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인 ㈜명륜당이 회장 일가가 지배한 14개 대부업체에 약 4년 3개월간 총 2983억원을 연 2.3~4.6%의 저금리로 공급하고, 이들 업체가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금리로 창업자금을 대출하도록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대상이 됐다.
공정위는 부당지원행위와 가맹사업법 위반을 합쳐 잠정 148억7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명륜당 법인과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대부업체를 자금 공급의 중간 통로로 활용했다는 데 있다. 공정위는 단순한 저금리 대여가 아니라, 독자적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신설 대부업체에 경쟁 대부업체보다 현저히 유리한 조달 여건과 위험 완화 효과를 제공한 부당지원이라고 판단했다.
2.3%로 2983억 조달해 18%로 대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이종근 회장 및 그 친족이 지분 75~100%를 보유한 14개 대부업체에 총 2983억원을 대여했다. 대출금리는 연 2.3% 또는 4.6%였다. 대부업체별로 100억~150억원 한도의 자금 공급 틀을 만들고, 필요할 때 인출·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해당 대부업체들은 가맹점주에게 리뉴얼 자금은 연 12%, 신규 출점 자금은 연 15%의 금리로 대출했고, 2024년 말부터 일부 신규 대출의 금리는 연 18%까지 올라갔다. 본부가 저리로 조달한 자금이 오너 일가 소유 금융회사로 흘러간 뒤, 가맹점 창업·운영 자금으로 고금리 대출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잠정 과징금 148억7200만원
공정위는 은행 등 금융회사 27곳에 대부업체별 대출 조건을 조회한 뒤, 각 업체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기준으로 정상 조달금리를 연 8.73~13%로 산정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14개 대부업체가 시장에서 독자 조달했을 경우 부담했어야 할 이자는 약 316억원이지만, 명륜당에 실제 지급한 이자는 약 99억원이었다. 공정위가 경제상 이익으로 계산한 약 217억원은 이 차액에 해당한다.
‘나랏돈’ 790억원의 사용처
특히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공급한 자금에는 산업은행에서 연 3~4% 수준으로 빌린 정책자금 79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다. 명륜당은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약 40억~120억원 수준이어서, 대부업체에 공급한 자금 규모에 비해 자체 유동성이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이번 사안의 자금 흐름을 이해하는 핵심 대목이다.
공정위가 주목한 것은 정책자금 자체의 위법성 여부만이 아니라, 저비용으로 조달된 재원이 오너 일가의 대부업체 경쟁력과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됐다는 구조다. 대부업체들은 본부의 저리 자금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대출 부실이 발생할 경우 명륜당이 원금을 대신 상환하는 대위변제 약정의 보호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부업체가 부담해야 할 자금조달 비용뿐 아니라 대손 위험까지 본부가 흡수한 셈이라는 것이 당국 판단이다.
대부업은 통상 자금조달 능력과 부실채권 관리 역량이 시장 진입과 경쟁력을 가르는 업종이다. 공정위는 이들 14개 업체가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을 수 있으나, 명륜당의 저리 대여와 위험 보전 덕분에 유리한 조건에서 영업할 수 있었다고 봤다. 14개사의 대부채권 잔액을 합산하면 2025년 기준 국내 대부업체 8203곳 가운데 27위 수준이라는 것이 공정위 분석이다.
‘창업 지원’에서 ‘오너 금융망’으로
명륜당의 창업자금 지원 체계는 처음부터 유상 대출 방식은 아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명륜당은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용했다. 그러나 2021년 말 이자 수취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부업체를 설립했고, 2021년 1곳, 2022년 2곳, 2023년 10곳, 2024년 1곳 등 총 14개사로 확대했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업체 설립을 주도하고 대여 과정의 핵심 의사결정에 관여했으며, 가족이 업체 지분 대부분을 보유했다고 판단했다. 일부 업체는 상근 인력이 거의 없고 대표이사 명의가 명륜당 또는 계열사 펜플의 전·현직 직원으로 되어 있었으며, 등록 요건을 위해 본사 인근의 약 1평 규모 공유오피스를 이용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형식상 독립된 대부업체들이 실제로는 본부 및 오너 일가의 영향권 아래 놓였는지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맹희망자에게 누락된 정보
공정위는 금융거래 자체와 별개로 명륜당이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한 정보공개서 내용도 문제 삼았다. 명륜당은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을 알선하면서도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관련 항목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업체와 본부·오너 일가의 관계, 금리와 상환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결 구조 등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가맹 창업은 임차보증금, 인테리어, 설비, 초도물류, 가맹비 등을 한꺼번에 조달해야 하는 고비용 의사결정이다. 따라서 창업금융의 제공 주체가 누구인지, 본부와 대출기관 사이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대출이 가맹계약 체결의 사실상 조건인지 여부는 가맹희망자의 손익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해 별도 시정명령과 4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148억원 제재가 던진 경고
공정위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104억7200만원, 가맹사업법상 허위·기만적 정보 제공에 대해 44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잠정 부과했다. 합계는 148억7200만원이다. 여기에 법인과 이 회장에 대한 고발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제재를 넘어 가맹본부의 오너 일가 지원, 계열·특수관계 금융거래, 가맹 창업자금 정보공개 문제를 한꺼번에 겨냥한 사건이 됐다.
이번 제재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세 가지 질문을 남긴다. 첫째, 본부가 가맹점주 금융을 지원할 때 그 자금의 최종 수익자가 누구인가. 둘째, 가맹점주의 대출금리와 부실 위험은 본부 또는 오너 일가의 금융계열사 수익을 위해 설계된 것은 아닌가. 셋째, 가맹희망자는 계약 전 대출 주체·금리·상환 방식·특수관계 여부를 충분히 알고 비교할 수 있는가다.
가맹본부의 금융지원은 창업 장벽을 낮추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지원이 본부의 우월적 지위와 결합하고, 그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또는 계열사 부당지원 논란으로 이어질 경우 ‘창업 지원’은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을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로 변질될 수 있다. 명륜당 사건은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상품·물류·인테리어뿐 아니라 창업금융까지 공정거래와 투명한 정보공개의 대상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