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궁내정] 망고하다·자몽하다·포도하다·배하다·수박하다·오이하다·감하다…과일이름, 이렇게 깊은 뜻?

  • 등록 2024.10.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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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친밀하게 접하는 궁금증, 호기심, 소소한 얘기소재인 재미있는 용어, 유래와 속설 등에 대해 정리하는 코너다.

 

 군대 은어 중에 '망고 땡'이란 말이 있다. 주로 널럴하거나 편한 작업을 맡게 되었을 경우를 뜻한다. 특히 대대나 연대에서 복무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편한 군생활을 하는 사단 본부나 군단, 사령부에 있는 사람들을 지칭할때 많이 쓴다.

 

요즘말로 바꾸면 '꿀빤다' '꿀보직' '개망고'가 된다.


이 단어는 '망고하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망고'는 날리는 연의 줄이다. ‘망고하다’는 ‘연을 날릴 때 얼레의 줄을 남김없이 전부 풀어 주다’ ‘살림을 전부 떨게 되다’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즉 '망고 땡'은 연줄이 다 풀린 상태를 말한다. 줄이 다 풀린 상태란 연을 최고로 높이 올렸다는 뜻이다. 연줄이 다 풀려 최고로 올렸다는 것은 어떤 일이 잘 끝나서 자유롭게 됐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망고 땡'으로 사용했으나, 말의 순화에 따라 망고가 만고로 불리어 '만고 땡'으로도 불린다. 

 

 

'자몽하다'도 순우리말이다.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몽하다’의 뜻을 묻는 문제를 냈는데 모두가 그 뜻을 알지 못했다.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 실시간검색어까지 올랐다.

  

‘자몽하다’는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어제 약을 먹고 잤더니 약 기운에 자몽하다” 등으로 쓰인다.

 

이외에 다른 과일이름에서 유래한 우리말, 한자어도 재미있는 단어들이 많다.

  

‘포도하다’는 한자에 따라 두 가지의 뜻을 지닌다. 첫번째 포도(捕盜)하다는 도둑을 잡다라는 뜻이다. 두번째 포도(逋逃)하다는 죄를 짓고 달아나다란 뜻이다.

 

‘배하다’도 한자에 따라 두 가지 뜻이 있다. 배(拜)하다는 조정에서 벼슬을 주어 임명하다란 뜻이고, 배(倍)하다는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하다란 뜻이다.

 

‘수박하다’도 한자에 따라 두 가지 뜻이 있다. 수박(囚縛/收縛)하다는 붙잡아 묶다란 뜻이다. 비슷한 말로 결박하다, 금박하다, 포박하다가 있다. 또 따른 수박(手搏)하다는 주먹으로 치다, 수격하다, 주먹다짐하다라는 뜻이 있다.

 

‘오이(忤耳)하다'라는 말은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다라는 뜻이다.

 

‘감하다’도 한자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뜻이 있다. 감(減)하다는 ‘물체의 길이나 넓이, 부피 등이 본디보다 작아지다’란 뜻이다. 또 감(鑑)하다는 (높이는 뜻으로) 어른이 살펴보다란 뜻이다. 감(勘)하다는 죄 있는 사람을 처벌하여 다스리다란 의미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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