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서 장기간 생활할 경우 인간의 심장 조직의 수축력이 떨어지고 부정맥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노화와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덕호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우주정거장에 30일간 인공심장 칩을 보내고 관찰해 심장 근육 및 기능이 지구에서보다 저하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했다.
부정맥은 우주비행사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예컨대 1987년 옛 소련의 알렉산더 라베이킨은 우주정거장에 머물다가 부정맥이 발견돼 지구로 조기 귀환했다.
최근 들어 달과 화성을 목표로 하는 우주 탐사가 본격 추진되면서 장기간 우주 체류가 심장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살피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하거나, 접시에서 키운 인간 심장 세포로 한 실험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진은 다 자란 세포를 거꾸로 분화시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로 만들었다. 이 세포를 다시 심근세포로 자라게 하고, 이를 담은 바이오칩을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냈다. 연구진은 우주와 지구의 바이오칩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했다. 일반적으로 지구에서 심장 박동은 1초마다 이뤄지지만, 우주에선 5배나 더 느려졌다.
우주로 간 세포는 심장 질환의 특징인 염증과 산화 관련 유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덕호 교수는 “우주 비행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마치 노화가 심혈관 건강에 끼치는 것과 유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 미세중력에서 심장을 보호할 약물 실험 장치도 지난해 우주로 보냈다”며 “우주에서 통하는 약물은 지구에서 나이 든 사람이 심장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