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정대선 전 HN Inc 사장의 장남 정창건 씨가 종합 IT서비스 기업 HNIX 지분 39.7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재벌가 19세 오너 4세’라는 화제성 못지않게 연매출 766억원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이 총 1억5000만원에 처분된 배경과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재무구조에 더 관심이 모아졌다.
최대주주 교체의 구조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HNIX는 옛 현대BS&C인 HN Inc가 2022년 IT서비스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종합 IT서비스 업체다. 시스템통합(SI), IT 아웃소싱, IT 컨설팅·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며, HD현대·HDC현대산업개발·HL홀딩스 등 범현대가 기업을 주요 거래처로 확보해 왔다.
지배구조의 변곡점은 HN Inc의 경영난이었다. 정대선 전 사장이 이끌던 HN Inc는 2024년 SM그룹 계열 태초이앤씨에 매각됐고, 태초이앤씨가 HN Inc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HN E&C로 바꾸면서 HNIX 지분 59.74%도 HN E&C로 넘어갔다. 이후 HN E&C는 2026년 5월 해당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그 결과 HNIX는 SM그룹 계열에서 제외됐다.
2025년도 HNIX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N E&C가 처분한 59.74% 가운데 정창건 씨가 39.74%, 기존 대표이사인 차동원 대표가 18.50%를 각각 인수했다. 이에 따라 정 씨는 단일 기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차 대표는 2대 주주이자 현직 대표이사로 남았다.
주주명부에 남은 범현대가
HNIX의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주주 구성에는 범현대가의 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 감사보고서 기준 주요 주주는 ▲정창건 씨 39.74% 최대주주, ▲차동원 HNIX 대표 18.50% 현 대표이사·2대 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11.75% 개인 주주 ▲HL홀딩스 10.39% 범현대가 계열 상장사 ▲현대머티리얼 8.95% 법인 주주 ▲정몽진 KCC 회장 5.17% 개인 주주로 파악됐다.
정 씨와 차 대표 지분을 합치면 58.24%다. 단순 지분 합산으로는 과반을 웃돈다.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대규모 지분을 나눠 보유한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이사회 구성과 자본 확충 방식은 두 주주의 관계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HNIX는 HN Inc가 2022년 IT사업을 떼어낼 당시부터 범현대가 기업 및 관계인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한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단순한 개인 투자 이슈라기보다, 옛 HN 계열의 IT사업과 범현대가 거래 기반이 새 지배구조 아래에서 어떻게 유지될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읽힌다.
1억5000만원 거래의 역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거래가격이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HN E&C는 HNIX 지분 59.74%를 총 1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단순 산술로 환산하면 회사 지분 100% 기준 거래가치는 약 2억5117만원에 불과하다. 정창건 씨가 인수한 39.74% 지분의 취득가도 같은 단가를 적용하면 약 9975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이 거래가는 이례적으로 낮아 보인다. HNIX는 2025년 매출 766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영업이익률은 약 4.8%다. 매출이 700억원대인 회사를 지분 100% 환산 약 2억5000만원 수준에 넘긴 셈이어서, 외형만 보면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매출이나 영업이익만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HNIX의 2025년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02억원으로, 자본금과 잉여금 등이 모두 잠식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부채는 645억원에 달했다. 부채 645억원에서 자본총계 -502억원을 역산하면 자산은 약 143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즉, 장부상 자산보다 부채가 크게 많은 구조여서 지분가치가 사실상 제한적이거나 음수로 평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매출 기업’과 ‘자본잠식 기업’의 간극
HNIX 사례는 매출과 수익이 존재해도 재무구조가 취약하면 지분가치가 크게 낮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영업이익 37억원을 냈더라도, 약 502억원의 자본잠식을 해소하려면 단순 계산상 같은 수준의 이익을 13년 이상 전액 적립해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법인세·이자비용·운전자본·투자·손상차손·사업 변동성이 반영돼야 하므로, 이 산술 기간은 회생 가능성이나 정상화 소요기간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현 영업실적만으로 단기간에 누적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재무개선의 선택지는 통상 세 갈래다. ▲영업현금흐름을 늘려 이익잉여금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다만 SI·IT아웃소싱 사업 특성상 대형 고객 유지와 수익성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기존 주주 또는 제3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자본 확충에는 직접적이지만, 신주 발행 조건에 따라 기존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채무 조정, 출자전환, 자산 매각, 사업 재편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채권자와의 협상 및 사업 경쟁력 검증이 필요하다.
정 씨가 최대주주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경영 참여, 증자 참여, 승계 구도 진입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HNIX 측은 "정 씨의 인수 배경과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비즈한국은 전했다. 현 시점에서 확인 가능한 사실은 정 씨가 최대주주라는 점, 차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회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는 점까지다.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사안에서 후속 관전 포인트가 필요한 지점은 명확하다. 첫째, 정창건 씨의 39.74% 인수 자금의 실질 출처와 취득 방식이다. 둘째, HN E&C의 지분 매각계약서상 거래 조건, 채무 인수 여부, 우발채무 또는 사후 정산 조항이다. 셋째, 정 씨와 차 대표 사이에 의결권 공동행사·우호지분 약정이 있는지 여부다. 넷째, HNIX의 부채 645억원 가운데 차입금·매입채무·관계사 채무·우발채무의 구성이다. 다섯째, 범현대가 고객사 거래가 특수관계 거래인지, 정상적인 경쟁입찰·계약 절차에 따른 것인지다.
이번 이슈는 ‘노현정의 19세 아들이 최대주주가 됐다’는 연예·재계 교차 화제에 머물지 않는다. HNIX의 향후 가치가 정창건 씨의 나이나 가계보다, 안정적 고객 기반을 유지하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는 수익성, 자본 확충, 채무 조정의 실행력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매출 766억원의 IT서비스 회사가 자본총계 -502억원, 부채 645억원의 상태에서 새 최대주주를 맞았다는 점, 그리고 HN E&C가 59.74%를 총 1억5000만원에 처분했다는 점이 본질"이라며 "꼼수를 통한 편법 증여의 한 방식이었는지, 정상적인 기업의 거래였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밝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