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란] ‘사법 족쇄’ 벗은 SK, 80조 AI·반도체 大戰 시동…글로벌 승부수 던진 최태원의 '닥공'

  • 등록 2025.10.17 09: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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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대법원이 10월 1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약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을 명령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8년 넘게 이어진 SK그룹의 ‘경영권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다.

 

이번 판결로 SK는 미국과 유럽을 잇는 인공지능(AI)·반도체 신성장사업에 총력을 집중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되찾게 됐다.​

 

경영권 불확실성 제거…지배구조 위험 해소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원심이 인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자금이 불법 비자금으로, 재산 형성 기여분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 규모는 1조3808억원에서 655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정으로 SK㈜ 지분 매각이나 SK실트론과 같은 핵심 계열사 지분 처분 가능성이 줄어들어, 그룹 지배구조의 지속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SK㈜ 주식 1297만5472주(17.9%)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54.9%인 713만3588주는 이미 금융권 담보로 설정돼 있었다. 만약 원심이 확정됐다면 SK그룹의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위기였다.​

 

유안타증권 이승웅 연구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산분할액이 용인됐다면 SK 경영권의 불안정성이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었으나 대법 판결로 기존의 사업 방향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AI·반도체’ 쌍축 성장전략 재가동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SK는 AI와 반도체 중심의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4년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총 8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 반도체, 에너지 플랫폼 등 핵심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AWS(아마존 웹 서비스)와의 협업을 통한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SK텔레콤의 클라우드·통신 네트워크, SK가스의 에너지솔루션이 결합된다. 이를 통해 SK는 AI 인프라 밸류체인 구축과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30% 확대해 총 29조원 규모의 CAPEX(자본적지출)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22조원 대비 7조원이 늘어난 수치로,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과 HBM 시장 1위 수성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AI 서밋 2025’·CEO 세미나로 미래 전략 총점검


SK그룹은 11월 3~4일 서울 코엑스에서 ‘SK AI 서밋 2025’를 개최해 글로벌 AI 기업 및 학계 인사들과 SK의 AI 비전과 협업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주요 관계사가 참여하며, 오픈AI,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빅테크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월 6~8일에는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신임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AI 중심의 사업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행에 담긴 ‘글로벌 네트워크’ 포석


대법 판결후 16일 오후, 최태원 회장은 미국 플로리다주로 출국했다. 일정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비즈니스 미팅 및 투자 유치 행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국길에서 “어려운 경제 환경이지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이번 미국 방문은 SK온의 북미 배터리 동맹 강화, SK하이닉스의 미국 현지 반도체 투자 확대, SK텔레콤의 AI 연합 협의 등과 연계된 행보다. 특히 SK온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 사업을 한국보다 우선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투자 속도를 20% 이상 상향 조정했다는 분석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SK의 글로벌 리더십 재점화


법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SK그룹은 경영 안정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 및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AI, 반도체, 에너지의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통합 AI 인프라 국가 경쟁력 모델”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단순한 개인사 해소가 아니라, 재계 2위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국가 산업 경쟁력의 연속성을 지켜낸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일섭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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