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3분기 합산 약 189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HBM·서버용 D램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지만, 최근 원화 강세로 컨센서스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어 ‘190조원 돌파’는 확정된 숫자가 아니라 환율과 제품 믹스에 따라 달라질 전망치로 봐야 한다.
다만 이례적으로 큰 이익 전망치에는 환율과 메모리 현물·계약가격, HBM 제품 구성 변화가 민감하게 반영되는 만큼, 시장이 말하는 ‘합산 영업이익 190조원’은 실적 확정치가 아닌 9월 중순 기준 증권가 추정치다.
25일 시장조사업체 FnGuide 집계에 따르면, 9월 18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1조3800억원, SK하이닉스는 78조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합계는 189조5100억원으로 190조원에 근접한다. 그러나 삼성전자 전망치는 8월 17일의 122조3500억원에서 한 달 사이 9% 낮아졌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83조7600억원에서 78조1300억원으로 6.7% 하향됐다.
이번 실적 랠리의 핵심은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AI 가속기는 일반 서버보다 훨씬 많은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GPU·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과 서버용 DDR5, 고용량 RDIMM 수요가 함께 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과 공급 우선순위를 고부가 제품으로 돌렸고, 이것이 범용 D램까지 공급 제약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상승하고, 낸드플래시 계약가격도 10~1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전자기기 수요 둔화와 높은 비교 기준이 가격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하겠지만, AI 서버 수요와 메모리 공급 부족이 가격 하락을 막는다는 분석이다.
서버 D램 부문에서의 가격 압력은 이미 수치로도 확인된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2분기 서버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3% 늘어난 75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HBM 증산이 진행될수록 동일한 웨이퍼와 생산 장비를 놓고 일반 서버 D램과 고부가 메모리가 경쟁하게 되고, 이는 범용 제품의 공급 탄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3분기 컨센서스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약 24.6%, SK하이닉스는 약 29.0% 증가한다. 양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149조9426억원과 비교하면 3분기 합산 전망치는 약 39조5700억원, 26.4% 더 많다. 다만 이는 각사의 사업부별 실적 전망을 합친 시장 추정치이며, 공식 실적 발표 전까지는 환율과 고객사 주문, 제품별 출하량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HBM 효과, ‘가격’보다 중요한 믹스
이번 사이클은 과거 D램 호황과 성격이 다르다. 메모리 업황 회복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고가의 HBM을 중심으로 한 제품 믹스 개선이 이익 레버리지를 키우는 국면에 가깝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로,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선도 공급사로서 AI 메모리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메모리 수요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으며, HBM4 양산 출하를 2분기부터 시작하고 생산 확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 전망은 환율 변동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키움증권의 류성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가정을 달러당 1450원에서 1350원으로 낮추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110조원에서 105조5000억원, 77조원에서 74조7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메모리 기업의 이익 구조를 보여준다. 반도체는 대체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원화 강세는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을 줄인다. D램 가격 상승이 계속되더라도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 원화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폭은 축소될 수 있다. 즉 3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메모리 가격 상승률’ 하나가 아니라 HBM 출하량, 서버 D램 가격, 원·달러 환율, 고객과의 장기 공급계약 조건이 결합된 결과다.
CXMT의 10% 돌파가 던지는 경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부상은 중장기 경쟁 구도에서 가장 주목할 변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한 서울경제에 따르면 CXMT는 2026년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 올해 1분기 8%에서 빠르게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8%, SK하이닉스는 25%, 마이크론은 24%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기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87%로, 1년 전 94%보다 낮아졌다. CXMT의 점유율 확대는 AI용 HBM에서 곧바로 선두권을 위협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HBM과 첨단 서버 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 업체가 범용 D램, 구형 D램, 중저가 제품에서 공급을 늘릴 경우 향후 메모리 가격 하락 국면에서 경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신호다.
특히 CXMT의 10%는 ‘매출 기준’ 점유율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출하량, 공정 기술, 제품별 수익성, HBM 공급 능력은 각각 다른 지표다. 따라서 CXMT의 점유율 상승을 곧바로 한국 메모리 기업의 AI 메모리 경쟁력 약화로 단정하기보다, 범용 D램 시장에서의 공급 구조 변화와 가격 하방 리스크로 읽는 것이 더 객관적이다.
결국 이번 실적 전망은 ‘AI 붐’의 단순한 수혜가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이 HBM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수익성의 시험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는 AI 메모리 가격과 물량의 동반 상승을 누리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과 중국의 범용 D램 추격,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 요구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190조원이라는 상징적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의 지속성, 즉 HBM 리더십을 차세대 제품과 안정적 수율, 고객 다변화로 얼마나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