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미국 스트래티지(Strategy)가 여름철 비트코인 매도와 달러 유동성 확충 국면을 거친 뒤 다시 매수 모드로 돌아섰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2주 연속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보유량을 84만7666개까지 끌어올렸고, 이는 회사 설립 이래 최대치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구간에서도 상장사들이 주식·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재차 축적하는 이른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theblock, tokenpost, bloomingbit, tradingview, strategy, cointelegraph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9월 21~27일 비트코인 1665개를 약 1억427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9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밝혔다. 개당 평균 매입가는 수수료와 비용을 포함해 8만5681달러다. 이 매입으로 스트래티지의 총 비트코인 보유량은 84만7666개, 누적 취득액은 약 639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전체 보유분의 평균 취득단가는 개당 7만5437달러다. 이는 기존 기록을 다시 쓴 역대 최대 보유량이다.
이번 매입의 핵심은 자금 조달 방식이다. 스트래티지는 같은 기간 시장가격 방식(ATM)으로 클래스A 보통주 MSTR 146만9165주를 팔아 순수입 2억462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 중 1억4270만달러를 비트코인 매입에 배정했다. 나머지 1억350만달러는 변동금리 영구우선주 STRC 매입에 투입했고, 별도로 현금 4810만달러도 STRC 매입에 사용했다. STRC 매입 규모는 총 153만4530주, 1억5170만달러에 달한다. 비트코인 매수와 우선주 상환을 동시에 수행한 것은 단순한 ‘코인 추격매수’라기보다 자산·자본·배당부담을 함께 조정하는 복합적 재무전략으로 볼 수 있다.
‘여름 매도’ 뒤 2주 연속 매입
스트래티지의 최근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회사는 올해 들어 우선주 배당 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매도하는 ‘BTC 현금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회사의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7월 26일 기준 올해 누적 비트코인 매도액은 약 2억1840만달러였다. 당시 회사는 우선주 배당과 이자 비용 지급, 달러 준비금 조성, 증권 환매 등에 비트코인 매각 자금을 쓸 수 있도록 이사회 승인을 받아 둔 상태였다.
해외 암호자산 매체 야후파이낸스는 스트래티지가 5~8월 비트코인 6948개를 처분한 뒤 다시 축적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주간 매입은 두 번째 연속 매수이며, 이를 통해 총 보유량은 매도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다만 ‘매도 후 재매수’만으로 회사를 비트코인 강세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트래티지는 9월 27일 기준 배당 및 부채 이자 지급을 위한 달러 준비금 50억2000만달러와 일반 트레저리 목적의 달러 현금 10억달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즉 비트코인을 장기 핵심 자산으로 유지하면서도, 배당과 부채 상환을 위해 필요한 달러 유동성을 별도로 쌓는 이중 구조를 만드는 모습이다.
84만개 BTC의 무게…상승 땐 레버리지, 하락 땐 손익 충격
스트래티지의 전략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사실상 고베타 투자 구조다. 보유량이 84만7666개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 움직일 때 보유분의 평가가치는 단순 계산으로 약 8억4767만달러 변동한다. 이 수치는 회사의 부채·우선주·세금·기타 자산을 배제한 비트코인 보유분 기준의 기계적 민감도다.
비트코인이 총 평균매입가인 7만5437달러를 웃돌면 보유분 전체는 평가상 이익 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지만, 개별 주주의 수익률은 별개의 문제다. 스트래티지는 보통주 발행과 우선주·전환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수한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해도 보통주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나면 주당 비트코인 가치의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
회사가 강조하는 ‘BTC 수익률(BTC Yield)’도 전통적인 이자수익률이나 주주 총수익률과는 구별해야 한다. 스트래티지는 이를 희석 가정 보통주 수 대비 비트코인 보유량의 변화율로 정의하지만, 회사 스스로도 이 지표가 손익·현금흐름·장부가치·주가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며, 우선주와 부채의 선순위 청구권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특히 스트래티지는 올해 2분기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디지털자산 미실현 손실 83억2000만달러를 반영했고, 영업손실은 83억3000만달러, 순손실은 8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억224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었지만, 비트코인 공정가치 변동이 회계상 손익을 압도했다. 비트코인 비중이 큰 트레저리 모델의 구조적 변동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트라이브도 1107개 매수…‘5위 추격전’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들의 매집은 스트래티지에 그치지 않는다. 나스닥 상장사 스트라이브(Strive)는 9월 21~25일 비트코인 1107개를 약 9450만달러에 추가 매입했다. 개당 평균 매입가는 8만5396달러였고, 총 보유량은 2만7462개로 늘었다. 직전 주에도 1355개를 매수한 데 이어 2주 연속 대규모 매수다.
스트라이브의 규모는 스트래티지와 비교하면 작지만, 공격성은 만만치 않다. 스트라이브는 영구우선주 SATA 발행과 신주인수권 행사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이번 주 조달 자금의 85%는 SATA에서 나왔다고 더블록은 전했다. 회사는 현재 상장사 기준 비트코인 보유량 5위로, 스트래티지·트웬티원·메타플래닛·마라홀딩스에 이어 있다.
스트라이브가 트웬티원의 보유량 4만3514개를 넘어서려면 당시 기준으로 1만6053개를 더 확보해야 한다. 연말까지 13주를 가정하면 주당 약 1235개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단순 보유 경쟁을 넘어,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자본조달 능력과 주가·우선주 가격·시장 유동성이 기업별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큰손 매수’보다 중요한 것은 자금의 질
이번 매입 흐름은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의 장기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시장이 봐야 할 지점은 매입량 자체보다 조달자금의 질이다. 스트래티지는 보통주 ATM 발행으로 현금을 확보해 비트코인을 샀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주가와 우선주 조달 여건을 지지하고, 조달 자금이 다시 비트코인 매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 하락, MSTR 주가 약세, 우선주 배당 부담 증가는 이 구조를 빠르게 압박할 수 있다. 신규 주식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우선주와 부채는 보통주보다 선순위 청구권을 갖는다. 스트래티지 역시 자사 KPI가 부채·우선주의 선순위 권리와 현금상환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공시에서 명시했다.
결국 스트래티지의 84만7666개 보유 기록은 ‘비트코인 큰손의 귀환’이라는 상징성을 갖지만, 더 정확히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주식·우선주·현금준비금을 끊임없이 재배치하는 상장 금융구조의 확장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강세장에서는 보유량 확대가 기업가치의 상승 탄력을 키울 수 있지만, 약세장에서는 평가손실과 자금조달 비용, 희석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얼마나 많이 샀는가’보다 ‘어떤 가격에, 어떤 증권을 발행해, 어떤 현금흐름으로 감당하는가’가 다음 국면의 핵심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