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스웨덴 집단 식중독 조사 과정에서 한국산 초밥용 김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돼 2만2000봉지가 회수·폐기되면서 급성장한 ‘K김’ 수출산업이 위생관리와 현지 대응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김 수출은 11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전체 수산식품 수출 33억3000만달러의 약 34%를 차지했다.
‘360명 이상’ 집단증상과 김 2만2000봉지
스웨덴 서부 레룸(Lerum)에서 지난 4월 초밥 전문점 두 곳을 이용한 소비자 360여명에게 구토·설사 등 노로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현지 당국은 4월 21일부터 해당 업소의 영업을 중단시키고, 식당에 남아 있던 미개봉 식품을 포함해 감염원을 추적했다.
유럽연합(EU) 식품·사료 신속경보시스템(RASFF)에는 이 사안이 2026년 5월 11일 ‘스웨덴산 통보’, 제품명 ‘Yaki Sushi Nori roasted seaweed’, 위해요인 ‘노로바이러스’로 등록됐다. 위험 결정은 ‘심각(serious)’으로 표기됐다. RASFF는 EU 회원국 식품안전 당국이 식품·사료에서 발견된 공중보건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회수·유통차단 같은 긴급 조치를 연계하는 제도다.
조선비즈가 EU RASFF 자료를 정보공개 청구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문제 제품은 광천김이 수출하고 스웨덴의 드래곤포트푸즈(Dragon Port Foods AB)가 수입·유통한 초밥용 구운 김이었다. 2025년 7월 부산에서 선적돼 같은 해 8월 예테보리에 도착했고, 스웨덴 전역의 초밥 전문점 375곳에 2만2000봉지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제품이 있다는 사실은 위해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만, 해당 제품이 실제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다는 결론과는 다르다. 초기 현지 보도에서도 레룸시 조사당국은 환자 발생의 정확한 감염원과 특정 식품을 “아직 완전히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식당 내부의 보관·냉장·해동·위생 절차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노로바이러스는 식품 자체뿐 아니라 감염된 조리종사자, 오염된 조리도구·작업대, 물, 원료와 조리 후 취급 과정에서 음식에 옮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노로바이러스가 식중독 집단발생의 주요 원인이고, 특히 아픈 조리종사자가 식품을 만지거나 오염된 물·환경을 통해 식품이 오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로바이러스의 특성상 초밥처럼 조리 후 바로 섭취하는 음식의 위생 공정은 특히 중요하다. 감염자는 구토·설사 증상이 있는 동안과 증상 호전 뒤 초기 수일 동안 전파력이 높을 수 있으며, 식품 취급자는 증상이 끝난 뒤에도 최소 48시간은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 CDC의 권고다. 비누와 흐르는 물을 이용한 손 씻기, 조리 후 식품의 맨손 접촉 최소화, 구토·설사 오염 구역의 즉시 소독 등이 기본 통제수단으로 제시된다.
1.13조달러 산업의 취약한 고리
해양수산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 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9.7% 증가한 33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이 가운데 김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7% 늘어난 11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수산식품 가운데 가장 큰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 계산하면 김은 지난해 수산식품 수출액의 약 33.9%를 차지했다.
김 수출은 이제 한 업체의 회수 이슈에 그치기 어려운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스낵형 조미김’과 ‘초밥용 김’ 수요가 커지면서 김은 한국 수산식품의 대표 수출 품목이 됐고, 수출 성장 속도만큼 각국의 미생물·중금속·원산지·추적성 기준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EU 차원에서도 식품 안전망의 감시는 촘촘해지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식품안전 관련 경보·협력 네트워크(ACN) 통보 건수는 9460건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고, RASFF 통보는 5250건으로 12% 늘었다. 즉, 회수·경보가 늘었다는 사실을 식품안전 악화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수입식품 위해요인의 탐지와 정보 공유가 더 빠르고 민감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집계한 2024년 EU 식품매개 집단발생은 6558건, 환자 수는 6만2481명, 입원은 3336명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면 집단발생은 14.5%, 환자 수는 19.7%, 입원은 15.2% 늘었다. 원인 병원체 가운데 살모넬라, 노로바이러스, 캠필로박터가 주요 축을 이뤘으며, 노로바이러스와 ‘복합식품’ 조합은 가장 많은 환자를 낳은 조합으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K김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면서 "완제품의 수출 전 검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원초·용수·작업자·포장·수출 이후 현지 유통 및 초밥업소의 조리 단계까지 끊어지지 않는 추적성과 위생관리망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