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을 2026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반도체 호황이 사상급 실적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국감의 초점은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누가 얼마만큼 성과를 배분받아야 하는가’라는 삼성전자식 성과보상 체계의 투명성·형평성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10월 6일 국감, ‘성과급 산식’이 핵심 의제
산자위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최 위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위원장은 다음 달 6일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삼성전자의 기존 성과급 산정·배분 방식, 반도체 생산 차질 대응, 노사관계 안정 방안 등에 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증인 신청은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인 채택의 핵심은 삼성전자 노사갈등이 ‘성과급을 더 달라’는 차원을 넘어, 성과급 재원을 어떤 기준으로 조성하고 사업부 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관한 제도 설계의 문제로 번졌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과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맡는 DX(Device eXperience) 부문 사이의 보상 격차가 조직 내부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산자위는 이번에 10월 6~13일 국감 출석 대상자를 우선 의결했고, 15일 이후 출석할 추가 증인 명단은 여야가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여당이 요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출석은 우선 채택되지 않았지만, 산자위는 증인 명단을 추가 협의할 여지를 남겼다.
숫자로 보는 ‘성과배분’ 충돌
삼성전자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33조6000억원, 영업이익 43조6000억원, 순이익 4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회사가 발표한 연간 최대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임직원은 25만9149명, 글로벌 사업 거점은 76개국 221곳이다.
올해 들어 실적 기울기는 더 가팔라졌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냈으며, 2분기에는 매출 17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52.2%로 제시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와 서버용 SSD 수요, 첨단 파운드리 수요가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노사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도된 핵심 장치는 DS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성과급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장치는 기존 OPI와 별개로 반도체 부문의 성과를 보상에 연동하는 방향으로 설계됐으며, 상한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같은 산식은 곧바로 격차 논란을 낳았다. 반도체 실적을 바탕으로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보상이 기존 OPI 등을 합쳐 최대 약 6억원 수준까지 거론된 반면, DX 부문 직원에게는 약 600만원 상당의 회사 주식 보상이 제시됐다. 약 100배에 이르는 보상 격차가 노조 내부와 사업부 간 갈등을 증폭시킨 계기였다.
최대 노조의 ‘DS 단일화’
더 주목할 대목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초기업노조가 이미 전사 노조의 성격에서 DS 중심 조직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기업노조는 9월 총회에서 조합원 자격을 DS 부문 임직원으로 제한하는 정관 개정안을 투표자 2만8680명 가운데 96.3%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DX 부문 기존 조합원은 탈퇴해야 하며 신규 가입도 제한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보도됐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관계가 ‘전사 공동분배’ 모델에서 ‘사업부 성과 귀속’ 모델로 기울고 있음을 상징한다. 반도체 사업의 초과이익이 반도체 인력에게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논리와, 같은 법인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에게 과도한 보상 격차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다. 초기업노조가 내년도 공동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DS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요구도 다층화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이달 15일 OPI와 목표달성장려금(TAI)을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또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편입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도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수령할지, 노후자산으로 이연할지를 직원이 선택하게 해 세제·자산관리 측면의 선택지를 넓히자는 제안이다.
OPI는 사업부가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으로, 통상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대표 보상 항목으로 알려져 있다. TAI는 상·하반기 사업부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별도 인센티브다.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초과성과가 곧 자동으로 조직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과가 클수록 배분 규칙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해진다. ‘반도체가 번 돈은 반도체가 가져가야 한다’는 원칙과 ‘한 회사의 성과는 구성원이 함께 만든다’는 원칙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보상 거버넌스를 제시하느냐가 이번 국감의 본질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