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삼성전자의 차기 3개년 주주환원 규모가 6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산이 범용 D램 생산 여력을 줄이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 현금 창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올해 368조원, 내년 555조원으로 예상했다. 올 하반기에는 분기 평균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봤다. 이를 바탕으로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돌려주는 현행 원칙이 적용된다면, 환원 규모가 2024~2026년 예상치인 최대 140조원에서 차기 3년간 600조원으로 4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전망치와 주주환원 추정치는 모두 KB증권의 예측이다.
당장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곳은 올해 배당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2026년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과 2025년에 지급한 정규배당은 각각 9조8000억원이었다. 회사는 3분기 배당의 구체적인 내용을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고, 나머지 재원의 규모와 환원 방식은 올해 실적이 확정된 뒤인 내년 1월 결정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올해 주주환원 재원이 110조원에 이를 경우 3·4분기에 현금배당 7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 40조원이 가능하다고 봤다. 현금배당 전망치를 분기별로 나누면 3분기 30조원, 4분기 40조원이다. 그러나 4분기 배당 40조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40조원은 삼성전자가 의결한 집행안이 아니다. 회사가 현재 밝힌 것은 3분기 약 30조원의 배당 계획과 잔여 환원 방안의 결정 시점까지다.
이익 전망을 떠받치는 논리는 HBM의 생산능력 잠식이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D램에 배정되는 웨이퍼 생산능력 비중은 2025년 73%에서 올해 65%, 내년 59%로 낮아질 전망이다. HBM 제조에는 일반 D램보다 3배 이상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내년 말 HBM에 투입하는 웨이퍼가 D램 전체의 30%에 달해도, 저장 용량 기준 HBM 공급 비중은 13%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 HBM 매출에서 최신 제품인 HBM4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0%에서 내년 8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제품 구성 변화를 근거로 내년 HBM 평균 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0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개별 HBM 제품의 계약가격이 일률적으로 두 배가 된다는 뜻보다는, 고가 제품의 매출 비중 확대를 반영한 평균 판매가격 추정으로 읽어야 한다.
해외 경쟁사의 실적도 당장의 공급 부족에는 무게를 싣는다. 마이크론이 9월 30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13억2000만 달러의 약 4.8배였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은 33.42달러였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는 615억 달러에 오차 범위 ±15억 달러로 제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급이 2026회계연도보다 2027·2028회계연도에 더 빠듯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론도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고객사의 원가 부담을 키워 탑재 용량 축소와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600조원 전망의 관건은 메모리 부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높아진 영업이익이 설비투자 등을 거친 뒤 실제 잉여현금흐름으로 얼마나 남는지다. 올해 남은 환원의 방식은 회사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하지만, 차기 정책에 현행 FCF 50% 환원 원칙을 적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