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매입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왕서방'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전체 외국인 부동산 매수의 67%를 중국인이 차지하며, 특히 인천 부평, 경기 안산·부천 등에서 중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한국 부동산 지역 순위
최근 법원 등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국회 자료 등을 종합하면, 2025년 1~4월 기준 중국인이 가장 많이 부동산을 매입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1위는 인천 부평구, 2위는 안산시 단원구, 3위는 부천시 원미구, 4위는 경기도 시흥시, 5위는 부천시 소사구, 6위는 서울 구로구, 7위는 서울 금천구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인천, 경기,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서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이 활발하다. 전체 외국인 매수 중 수도권(경기·서울·인천) 비중은 65%에 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중국인 매수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지역은 부천시 원미구였다. 이곳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건수는 817건으로, 전국 시군구 단위 중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경기도 화성시(745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649건), 경기도 시흥시(632건), 인천시 부평구(589건), 부천시 소사구(449건), 인천시 미추홀구(397건), 안산시 상록구(351건)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부동산 매수, 왜 수도권에 집중되나?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특히 수도권지역을 주로 매입하는 이유 역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때문이다. 한중 교류와 인구 밀집이 주로 수도권에 몰려있어서다. 게다가 부평, 안산, 부천 등은 조선족(중국동포) 밀집지역으로, 기존 커뮤니티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들 지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동포(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해온 곳으로, 가족·지인 네트워크를 따라 추가 이주와 매수가 활발하게 이어진다. 한 명이 정착하면 여러 명이 따라오는 ‘네트워크 효과’가 뚜렷하다.

교통·생활 편의성도 한몫했다. 수도권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단지 아파트와 신축 주거시설이 많아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린다. 부평, 안산, 부천 모두 지하철 1호선 등 주요 전철 노선이 관통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탁월하다. 특히 부천은 1호선, 7호선, GTX-B 등 교통망 확충 기대감이 높아 실거주와 투자 모두에 매력적이다.
이미 중국어 간판이 즐비하고, 중국식 식당·상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낮아 중국인 실수요자들이 선호한다.
특히 중국 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반면, 한국은 외국인에 대한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해외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외국인은 국내 대출 규제의 영향을 적게 받고, 해외 자금 송금도 자유로워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 일부 지역은 노후 주택이 많아 투자금액 대비 입지 메리트가 크다. 또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맞물려 자산가치 보존 및 환차익 기대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인 등 서구권 외국인들은 서울 강남 등 초고가 아파트 매입이 두드러진다.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 매수 13건 중 7건이 미국인, 3건이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중국인은 대규모 단지와 실거주·투자 수요가 결합된 지역을 선호하는 반면, 미국인은 강남권 고가 주택에 집중하는 '투트랙' 현상이 뚜렷하다.
외국인 부동산 취득 규제 강화 법안
중국인의 수도권 부동산 매입이 급증함에 따라, 국회에서는 외국인 부동산 취득 규제 강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이 한국인 부동산 취득이 제한된 국가에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부평, 안산, 부천은 교통, 가격, 커뮤니티,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국인 매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