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인 반이라고 어느덧 마음공간 칼럼을 쓴 지도 반백 편이 되었네요.
보잘것 없어 보여도, 하찮아 보여도 뭐든지 쌓이고 난 후 살펴보면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25번째 주제는 ‘하기로 한 일을 시작하면 다른 일에는 정신을 팔지 않는다’ 입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란 말이 있죠? 예전 아끼던 후배의 아들 이름이 ‘이도’였는데 제가 우스갯소리지만 ‘이도(의) 정신이면 되지 않을 일이 하나도 없다‘라고 해석하며 ’정신이도 하사불성‘이라고 칭한 적이 있는데 꿈보다 해몽이라 그런지 그 녀석이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이 말! 참으로 명언 입니다.
물론 아주 현실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빗대어 볼때 어긋날 수도 있지만 그 근본을 깨우쳐 준 말이니 그 참된 정신은 훼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쇼펜하우어 형님은 일전에도 ‘선택과 집중‘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과연 ‘(진정한) 선택과 집중’이란 무엇일까요?
그저 시간과 자신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순서를 정하고 그걸 차근차근 해 나아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결심한 것만 하고 나머지 잔가지는 버리라는 말일까요..
아주 단순한 명제지만 저 역시 이 참에 한번 고민을 해봤습니다.
제 기준에 의거해 본다면 어떤 프로젝트나 내가 하고자 하는 사안이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부터 덜 중요한 나머지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나열하고 하나씩 계획에 어긋날지라도 차근차근 수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뭐가 맞고 뭐는 틀리다는 접근은 아니겠지만 각자의 생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우어 형님께선 “기본적으로 인간은 불안한 존재이기 마련이며 그렇기 때문에 생각 과잉을 할 준비가 언제든 되어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기로 한 일을 시작하면 다른 일에는 정신을 팔지 않아야 한다”고 말이죠.
한마디로 “생각의 서랍에서 하나를 열 때는 다른 것들은 모두 닫아 두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야만 “무거운 걱정 하나가 현재의 작은 기쁨을 시들지 않게 할 것”이고 이것이 촉매가 되어 다른 사소한 일들까지 소홀히 하지 않고 쭉 이어질 수 있을 거란 의미였습니다.
책상 서랍에 달린 시건장치처럼 위 말대로 열고 닫고, 닫고 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심은 걱정 창고에 가둬두고, 기쁨은 바로 열리는 서랍에 넣었다가 바로바로 꺼낼 수 있는 그런거라면 말이죠.
사실 불가능할 것입니다. 인간의 사고란 것이 이분법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들은 내 뜻과는 별개로 일어나는 법인데 그때마다 하나에만 온전히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의 훈련, 마음가짐 유지를 향한 의지는 너무나 중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뭣이 중한디?”라고 질문을 받으신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화답하시겠습니까? 오늘 하루도 다양한 고민은 하되 너무 많은 갈래길은 만들지 마시고 직진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인 ‘마이웨이’를 개척하시면 좋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