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2025년 9월 1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탑승한 항공기가 불가리아 상공에서 GPS 신호 교란을 당해 긴급히 플로브디프 공항에 수동 착륙한 사건이 발생했다.
BBC, CNN, 로이터, CNBC, 유로뉴스 등 국제 주요 매체와 유럽연합 공식 발표에 따르면, EU 집행위 대변인은 불가리아 당국으로부터 이번 교란이 러시아의 전파 방해 행위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공기는 무사히 착륙했으나, 조종사들은 전자기기 대신 종이 지도를 사용해 비상 착륙을 수행했다.
이번 사건은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이 러시아 및 벨라루스 국경을 맞댄 동유럽 회원국 방문 중 발생했다. 그는 무기 공동구매 및 유럽 재무장 계획 홍보를 위해 현장을 돌며 러시아 위협에 맞서는 결속을 다지고 있다. EU는 이 사건을 러시아가 수행하는 복합 혼합전(hybrid warfare)의 일환으로 보고 있으며, GPS 교란은 항공 및 해상 교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략 무기라고 평가한다.
유럽연합은 GPS 교란 사례가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6월부터 폴란드와 독일에서 수개월간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 지역과 주변 수상함, 육상 기지에서 GPS 전파를 교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칼리닌그라드 일대는 러시아가 서방과 맞닿은 전략 요충지로, GPS를 이용한 정찰·항법 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유럽안전보장 및 방위투자 강화가 더욱 시급해진 배경이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관련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U 집행위는 향후 GPS 및 위성항법 체계 교란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대응 계획(action plan) 수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포식자(predator)이며, 강력한 억제책만이 그를 통제할 수 있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전자전이 일상화된 동유럽 지역에서 EU의 안보 투자 확대 요구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