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미국과 중국이 비밀 무인우주선을 연달아 발사하며 미중 우주전쟁 준비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CNN에 따르면 미군의 비밀 무인 우주선 X-37B가 7번째 비행 임무에 나선다. 중국은 이보다 앞서 이달 14일 자체 개발한 비밀 우주선을 세 번째로 우주에 쏘아 올리면서 우주에서 군사적 목적을 띤 미중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군의 X-37B는 현지 시각 28일 밤 8시 7분 플로리다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발사 장면은 스페이스X 웹사이트를 통해서 생중계됐다. 미군은 당초 이달 10일 이 우주선을 발사하려 했으나, 악천후와 알려지지 않은 기술 문제로 세 차례의 발사 시도가 중단되면서 일정이 2주 넘게 지연됐다.
X-37B은 일부 공개되는 과학 실험 내용 외에 비행 임무의 대부분과 탑재체가 기밀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져 '비밀 우주선'으로 불린다.
이 우주선은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원격조정 무인 비행체다. 전장 9m에 4.5m 날개를 가져 2011년 퇴역한 NASA의 우주왕복선을 닮았지만, 크기는 약 4분의 1 수준이다.
이전 여섯 차례 비행에서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의 아틀라스V 로켓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고도 2000km 아래의 저궤도에 진입했으나, 이번에는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를 통해 더 높은 궤도로 올라간다. 팰컨헤비는 3만5000km가 넘는 지구 정지궤도로 탑재물을 보낼 수 있다. X-37B의 이전 비행은 고도 2000km 아래의 저궤도에만 국한돼 있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성명에서 X-37B의 이번 7번째 임무가 "새로운 궤도 체제, 미래 우주 영역 인지 기술을 실험하는 것"과 관련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X-37B 임무에 식물 씨앗이 우주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측정하는 실험도 포함되어 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이 비슷한 시기에 비밀 우주선을 운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지난 14일 밤 11시쯤 네이멍구 고비 사막 주취안 발사센터에서 재사용 가능한 실험 우주선을 창정-2F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신화통신은 2020년 이 우주선의 첫 발사와 지난해 두 번째 발사 때처럼 기술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기술을 검증하고 우주 과학 실험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전문가들은 이 실험 우주선이 중국의 잠재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민감한 관심 영역을 감시하기 위한 첨단 사진·감지 장비를 갖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소형 위성이나 항법 시스템·군사적 목적의 센서를 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용도라는 분석도 있다.
미 우주군의 챈스 솔츠먼 대장은 미 항공우주 전문지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우리 우주선에 극도로 관심을 두고 있고, 우리도 극도로 그들의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발사) 타이밍과 순서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