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칼럼] 머스크 "의대 가지 마, 3년 안에 로봇이 의사 대체" 발언 일파만파…"완전 대체보다 인간·AI 협업 가능성" 우세

  • 등록 2026.01.10 12: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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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머스크가 “3년 안에 외과 의사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못박은 순간, 의료·AI 업계에서는 즉각 “과장된 미래”라는 반발과 함께 데이터 싸움이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술 낙관론자로 꼽히는 그가 수술실까지 정면 돌파하며 다시 한 번 ‘충격 요법’을 꺼낸 셈이다.

“의대 가지 마라”…머스크의 도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미국 의사·엔지니어 피터 디아만디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문샷(Moonshots)’에 출연해 “지금은 훌륭한 외과 의사가 부족하고, 좋은 의사가 되기까지 말도 안 되게 긴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학 지식은 계속 변하고, 인간 의사는 시간이 한정돼 있으며 실수도 한다”며 “3년이면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세계 최고의 외과 의사들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나아가 “대규모 생산을 전제로 하면 3년 후에는 지구상 모든 외과 의사 수보다 더 많은, 훌륭한 수술을 집도하는 옵티머스 로봇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의대에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까지 돌려 말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그는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현재 미국 대통령이 받는 것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로봇을 통해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직은 ‘보조자’인 수술 로봇,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머스크의 발언이 쏟아지는 동안, 실제 수술실 안의 로봇은 아직 ‘대체자’가 아니라 보조자에 가깝다는 것을 시장 데이터는 보여준다. 의료 로봇 시장 통계 플랫폼 일렉트로IQ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용 로봇 설치 대수는 2016년 약 713대에서 2025년 2,100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술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8억 달러에서 2032년 83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보조 수술’의 확대이지, 인간 외과의 집단적 퇴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수술 로봇 플랫폼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 빈치(da Vinci)’ 시스템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268만3,000건의 수술을 지원해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이는 전 세계 연간 수억 건에 이르는 전체 수술 건수와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비중이다. 다 빈치 시스템 설치 대수도 2016년 713대에서 2025년 2,100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그쳐, 고난도 수술 분야에서 ‘완전 자동화’보다는 숙련된 외과의와 로봇의 협업 모델이 우세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문가들 “3년 내 전면 대체, 신빙성 없다”

 

인디펜던트와 인터뷰한 한 보건정책 전문가는 머스크의 전망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로봇이 대형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앞으로 수년 동안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아서 카플란(Arthur Caplan) 교수 역시 “3년 안에 옵티머스가 세계 최고 인간 외과 의사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며 “심장·뇌·정형·성형·소아 등 거의 모든 외과 영역에서 인간 외과의사 실력은 예술에 가까운 영역에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카플란 교수는 특히 “환자마다 해부학적·생리적 변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정확한 프로그래밍이 어렵고, 로봇이 인간과 동등하거나 우수하다는 임상 결과를 입증하려면 수년 이상 데이터 비교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디오로지·병리 분야에서는 이미지 판독 자동화가 이미 진행 중이지만, ‘로보 서저리(robo-surgery)’가 광범위하게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는 아직 멀었다”며 “도심 자율주행 택시도 제대로 못 돌리는 상황에서, 수술실 완전 자동화를 3년 안에 실현하겠다는 건 현실과 거리가 크다”고 꼬집었다.

머스크의 ‘5년론’에서 ‘3년론’까지, 로봇·AI 계산법


머스크의 의료 로봇 낙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5년 소셜미디어 X에 “로봇은 몇 년 안에 ‘괜찮은(good)’ 외과 의사들을, 약 5년 안에는 최고의 외과 의사들을 능가할 것”이라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전극 삽입 수술에서 이미 인간이 수행할 수 없는 정밀성과 속도를 로봇이 구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뉴딜리 TV와 ASC 뉴스 등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인간 외과의 완전 대체” 전망에 대해 외래 수술센터(ASC) 업계 전문가들이 강하게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3년 발언’은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플랫폼에 xAI의 대형 언어모델 ‘그록(Grok)’을 결합해, 영상·센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수술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피터 디아만디스는 최근 자신의 SNS에 “머지않아 옵티머스 로봇에게 수술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머스크의 발언을 “향후 3~7년 내 도래할 풍요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라는 서사와 결합해 소개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테슬라가 공개한 옵티머스는 공장 내 단순 반복 작업·가사 노동·물건 운반 등 물리적 작업 시연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인체 수술을 위한 의료급 하드웨어·소프트웨어·규제 승인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술실의 미래, ‘완전 대체’보다 인간·AI 협업 가능성이 우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지점은, 수술 로봇의 진화 방향이 ‘3년 내 인간 대체’보다는 협업 강화와 ‘부분 자동화’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랜드뷰리서치는 2024년 수술 로봇 시장 규모를 약 43억1,000만 달러로 추산하면서, 2033년까지 연평균 9.3% 성장해 96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소 침습 수술(MIS) 확대와 함께 디지털 시뮬레이션, AI 기반 수술 계획, 자동 봉합·절개 보조 등 ‘부분 자동화 모듈’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빅테크분야 및 의료계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3년 안에 이뤄질 변화는 특정 반복 패턴이 뚜렷하고 영상 데이터가 풍부한 수술(일부 비뇨기·산부인과·일부 정형 수술 등)에서 로봇 보조 비중 확대, AI가 영상·진단 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전 계획과 실시간 의사결정에 조언하는 결정 지원 시스템 고도화, 고령화·의사 부족 지역에서 원격 로봇 수술 시범 확대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성형·화상·외상처럼 고도의 미적 판단과 즉흥적 대응이 필요한 영역, 소아·뇌·심장 수술처럼 위험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영역은 여전히 인간 외과의의 경험과 직관이 핵심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 특유의 ‘타임라인 과잉 낙관주의’를 감안하더라도, 데이터와 규제, 임상 검증의 벽은 높다. 그의 발언은 수술실 자동화 논쟁을 다시 뜨겁게 달군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지만, 3년 안에 로봇이 세계 최고 외과 의사를 전면 대체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근거 부족”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객관적 수치와 전문가 공통된 진단이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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