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며 서유럽 패키지 가족여행을 통해 살펴본 공간 스토리는 이제 마무리 할까 합니다.
패키지의 특성상 전날 늦게 마무리 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아침 시간이 여유롭고(그래봐야 한 시간 정도지만), 반대의 경우는 새벽부터 분주한데 감안해서 마지막은 일찍 숙소를 나섭니다.
말로만 듣던 이탈리아의 피렌체! 르네상스가 시작된 도시 정도로만 인지중이었는데 곳곳이 고풍스러웠고, 다비드상과 온동네를 감싸는 가죽 스멜은 아직도 제 몸에 마치 삼겹살 내음처럼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 어딜 가도 가죽공예가 일품, 여기서 구찌와 프라다가 탄생했군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 기억하시죠? 바로 여기서 촬영했군요. 작은 공방이지만 명화의 숨결이 숨쉬는 공간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점심땐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식당에서 스테이크도 맛보고, 함께 나온 파스타는 왜이렇게 맛난지 개눈 감추듯 순식간에 뱃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은 녀석이 멀미를 했는지 속을 좀 개워내서 다혈질의 이탈리안 버스 기사님이 화를 무척 내셨는데 저희도 일부러 그런건 아니랍니다~ .패키지 여행 특성상 기사님들도 숙박을 해가면서 일정 내내 동행중인데 그러고보니 차량이란 공간이 단지 이동 수단이 아닌 이분들에겐 사무실(오피스)의 공간이니 청결을 유지하며 좋은 상태로 가꾸는 것이 필수입니다.
두오모 성당은 밀라노에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여기서도 만났는데 두 친구의 스케일은 비슷하나 내뿜는 기운은 각기 달랐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중학교 시절부터 외우고 있는 영어(?) 속담이 바로 ‘Rome was not built in a day’인데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그 ’로마‘에 말입니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는 말을 실감한 마지막날 숙소. 로마 시내에 위치한 호텔인데 기대도 안했는데 최상입니다. 심지어 요청도 안했는데 컨넥팅룸에 당첨. 사실 두 개의 방을 중간 벽에 설치한 문으로 연결했을 뿐인데 두 독립된 공간을 유지한 채, 문을 열어두면 하나의 공간이 되는 걸 보면 이 안에서도 공간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렇게 시간을 내서 ‘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까지 찍을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다시 곧 미생으로 돌아가야할 시점이지만 ‘하루에 한가지 바람돌이 선물’처럼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공간을 누빌 수 있었음에 행복했고 그 의미를 이렇게 칼럼으로 풀어볼 수 있어 더 뜻깊었습니다.
조만간 다른 주제의 칼럼으로 또 뵐께요~ 그럼 이만…. (The en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