며 6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 편의점 탄산음료 중 제로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2.5%에서 2023년 41.3%로 훌쩍 뛰었다.
편의점 GS25가 올해 1~4월 음료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탄산음료 상품 매출 중 제로 음료 비중이 52.3%로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 음료 상품 수도 2020년 3종에서 61 종으로 크게 늘었다.
제로 열풍에 힘입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제로 토닉 워터, 3월 칠성사이다 그린플럼, 펩시 제로카페인, 펩시 파인애플 등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제로 음료 마케팅 성공이 더해져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3조224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제로 탄산음료 매출도 작년 대비 9.4% 증가한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류 시장도 제로가 대세다. 제로 알코올, 제로 칼로리, 제로 슈거 맥주인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 0.00의 라이벌로 오비맥주는 카스 0.0(카스제로)를 출시했다. 카스제로는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글로벌 파트너 음료로 지정됐다.
제로 상품군이 점점 확대될 수 있는 것은 설탕 대신 사용하는 대체감미료 덕분이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알룰로스, 자일로스 등이 대표적이다.
2023년 12월 기준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원당 수입량은 129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약 13.7% 감소했다. 반면 대체감미료 중 하나인 에리트리톨의 3분기 누적 수입량은 4132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비 수크랄로스 누적 수입량도 25.2% 늘었다.
대체감미료는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도 설탕의 수백 배에 이르는 단맛을 낼 수 있다. 과거 제로 음료라고 하면 ‘뭔가 부족한 맛’으로 호불호가 갈렸지만, 갈수록 대체당으로도 기존 제품의 맛을 구현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로 음료도 맛있다’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물론 우려하는 반응도 있다. ‘제로’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 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로 슈거 제품이라도 생각보다 열량은 높을 수 있어, 섭취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제로 슈거, 무설탕 제품도 일일 권장 섭취량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식품에 사용하는 감미료 중에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것이 많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음식을 찾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으면서 당류와 칼로리를 줄인 식음료에 대한 니즈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 감미료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제로 열풍이 사그라진다 해도 소비자의 취향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높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골프장에서 시원한 음료를 찾는 고객도 늘어난다. 제로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이 늘어난 만큼 골프장에서도 대응이 필요하다. 제로 음료, 제로 주류는 물론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과 제과도 관심을 둘만 하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골퍼에게 제로 식음료를 향한 니즈는 더욱 더 분명할 것이다.
실제로 제로 슈거,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맥주 미켈롭 울트라는 세계 최정상 골퍼 고진영 프로를 앰버서더로 발탁해 골프 팬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미켈롭 울트라는 전국 140여 개 골프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골프 애호가 사이에 인지도를 쌓은 뒤 차차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라운드 중 알코올 맥주를 마시기 부담스러운 골퍼들에게 논알코올 맥주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논알코올 맥주는 MZ골퍼들에게 골프장 필수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볍고 맛있는 음식이 대세인 시대, 제로 음료가 없는 식당도 이제 제로다. 골프장에서도 제로 음료, 제로 주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