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차트] 한국인 삶의 만족도 OECD 33위…삶의 만족도 최하위권, 자살률은 1위

  • 등록 2025.02.25 16: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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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
부는 늘었는데 불행해진 한국인...국민총소득 반등했으나 자살률 9년 만 최고치
대인신뢰도 73.7→52.7% 급락…3년 연속 내림세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7.3명...전년 대비 2.1명↑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1인당 소득은 증가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용·임금, 소득·소비·자산 등 경제적 지표와 건강, 여가, 안전 등 삶의 질과 관련된 11개 영역 71개 지표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11개 영역 중 소득·소비·자산, 주거, 여가 영역은 개선 지표가 많았다. 반면 시민참여, 가족·공동체, 환경, 고용·임금 영역은 악화 지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235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가구 순자산도 지난해 3억9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00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6.4점으로, 전년(6.5점)보다 0.1점 낮아졌다. 이는 2019년 이후 처음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가족관계 만족도도 2022년 64.5%에서 2023년 63.5%로 하락했다. 대인 신뢰도는 2022년 54.6%에서 2023년 52.7%로 하락했으며, 기관 신뢰도도 같은 기간 52.8%에서 51.1%로 떨어졌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구 소득이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평균보다 0.8점 낮았다. 가구 소득이 100만~200만원은 6.1점, 200만~300만원은 6.2점, 300만~400만원은 6.4점, 400만~500만원은 6.5점을 기록했다.

 

반면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는 평균보다 높은 6.6점을 기록했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 6.06점으로 OECD 평균(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이었다.

 

일자리 질 하락도 삶의 만족도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 2023년 임금근로자의 월간 총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2022년보다 2.7시간 증가했다. 이 기간 물가 변동을 고려한 월 실질 임금도 오히려 3만8000원 줄었다.


자살률은 9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2.1명 늘어난 27.3명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이다. OECD에서 작성하는 국제비교 자료 기준 2021년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4.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2위인 리투아니아(18.5명)와의 격차도 컸다. 그 뒤를 슬로베니아(15.7명), 일본(15.6명) 등이 이었다.

 

OECD 국가의 자살률은 2000년 이후 대부분 하락하는 추세다. 2000년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은 지속해서 하락해 현재 15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경향 역시 확산되고 있다. 2023년 한국의 대인신뢰도는 52.7%로 집계됐다. 대인신뢰도는 자신과 친밀하지 않은 일반 사람들을 신뢰하는 인구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4년 73.7%를 보였던 대인신뢰도는 9년 만에 21%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50.6%까지 급락했던 대인신뢰도는 2021년 곧바로 59.3%로 급등했다. 하지만 2022년(54.6%)과 2023년 연달아 다시 뒷걸음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사회는 집단끼리 갈등을 일으키거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인신뢰도 하락은 특히 젊은층에서 두드러졌다. 19∼29세(46.7%)와 30대(48.2%)의 대인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40대(54.8%), 50대(55.5%), 60세 이상(54.9%) 등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로나 19시기에 감소했던 기대수명은 2023년 다시 증가 전환했다. 기대수명은 2023년 83.5세로 전년 대비 0.8세 늘어나 OECD 국가 중에선 스위스(84.2세), 일본(84.1세)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021년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72.5세로 전년과 같았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전체 인구의 평균 질병 및 장애 기간을 제외한 수명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일본(73.4세) 다음으로 높았다.

 

기관 신뢰도는 2023년 51.1%로 전년 대비 1.7%p 낮아졌다. 기관 신뢰도는 주요 기관과 제도에 대해 신뢰하는 인구 비율을 의미한다. 정부와 국회, 법원, 경·검찰, 지자체, 교육·의료·종교계, 금융기관, 신문·방송사, 노동조합·시민단체 등 16개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한다. 이중 신뢰도가 가장 낮은 건 국회(24.7%)였다.

 

시민의식도 감소했다. 시민의식은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책무에 대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2023년 시민 의식은 5.31점(7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2.5점 감소했다.

 

다만 시민의 정치적 역량감은 증가했다. 정치적 역량감은 2023년 17.6%로 전년 대비 2.4%p 높아졌다. 항목별로 보면 정부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16.9%, 정부가 국민의 의견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는 18.3%였다.

 

정치적 역량감은 스스로 정치적 역량감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인구 비율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와 '정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항목의 동의 정도로 측정했다.


2022년 인구 10만 명당 범죄 피해율은 6439건으로 2020년(3806건)보다 2633건 증가했다. 범죄 피해율은 2016년 3556건, 2018년 3678건, 2020년 3806건을 기록한 이후 2022년에는 6439건으로 많이 증가했다.

 

범죄가 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 수준이 낮아졌다. 야간보행 안전도는 2024년에 69.5%로 2022년보다 0.9%p 감소했다. 사회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하거나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안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2024년 28.9%로 2022년보다 4.4%p 감소했다.

최동현 기자 newsspac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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