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칼럼] 14억명 중국, 인구절벽 해결 '특단대책'…가구당 '500달러 육아수당' 도입

  • 등록 2025.07.29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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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중국 정부가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사상 첫 전국 단위 현금지원 정책을 내놨다.

 

2025년 1월 1일 이후 태어나거나, 그 이전에 태어나 만 3세 미만인 모든 어린이에게 가구당 연 3600위안(약 500달러)의 육아수당을 제공한다고 Xinhua, South China Morning Post, People's Daily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정책은 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육아·양육 부담 해소의 명분 아래, 20여 개 성·시 단위 지방정부의 수준차 큰 지원금에서 한발 더 나아간 중앙정부 차원의 직접 개입이다.

 

쇠락의 신호, 수치로 보는 중국 인구구조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4만명으로, 2023년(902만명) 대비 소폭 늘었지만 2016년(한 자녀 정책 폐지 시)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출생률 6.77(인구 1000명당 출생자수)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같은 해 사망자 수(1093만명)가 출생아보다 많아 전체 인구는 139만명 줄었다. 이는 3년 연속 인구가 감소한 기록적 상황이다.

 

혼인 건수도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2024년 혼인 신고 커플은 610만 쌍으로 1980년 이래 최저치이자 전년 대비 20.5% 감소(Civil Affairs 자료 기준)했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출생이 혼인 내에서 이뤄져 혼인 감소 자체가 출생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 분석했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2024년 1.01명으로, 이미 '초저출산 국가' 한국(0.73), 대만(0.86) 등과 유사한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는 2.1명의 대체출산율은 물론, 일본(1.22), 핀란드(1.29), 이탈리아(1.21) 등 고령국가보다도 낮다. 유엔(UN)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인구가 2100년 8억 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인구강국 중국, 인구 2위로 내려앉다…2025년 세계 1위, 인도와 격차는?


2025년 현재 중국의 인구는 약 14억161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 수치는 인도에 이어 세계 2위로, 2023~2024년 사이 인구 순위가 역전된 이래 계속된 감소 추세를 보여준다.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2025년 기준 약 14억6387만명이다. 2025년 현재 두 국가 간 인구 격차는 약 4777만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구 감소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에 기인한 구조적 변화임을 지적한다. 반면, 인도는 아직도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구조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두 나라의 인구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500달러 정책', 현실적 효과는 미미…양육비 부담 여전


이번 전국구 정책은 1000억 위안(약 138억 달러) 규모로, 절반은 현금, 절반은 유아용품 바우처로 지급된다. 도입 첫 해만 해도 2000만 가구 이상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당은 소득세 면제 대상이며, 저소득 지원대상 자격 판정 시 소득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중국 현지 언론과 국제 분석기관들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동 1명을 성인까지 키우는 평균비용은 53만8000위안(약 7만4000달러)에 달한다.

 

인구 전문가는 "지원금 규모가 출산을 결심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 출산율 반등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도 "현금지원이 단기적으로 출산율 반등이나 소비 진작엔 미미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지역별 선례, 제한적 성공…'티안마을 기적' 재현될까?


이미 20여곳의 지방정부가 각종 육아 지원책을 시범 도입해왔다. 내몽골 후허하오터시는 3자녀 이상 가구에 최대 10만 위안의 파격 지원안을 운영했고, 선양시는 셋째 자녀에 대해 만 3세까지 매달 500위안씩 지급한다.

 

그 중 후베이성 톈먼시는 2024년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17% 증가(1050명 추가)라는 이례적 실적을 공개해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이 지역은 주택 구매 지원금(12만 위안), 일시금(3000위안), 매달 1000위안 지급 등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지방 차원의 성공 사례가 경제규모와 인구구성이 천차만별인 전국적 상황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등 저출산 선진국 연구에서도 "현금보다 주거, 양육, 일·가정 양립 등 구조적·종합적 지원 수단이 병행돼야 정책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고 지적한다.

 

국제적 인구문제 시사점…구조적 해법 필요성


중국은 2016년 한 자녀 정책 폐지, 2021년 3자녀 허용 등 출산정책을 완화하며 혼인·출산 장려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현금 지원 외에도 출산휴가, 육아서비스 확대, 교육·주택·고용지원 패키지가 순차 도입·확대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구조의 근본적 전환 없이는 인구 하락세와 고령화 가속화 흐름을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인구문제는 내수시장, 부동산, 노동력, 연금 등 경제·사회 전 분야의 장기 변수로 부상했다.

 

국내 인구문제 해결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 정부에 필요한 것은 단일 현금지원이 아니라, 출산·육아·주거·고용·성평등 등 사회 전반의 대전환을 이끌 구조적 해법"이라며 "이제 인구절벽 해소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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