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116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이날 TSMC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달러(약 8조9000억원)을 지원하고,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 저리 대출을 제공, 총 116억달러(15조7000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전날 백악관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와 TSMC가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액수는 당초 반도체 업계에서 예상한 규모인 50억달러를 30% 이상 상회한다.
TSMC에 대한 지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8월 제정한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기업에 반도체 분야의 보조금과 연구·개발(R&D) 비용 등 약 53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우리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40%에서 10%까지 줄었다"라며 "게다가 최첨단 반도체는 생산하지 못해 경제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TSMC와의 투자 합의를 통해 미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TSMC는 미국 투자를 400억달러(54조2000억원)에서 650억달러(88조1000억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주(州)에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짓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2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TSMC측은 "첫 번째 팹은 2025년 상반기에 4나노 기술을 활용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앞서 발표한 3나노 기술에 더해 차세대 나노시트 트랜지스터를 활용해 세계 최첨단 2나노 공정 기술로 생산하는 두 번째 팹은 2028년 조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 규모도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한국의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에서 삼성전자는 60억달러(8조2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