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기업 딥마인드가 기존의 일기 예보의 정확도를 능가하는 AI 일기예보 모델을 구현했다.
알파고와 알파폴드를 만들었던 구글 딥마인드가 유럽기상청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날씨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일기예보 모델을 만든 것.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의 레미 람 연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날씨 예측 AI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딥마인드 연구팀은 "AI모델은 지난 40년 동안의 날씨 데이터를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학습했다"며 "일기예보 방식을 바꾸는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6시간 전 날씨와 현재 날씨 데이터가 주어지면 앞으로 6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열흘 간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그래프캐스트는 표준 기상 시뮬레이션 시스템인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고해상도 예보(HRES)보다 최대 10일간의 일기 예보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한다.
ECMWF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서 운영하는 기존의 날씨 예측 모델은 복잡한 수학 방정식을 기반으로 예보를 내린다. 이 방법은 엄청난 양의 컴퓨터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행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프캐스트는 약 40년간의 과거 기상 데이터를 학습해 작은 소형 컴퓨터에서도 '구글 TPU v4' 클라우드를 통해 1분 이내에 전 세계의 날씨에 대해 10일간의 예측이 가능하다. 기존 일기 예보는 대형 버스 크기의 슈퍼컴퓨터에서 1시간 이상 분석해야 그래프캐스트와 같은 예측 결과를 도출해 낸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의 머신 러닝 예측 시스템 연구자인 아론 힐은 WP에 "세계 최고의 예측 시스템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산업 및 연구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AI가 학습할 수 있는 기상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AI가 날씨를 예측하는 성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래프캐스트는 태풍 이동 경로 예측의 오차를 약 20㎞ 이내까지 줄였고, 극심한 더위와 추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책임자이자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피터 바타글리아는 WP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의 AI는 드물고 예외적인 상황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통념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캐스트는 지난 9월 캐나다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우 ‘리’의 이동 경로를 9일 전에 예측한 바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그래프캐스트의 빠른 예측으로 사람들이 폭풍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