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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142kg·8년” 중국의 고궤도 급유 주장…우주 물류의 문 열렸나, 검증의 문턱 남았나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중국 연구진이 베이더우(BeiDou) 항법위성에 대한 고궤도 위성 간 추진제 보급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정지궤도 위성 운용의 핵심 제약인 ‘연료 고갈’을 뒤집을 수 있는 우주 물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interestingengineering, spaceforce, newsweek, naked-science, cryptopolitan에 따르면, 논문은 아직 동료심사 중이고, 관련 위성의 실제 근접·도킹 여부를 둘러싸고 외부 궤도추적 자료와 상충하는 대목도 있어 ‘세계 최초 성공’으로 단정하기에는 독립 검증이 부족하다.

 

중국의 주장, 베이더우에 상온 추진제 보급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 국가 지원 심우주탐사연구소(Deep Space Exploration Laboratory) 연구진이 동료심사 중인 Journal of Deep Space Exploration 논문에서 “고궤도 베이더우 위성에 처음으로 상온 추진제(room-temperature propellant)를 성공적으로 보급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대상 위성, 급유 위성, 작전 위치, 이송 시간과 방식 등 핵심 운용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논문상 성과는 연구진의 자기 보고 단계이며, 독립적인 기술 검증이나 공식 임무 결과 발표는 확인되지 않았다.

 

별도 중국 연구진의 논문은 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스젠-25(Shijian-25)가 2025년 2월 베이더우-2 G7에 추진제 142kg을 전달했고, 이를 통해 목표 위성의 운용 수명이 약 8년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 원자료·텔레메트리·궤도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급유량 및 수명 연장 효과의 산정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SCMP가 인용한 미국 우주군 추적 데이터는 2025년 2월부터 상반기까지 스젠-25와 베이더우-2 G7이 실제 도킹이 가능한 거리까지 접근한 흔적이 없다는 취지로 전해졌다. 이는 ‘베이더우-2 G7 급유’ 시나리오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검증 공백이다. 중국 연구진의 논문이 어느 두 위성을 가리키는지, 궤도 데이터와 어떻게 양립하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관측된 사실, 스젠-21·25의 고난도 근접기동


공개 추적으로 가장 뚜렷하게 확인된 활동은 2025년 6~7월 스젠-21(SJ-21)과 스젠-25(SJ-25)의 정지·동기궤도 근접기동이다. 미국 민간 우주상황인식 기업 COMSPOC는 두 위성이 여러 차례 접근한 뒤 7월 2~6일 광학 센서상 하나의 물체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COMSPOC는 장시간의 근접기동을 근거로 도킹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공식적으로 도킹이나 추진제 이송이 확인됐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정지궤도는 적도 상공 약 3만5786km에 위치한다. 이 고도에서는 통신·방송·기상·항법 보강 등 고가치 서비스가 이뤄지며, 소모성 추진제는 위성의 동서 위치 유지, 궤도경사 보정, 충돌 회피와 폐기 궤도 이동을 좌우한다. 스젠-21·25가 실제로 결합·분리·급유까지 수행했다면, 단순한 근접비행을 넘어 자율 랑데부, 상대항법, 기계적 결합, 밸브·배관 연결, 압력 제어, 누설 감지, 안전 분리 등 다층 기술을 한 번에 실증한 셈이 된다.

 

스젠-21은 이미 2022년 중국의 궤도상 서비싱 역량을 보여준 전력이 있다. 당시 이 위성은 운용 종료된 베이더우-2 G2와 도킹한 뒤 정지궤도대 위쪽으로 약 3000km 끌어올려 폐기 궤도에 남겼다. 이는 연료 이송이 아니라 우주폐기물 완화와 위성 견인 임무였지만, 고궤도에서 목표물을 포획하고 결합체를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선행 사례다.

 

‘세계 최초’는 표현을 좁혀야 한다


“어느 나라도 위성 간 급유를 한 적이 없다”는 식의 단정은 정확하지 않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3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로봇연료보급임무(RRM)에서 우주 공간의 로봇 유체 이송 기술을 시연했다. 이는 실제 운용 중인 독립 위성 두 기의 고궤도 급유와는 다른 기술 실증이지만, 궤도상 유체 이송 자체의 최초 사례를 중국에만 귀속시키기는 어렵다.

 

미국 노스럽그러먼의 MEV-1도 2020년 2월 인텔샛 IS-901과 정지궤도에서 도킹해 약 5년의 수명 연장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만 MEV는 고객 위성에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 추진·자세제어 능력으로 위성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추진력 대행’ 모델이었다. IS-901은 연료가 부족했지만 통신 탑재체가 정상인 위성이었고, MEV-1이 위성을 다시 운용 가능한 궤도로 옮기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중국의 주장이 확인될 경우 적절한 표현은 “정지궤도 또는 고궤도에서 운용 중인 위성에 추진제를 실제 이송한 첫 공개 확인 사례가 될 가능성” 정도다. 그러나 이 역시 급유 대상·시점·추진제 질량·접속 방식·급유 전후 궤도변화가 공개되고, 제3자 추적자료와 부합해야 확정할 수 있다.

 

민수 기술이자 군사적 변수


위성 급유는 우주 인프라의 경제성을 바꾸는 기술이다. 대형 정지궤도 위성은 탑재체 고장보다 추진제 소진 때문에 조기 퇴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궤도상 급유가 상용화되면 완전히 정상인 통신·항법·기상 위성의 서비스 기간을 연장하고, 교체 발사 비용과 궤도 폐기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2026년 3월 베이더우 위성군 일부의 운용 상태를 최적화·조정하는 ‘궤도상 업그레이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시스템의 지속 운용 및 정비 수요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동일한 근접기동·도킹·견인·재배치 능력은 군사적으로 이중용도 기술이다. 연료를 보급받은 위성은 통상 연료 부담 때문에 피하던 대규모 궤도 변경이나 장거리 궤도면 변경을 시도할 여지가 생긴다. 접근·검사·수리·폐기물 제거용 로봇은 위성 교란·포획·제거에 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국에는 경계 대상이 된다. 실제 미 우주군은 중국이 2026년 140회의 궤도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6월까지 중국은 37회의 궤도발사를 수행해 궤도상 탑재체 수를 1506개로 늘렸다고 미 우주군은 집계했다.

 

중국의 능력은 단순히 ‘연료를 옮겼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표준화된 급유 포트, 서비스 위성의 반복 사용, 위성 제조 단계부터의 정비성 설계, 상업 보험과 책임 규칙이 구축돼야 비로소 시장이 된다. 미국도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스럽그러먼은 미 우주군이 승인한 최초의 연료보급 인터페이스 표준인 수동형급유모듈(PRM)을 자사 차세대 임무연장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

 

극저온 추진제는 다음 관문


중국 연구진은 이번에 언급한 상온 추진제보다 더 낮은 온도의 극저온 추진제 이송 기술이 대형 우주선과 심우주 탐사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온 저장 추진제는 장기 보관과 취급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액체수소·액체산소·액체메탄 같은 극저온 추진제는 온도 유지와 증발 손실, 미세중력 환경의 액체 거동, 연결부 결빙 및 압력 제어라는 훨씬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NASA도 RRM3를 통해 미세중력 환경에서 극저온 액체메탄을 저장·이송하는 기술을 시험해 왔다. NASA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극저온 유체를 4개월간 ‘제로 보일오프’ 방식으로 저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2019년 모듈 이상으로 저장 유체를 배출한 바 있다. 이 사례는 극저온 보급이 단순히 탱크와 호스를 연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 열관리와 신뢰성 설계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중국의 베이더우 급유 발표는 사실이라면 ‘일회성 궤도 실험’보다 큰 함의를 갖는다. 항법·통신·정보수집 위성을 장기 운용하고, 위성군을 필요에 따라 재배치하며, 장차 달·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우주 연료 저장소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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