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란] 현대카드 PLCC 제국에 금간 '균열'…스타벅스·배민 이탈 ‘도미노’ 현실화

  • 등록 2025.07.21 17: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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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인상·혜택 축소 논란에 파트너사 신뢰 이탈…PLCC 시장 주도권 재편 예고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시장의 개척자’로 평가받던 현대카드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상징적 파트너인 스타벅스를 비롯해 배달의민족까지 새로운 제휴사로 이탈하면서, 그간 현대카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PLCC 카르텔’에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PLCC 주도권 탈환을 위한 치열한 재협상 전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현대카드 떠나 삼성카드 품으로


2020년 단독 PLCC 카드 계약을 체결했던 스타벅스가 오는 10월 계약 종료를 앞두고 현대카드를 떠나 삼성카드와의 신규 파트너십을 결정했다. 해당 소식은 2025년 7월 중순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2020년 스타벅스와의 제휴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직접 SNS에 축하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스타벅스는 현대카드 PLCC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파트너였다. 스타벅스 PLCC 카드는 출시 1년만에 100만장 이상 발급됐을 정도로 고객 충성도가 높았으며, 현대카드의 전체 신용카드 소비자 중 12% 이상이 해당 카드 이용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 카드'도 신한 품으로…PLCC 강자 교체 움직임 본격화


PLCC 시리즈 중 또 다른 성공작으로 꼽히던 ‘배달의민족 현대카드’도 이르면 8월 경 신한카드와 새로운 PLCC 카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의 업무 협약(MOU)을 7월 내 진행하고, 8월 중 신상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현대카드는 출시 6개월만에 50만장, 1년 이내 70만장을 돌파하며 식음료·배달 특화 카드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상품 혜택 축소와 포인트 적립 기준 상향 이후 이용자 이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혜택 줄고 연회비 늘어난 PLCC 리뉴얼이 '갈등 도화선'


이번 PLCC 연쇄 이탈의 배경에는 혜택 감소, 연회비 인상 등 카드 리뉴얼 전략에 대한 제휴사들의 불만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카드는 2023년부터 PLCC 카드를 잇따라 리뉴얼하며, 별도 통보 없이 ▲연회비 1만5000원 → 2만원 인상, ▲기본 혜택 하향, ▲전월 실적 조건 강화 등을 단행했다.

 

그 결과 제휴사들은 고객 이탈 우려와 함께 “약속한 브랜드 가치를 해친다”며 반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과거 네이버 PLCC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과 무관한 기본 캐시백이 2%였으나 리뉴얼 후 최대 1.5%로 줄어드는 등 '업계 최초, 업계 최고'라는 체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용자 반응도 클리앙, 뽐뿌 등 소비자 포럼에 다수 올라왔다.

 

 

현대카드 PLCC 파트너, 줄줄이 만료 시점 도래 중


현대카드는 현재도 다수의 PLCC 카드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계약이 향후 1~2년 내 만료를 앞두고 있어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요 PLCC 계약 만료 일정은 무신사 2026년 4월, 현대백화점 2026년 6월, 네이버 2026년 8월, 대한항공 2026년 12월, SSG.com 2027년 7월이다.

 

복수의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휴사는 'PLCC 단독계약' 대신 '공동 브랜드 또는 다중제휴(Multi-PLCC)' 모델 도입을 고려 중이다"면서 "실제로 네이버와 무신사는 공급 안정성 확보 및 브랜드 자율성 강화를 위해 향후 제휴 방식을 다변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PLCC ‘새 판 짜기’…카드업계 지각변동 시작


PLCC 카드는 특정 브랜드-카드사 간 ‘단독 제휴’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 기반의 고객 락인(Lock-in)을 유도하는 전략상품이다.

 

여신금융협회 및 현대카드통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약 20종 이상의 PLCC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의 65% 이상을 주도해왔고, 2023년 기준 연간 PLCC 카드 사용금액은 약 12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후발 주자들이 유통(DB), 빅테크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전통적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쿠팡·토스·배민 등 자체 페이/금융서비스를 보유한 기업들이 전자지갑과 B2B 금융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PLCC 2.0’ 시대 진입이 점쳐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캐시백 중심 PLCC가 아니라, “서비스 연동형, API 기반 개인화 금융상품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대카드, 새 리더에 PLCC 전략 정상화 기대


한편, 현대카드는 김덕환 전 대표 사임 이후 PLCC 전략통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조 대표는 무신사·네이버·현대백화점 등 ‘메가 브랜드 PLCC 추진’의 실무 책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카드업계는 현대카드의 신임 대표가 "흔들리는 제휴사 신뢰 회복 및 혜택 재정비"를 1순위 과제로 삼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문균 기자 newssp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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