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지난해 수출 1조 원 돌파 후 ‘K-푸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 김이 올해에도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김 수급 안정화 방안’ 발표까지 하며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에 김 수급 이슈까지 맞물리며 각종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가 직접 나선 것. 관련 업계는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도입하며, 공급량 강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수출 증대에 국내 공급 부족… 정부, '김 수급 안정화 방안' 발표까지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지난달 25일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나섰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 김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김값’이 ‘금값’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은 ▲양식장 신규개발 ▲할인 지원 및 수매 자금 지원 ▲신품종 개발 ▲계약재배 도입 ▲수입김 관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수급 부족 현상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출은 호재이지만 물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마른김 중품 10장 소매 가격은 1306원으로 한 달 전(1151원)보다 13.5% 올랐다. 1년 전(1019원), 평년(958원)과 비교하면 각각 28.1%, 36.3% 오른 상태다. 장기 보관용으로 건조한 ‘얼구운’ 김 중품 10장 소매가는 1960원으로 1년 전(1658원), 평년(1557원)보다 각각 18.2% 25.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 속 정부가 공급량 확대를 위한 핸들링을 쥐고 나선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정부의 김 수급 안정화 방안 중에는 전남에 1200억원 규모 수산 식품 수출단지를 건립, 가공·연구개발(R&D)·수출을 종합 지원하는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김 산업 비롯, 해산물 시장에서 AI 도입하는 기업들
전남 지역에서는 목포시가 대표적인 거점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이 있기 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목포시는 김 생산에서의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목포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사업으로 ‘마른김 거래소’가 들어설 예정이기도 하다.
민간 시장과의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가 국내 IT 전문기업 티맥스그룹과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목포시와 티맥스그룹은 김 산업 스마트화 및 미래 성장 동력으로의 기틀 마련을 위해 공동 연구를 해 오고 있다. 티맥스그룹은 AI 기술력을 김 산업에 도입할 경우, 김을 넘어 서남권 해양수산 자원의 획기적인 고부가 가치 창출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티맥스그룹 정형곤 인공지능개발센터장은 “김 산업과 AI의 융복합 개발을 기반으로, 서남권 해양수산 자원 활용을 위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에는 마른김 거래소에 활용되는 AI 기반 마른김 품질등급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김 생산 공급량 확대는 물론 품질 향상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 시장에서도 AI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사료·축산 독립 법인 CJ피드앤케어는 지난해 연말부터 스타트업 타이드풀과 손잡고 새우 양식 생산량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양사는 AI와 수중 음향 데이터를 활용, 새우 양식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게 되면 수중 오염을 최소화하고 집단 폐사율을 낮춰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분야에서의 AI의 도입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산물 분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빛을 보고 있다”며 “한 때 ‘스마트팜’ 육성이 1차 산업 발전의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스마트수산업’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