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toZ] 우주 오래 머물면 건강이상?…우주의학 연구 '후끈' 보령그룹·스페이스린텍 '앞장'

  • 등록 2024.06.12 10: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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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 DNA 손상·스트레스반응 활성화
인체에 미치는 영향, 성별에서도 차이
우주의학 연구투자, 국내에서는 보령과 스페이스린텍 '잰걸음'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연일 우주로 로켓과 위성이 발사되면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주 환경이 우주선에 탑승한 우주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그동안 연구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에 머물면 뼈와 근육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나온 연구결과는 '우주 비행이 인체의 면역 체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겪은 신체 변화 중 일부는 이들이 지구에 복귀한 이후에도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의 저궤도 비행도 우주비행사의 신체에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  DNA 손상 반응 및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사이토카인 수치 상승, 면역반응과 관련한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코넬 의대 중심의 국제 공동 프로젝트 ‘SOMA(Space Omics and Medical Atlas)’ 연구진은 “우주관광에 나선 민간인과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렀던 우주 비행사들을 대상으로 우주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변화는 면역체계에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SOMA는 우주 환경에서 생명체의 생리학적 변화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하는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우주관광을 한 민간 우주인 4명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6개월에서 1년까지 체류한 우주 비행사 64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금까지 우주인의 건강을 분석한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다.

 

크리스 메이슨 미국 코넬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우주에서 3일 동안 머문 스페이스X의 우주선 인스퍼레이션4에 탑승한 우주비행사와 민간인이 경험한 신체 변화 중 대부분은 비행 후 최소 3개월 후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부 단백질, 유전자, 사이토카인 수치는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킨슨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SNCA) 단백질 수치가 증가했다. 과다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인 사이토카인 수치 상승도 3개월 동안 지속됐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우주 비행사의 면역 체계와 마이크로바이옴(체내미생물)의 변화를 살펴보니,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세포나 체내미생물은 종류에 따라 우주 환경에 반응하는 정도도 상이했다"며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D14'나 'CD16'을 생성하는 유전자는 우주 환경에서 더 활발히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여성들이 정상수치로 돌아오는 속도가 더 빨랐다.  혈액응고반응과 연관된 단백질 피브리노겐(피브리노젠)과 급성염증반응에서 활성화되는 인터루킨-8(IL-8)도 성별에 따라 영향을 받았다. 연구팀은 "혈액 응고와 면역 체계 조절이 향후 정밀 우주의학 연구에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현재 우주 의학은 지구 의학의 발전보다 매우 뒤쳐져 있다"며 "우주 의학 발전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도구, 프로토콜의 신속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우주 비행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분석한 결과”라며 “앞으로 우주 비행에서 우주 비행사의 면역 체계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이번 연구데이터를 활용해 달, 화성으로의 우주 비행에서 건강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는 물론 우주항공업계도 향후 우주 탐사에서 우주의학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로 떠나는 우주인들은 점점 증가할 것이고, 지구인들도 우주환경에 노출되는 시대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의학 시장은 2023년 7억7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로 연간 약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의학이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국내 제약사 보령그룹이 선구적으로 연구와 투자를 진행중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투자하고 이사에 오르면서 우주사업을 본격화했다. 보령이 추진하는 우주의학 프로그램은 ‘HIS(Human In Space)’다. 

 

또 국내 스타트업 스페이스린텍은 국내 발사체 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시험 발사체에 우주 의학 실험 장비를 실어 준궤도 우주 의학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슬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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