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표적 상징물인 예수상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리우 예수상이 다른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8일(현지시간) G1 등 브라질 현지 언론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이 전날 밤 한복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벤트는 거대 예수상에 한복 이미지를 투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브라질 양국의 수교(1959년 10월 31일 수교)를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이다. 주브라질 한국문화원과 주브라질 한국대사관, 진주시 및 브라질의 문화기관인 스쿠올라 디 쿨투라가 주관했다.
예수상에 입혀진 이번 한복 모형은 이진희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이진희 디자이너는 "청색은 봄의 탄생과 생명을 상징하는 색으로 한국의 오방색 중 하나"라며 "브라질 국기에서 녹색은 하늘과 강을 상징하며, 한복의 허리띠에도 11월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G20 로고 색상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예수상 한복 행사의 연장으로 현지시각 8일 밤에는 예수상에 태극기가 투영될 예정이다. 한복 행사와 함께 예수상 관리기관에서는 기관 책임자인 오마르 신부와 임기모 주브라질 한국대사가 함께 브라질 노래를 부르는 특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구세주' 또는 '구원의 그리스도'로도 불리는 리우 거대 예수상은 가로 30m, 높이 38m 크기로, 코파카바나 해변을 마주 보는 해발 710m 높이의 코르코바두 언덕 정상에 있다. 브라질 독립 100주년인 1922년에 기획돼 9년 만인 1931년 10월 12일 완성됐다.
또 리우 예수상은 중국의 만리장성,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 페루의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 멕시코 치첸이트사의 마야 유적지, 로마의 콜로세움, 인도의 타지마할 등과 함께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됐다.
지난 2021년에는 '가톨릭 국가' 브라질에 리우 예수상보다 더 큰 35m 대형 불상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브라질 남동부 에스피리투 산투주의 이비라수 지역 불교 수도원에서 철과 콘크리트 350t을 사용해 제작된 높이 35m 대형 불상을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리우 예수상의 높이는 38m지만, 주춧돌을 빼면 30m다. 불상이 5m 더 큰 셈이다. 브라질에서는 여전히 가톨릭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개신교·불교 세력도 꾸준히 확장하고 있으며, 대형 불상 제작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