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서울 반포의 재건축 현장에서 작업자 한 명이 콘크리트 잔재물에 맞아 숨졌다. 현대건설 시공 현장에서는 올해 6월과 9월 울산에서 각각 한 명이 사망했다. 사고 장소도, 작업 내용도 달랐지만 세 사고는 석 달 남짓한 기간에 이어졌다.
9월 29일 사고가 난 곳은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현장, ‘디에이치 클래스트’다. 현대건설이 30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세대 내부 천장의 콘크리트 잔재물을 제거하던 작업자가 청소 중이던 작업자를 위험구간 밖으로 대피시킨 뒤 잔재물을 떨어뜨렸으나, 잔재물이 예상 낙하 범위를 벗어나 작업자를 덮쳤다. 한 명이 숨졌고 다른 부상자는 없었다. 현대건설은 경찰·고용노동부의 현장 확인을 거쳐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올해의 기록만으로도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이 확인된다. 6월 26일 울산 샤힌 에틸렌시설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거푸집 해체 중 토사가 무너지며 협력업체 작업자 한 명이 숨졌다. 같은 현장에서는 9월 3일에도 작업자 한 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반포 사고는 현대건설 시공 현장에서 올해 언론 보도와 공시로 확인된 세 번째 사망사고다.
숫자로 본 반복
더 긴 기간으로 넓혀도 흐름은 가볍지 않다. 김주영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 현장에서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111건이 발생해 121명이 숨졌다. 현대건설 현장의 사망자는 13명으로, 대우건설 1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같은 자료에서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한 회사로 집계됐다. 이 13명에는 9월 울산과 반포 사고의 사망자 2명이 포함되지 않는다.
2023년에는 이미 전사적 경고가 내려졌다. 고용노동부는 그해 10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건설에서 사망사고 6건, 사망자 6명이 발생했다며 전국 모든 시공 현장을 일제 감독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노동부 장관은 대형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고 유형은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다. 올해 현대건설 현장에서는 토사 붕괴에 따른 매몰, 추락, 낙하물 충격으로 사람이 숨졌다. 이번 반포 사고에 관해 현대건설은 작업자를 먼저 위험구간 밖으로 대피시켰지만 잔재물이 예상보다 멀리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이 사실이라면 조사에서 따져볼 핵심은 ‘대피시켰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위험구간의 범위를 무엇을 근거로 정했고, 실제 낙하 가능 범위와 작업자 동선을 충분히 분리했는지가 쟁점이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법 위반 여부는 아직 당국 조사로 확정되지 않았다.
전국 수치와 견주면 현대건설의 기록은 더욱 눈에 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재해조사 대상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1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명, 23.9% 줄었다. 업계 전체의 사망자가 감소하는 동안 현대건설 현장에서는 상반기에 이어 9월에도 두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이번에도 약속한 것은 재발방지대책이다"면서 "이번 조사의 무게는 다시 대책을 내놓는 것보다 기존 재발방지대책이 각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됐는지, 또 현장의 작업자를 지키지 못했는지 밝히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