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스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최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종신보험 가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맞춰 보험업계도 특화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기존보다 최대 5배 높은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신형 종신보험을 앞다퉈 선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서 제외되어 세금 부담 없이 자금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다.
이같은 흐름 속에 2025년 상반기 강남 지역 종신보험 신계약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조3000억원을 기록했음이 이를 방증한다. 보험사들은 강남 지역에 영업망을 집중 배치하며, 상속세 절감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남 자산가, 왜 종신보험에 주목하나
강남 고액 자산가들은 종신보험을 상속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삼는다. "강남 고액 자산가 중 종신보험에 안든 사람이 없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 배경에는 2025년 상속세율 인상과 부동산 시세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한 채의 시세가 100억원을, 서초구 반포동 국민평형이 7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상속세율 최고세율 50%를 적용받을 경우 유족들은 수십억 원의 현금을 단기간에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에 따라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을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계약자를 자녀로 설정하고 피보험자를 부모로 지정할 경우,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서 제외되어 세금 부담 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고객들의 70% 이상이 10억원 이상의 고액 계약을 체결하며, 상속세 대비를 주요 가입 동기로 꼽는다"고 전했다.
이를 법률에서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말한다. 즉 피상속인(사망자)의 재산이 아닌, 상속인 본인이 독점적으로 소유한 재산을 의미한다. 민법 제1005조에 따르면,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지만, 사망보험금청구권과 같은 일부 권리는 예외적으로 고유재산으로 인정된다.
대법원은 "피보험자 사망으로 발생한 보험금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이라 명시하며(2019다300934 판결), 이는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상법 제730조에는 생명보험금청구권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채권자도 압류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고유재산을 활용한 보험사들의 '超고액 체증형' 상품 경쟁
보험사와 은행은 상속세 절감을 위해 고유재산 특성을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사망보험금을 상속세 납부 자금으로 사용하면서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세금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올백종신보험'을 출시하며 사망보험금을 최대 5억원까지 증액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상품은 15년 납입 시 피보험자 사망 시점에 따라 기본 보험금에 납입 보험료 전액을 가산해 지급하며, 특약 추가 시 최대 500%까지 보장금을 늘릴 수 있다.
교보생명도 '교보상속든든종신보험'을 통해 보험가입금액 3억원 이상 고객에게 20% 추가 보장증액보너스를 제공하며, 사망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분할 수출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중소형 보험사들도 가세해 푸본현대생명은 'MAX 종신보험 세븐하이픽'에서 가입 5년차부터 매년 20%씩 사망보험금을 체증시키는 구조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25년차에 최대 500%의 보장금을 지급하며, 50억원까지 가입이 가능해 초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동양생명 역시 '5배더 행복한 종신보험'으로 15년 만에 사망보험금을 5배 증가시키는 조건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강남 특화 영업 전략과 설계사 밀집 현황
보험사들의 영업력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강남에서는 서울 전체 생명보험 설계사의 37.5%가 활동 중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강남 3구에 서울 지점의 37.4%를 배치했으며, 한 보험사 지점장은 "1명의 VIP 고객 당 평균 3.2명의 설계사가 컨설팅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동산 등 비유동자산을 보유한 고객에게 보험금청구권 신탁 서비스를 결합한 종합 상속플랜을 제안하며, 계약 체결 시 AI 추모영상 제작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 "상속플랜 설계 시 유의사항 필수"
상속전문 조남철 세무사는 "종신보험을 통한 상속세 절약 효과는 계약자-수익자 관계 설정에 달려있다"며 "부모가 계약자이면서 자녀가 수익자인 경우 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므로, 자녀를 계약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보험료 납입 출처가 분명해야 세무 조사시 문제가 되지 않으며, 10년 이상 장기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세무사회 소속 A 세무사는 "상속세 절세는 구조설계가 80%"라며 "보험금 수익자를 자녀로 지정하고, 보험료 납입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