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중국이 유인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Tiangong)’을 현재의 두 배 규모로 키우는 6모듈 확장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국제우주정거장(ISS) 퇴역 이후 저궤도 유인 우주공간의 ‘실질적 독점 거점’으로 부상할 채비에 나섰다.
중국 관영 방송 CCTV에 따르면, 현재 T자형 3개 모듈 구조에서 십자형 6개 모듈 구조로 탈바꿈하여 총 질량이 약 180미터톤에 달하게 된다. 이번 확장 계획은 NASA가 2031년 초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용을 종료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발표된 것으로, ISS 퇴역 이후에는 톈궁이 저궤도상의 유일한 유인 우주시설로 남게 된다.
180톤·6모듈·최대 6~7인…ISS의 40%지만 기능은 ‘풀스펙’
중국은 현재 T자형 3모듈 구조인 톈궁에 다기능 확장 허브를 추가해 십자형 6모듈 구조로 전환하는 확장안을 확정했다. 중국우주기술연구원(CAST)이 국제우주대회(IAC)에서 공개한 로드맵에 따르면, 완성 단계에서 톈궁의 총 질량은 약 180톤으로, 약 420톤으로 추정되는 ISS의 40% 수준에 이른다.
현재 톈궁은 핵심 모듈 ‘톈허’와 실험·거주 겸용 모듈 ‘원톈’, 실험 전용 모듈 ‘멍톈’ 등 3개 모듈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길이는 약 55m, 평균 궤도 고도는 390~450km로 알려져 있다. 3모듈 상태에서 이미 최대 6명의 우주비행사가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설계지만, 6모듈 확장 후에는 상주 인원을 6명, 임시 탑승자를 포함할 경우 7명 수준까지 수용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톈궁의 설계 수명을 기존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이 2000년 이후 20년 넘게 운영되어 온 점을 감안하면, ‘중형급’ 중국 독자 정거장이 203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에 상시 존재하는 구조가 마련되는 셈이다.
창정 5B가 올리는 ‘새 허브’…2027년 6모듈 시대 개막 가능성
확장의 열쇠는 톈허 전방 포트에 도킹될 ‘다기능 허브 모듈’이다. 이 모듈은 다수의 도킹 포트를 탑재해 향후 추가될 2개의 실험 모듈을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일종의 ‘분배기’이자 ‘환승 터미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새 허브는 중국 최대급 액체 로켓인 ‘창정(長征) 5B’에 실려 발사될 예정으로, 이 발사체는 이미 저궤도에 약 22톤급 화물을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상태다.
최근 공개된 특허 자료에는 확장된 정거장 모듈을 수용하기 위한 5B형 발사체 개량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운재로켓기술연구원(CALT) 소속 설계자들은 “과학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공식적인 발사 연도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중국 측이 2023년 IAC에서 “향후 수년 내”를 전제로 6모듈화를 언급한 데 이어, 관련 기술진이 2027년 창정 5B 발사를 거론한 만큼 2027년 전후를 기점으로 6모듈 톈궁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ISS 퇴역·스페이스X 디오비트…‘포스트 ISS’ 공백을 노리는 중국
중국의 톈궁 확장 플랜은 미국이 주도해온 ISS 프로그램이 2030년 이후 단계적 퇴역 수순에 들어가는 시점과 정면으로 맞물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약 420톤에 달하는 ISS를 전용 디오비트(Deorbit) 우주선을 통해 남태평양 상공으로 유도, 통제된 대기권 재진입과 해체를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 디오비트 수단은 스페이스X가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S는 현재 15개 이상의 모듈, 평균 6명(최대 10명) 체류 인원, 120kW 이상의 전력 생산 능력을 갖춘 초대형 플랫폼이다.
이에 비해 톈궁은 완전 확장 시에도 질량 기준으로 ISS의 40~45% 수준에 불과하지만, 평균 3명(최대 6~7명) 상주, 6모듈 구조, 회전식 태양 전지판 기반 60kW대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규모 면에서는 ‘중형급’이지만, 유인 장기 체류, 대형 실험 모듈, 우주선·화물선 도킹 능력 등 핵심 기능은 사실상 ISS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ISS가 퇴역하고 미국이 민간 상업 우주정거장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과도기에, 톈궁을 ‘사실상 유일한 국가급 상시 유인 정거장’으로 내세워 국제 연구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파키스탄·홍콩·마카오…‘열린 정거장’ 프레임으로 우주 외교 가속
하드웨어 확장은 중국의 우주 외교 전략과 맞물려 돌아간다. 중국유인우주국(CMSA)은 2026년 4월 22일 파키스탄 공군 조종사 무함마드 지샨 알리와 쿠람 다우드를 예비 우주비행사로 선발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이 탑재체 전문가(payload specialist) 자격으로 톈궁에 탑승하는 첫 외국인 우주비행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의 4차 우주비행사 선발에서 탑재체 전문가로 뽑힌 홍콩·마카오 출신 우주비행사들도 이르면 2026년 첫 비행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MSA는 유엔우주업무국(UNOOSA)과의 협력을 확대해, 개도국 과학자들이 톈궁 실험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중국은 이미 “톈궁 규모를 2배로 늘려 다른 나라의 우주 프로그램에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로이터 통신과 코스모스 타임즈, 한국경제 등은 이를 ‘ISS 이후 국제 우주 협력 거점’으로 톈궁을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했다.
즉, ‘미국의 폐쇄적 우주정거장’과 ‘중국의 개방형 우주 플랫폼’이라는 대조 구도를 부각시켜 우주 외교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다.
2026년 ‘우주 굴기 풀스로틀’…톈궁·달·재사용 로켓 삼각 편대
중국의 2026년 우주 일정은 이미 “톈궁 안정 운용+달 착륙 인프라 구축+재사용 로켓 시험”이라는 세 갈래로 빽빽이 채워져 있다. 중국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올해 선저우 23·24호 유인 비행 2회와 톈저우 10호 화물선 발사 1회를 예고했으며, 이는 장기 체류 임무를 통해 톈궁의 시스템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과 직결된다.
동시에 중국은 창어 7호 달 탐사선 발사, 복수의 재사용 로켓 비행시험 등을 병행해, 톈궁을 ‘지구 저궤도 실험실’로, 향후 달 유인 탐사를 위한 기술 검증 플랫폼으로 병행 활용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톈궁 6모듈 확장은 단순한 구조 확대를 넘어, ‘포스트 ISS 시대’ 우주 질서에서 중국이 패권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인프라 구축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