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전 세계 86개국 3만6000여개에 달하는 ‘스타벅스 제국’을 일군 주역인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슐츠는 이사회 고문까지 그만두고 완전히 퇴임해 ‘종신 명예회장’이 된다. 의결권 행사 등의 경영 참여는 없는 자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슐츠 전 최고경영자(CEO)가 스타벅스 이사회 고문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 측은 그의 퇴임 사유와 관련해 "계획된 변화의 일부다. 앞으로 그가 가족, 재단을 통한 다양한 자선사업과 기업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슐츠 명예회장은 스타벅스를 경영하는 동안 사회적 소외 계층과 청소년, 인종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었다.
슐츠 명예회장은 성명을 내고 "몸담았던 41년을 돌이켜보면 이 회사를 거쳐 간 500만명 이상의 직원들에 의해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고객 경험이 구축됐다"면서 "명예회장이라서, 고객으로서, 그리고 또 지지자로서 스타벅스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들을 도울 수 있길 기대한다. 앞으로 회사 운영 측면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타벅스는 전 세계 86개국에 3만6000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1992년 나스닥 상장 이래 주가는 약 3만6000% 올랐다.
슐츠 명예회장은 1953년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트럭 운전과 공장 노동을 하던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보조했고, 미식축구에서 실력을 발휘한 덕에 노던미시간대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하지만 이후 운동을 포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1975년 복사기 판매업체인 제록스에 취직해 3년 만에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등극했다. 1979년에는 하마플라스트라는 가정용품 업체에 당시 연봉 7만5000달러를 받는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러다 1982년 스타벅스에 마케팅책임자로 입사한 슐츠는 1987년 경영권을 인수해 2000년까지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일궜다. 2000년 CEO직에서 물러났지만, 2008년 다시 회사에 돌아와 2017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케빈 존슨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자 임시 CEO로 회사에 복귀했다. 같은 해 9월 차기 CEO로 펩시 등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도계 미국인인 랙스먼 내러시먼이 발탁되면서 올해 3월 CEO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심지어 2020년 대선을 앞두고는 출마설이 일며 정‧재계에 고루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한편, 스타벅스는 알리바바그룹에서 국제 비즈니스와 미디어 전략을 책임졌던 장웨이를 이사회에 새로 영입했다. 블룸버그는 스타벅스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을 염두에 둔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는 10월 1일부터 스타벅스 이사회에 합류한다. 멜로디 홉슨 의장, 베스 포드 랜드오레이크스 CEO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멤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