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내 커피산업이 ‘10만개 카페 시대’로 팽창하는 사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위생관리 공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린 저가 커피 체인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적발이 집중되면서, 가맹본부의 성장 속도와 현장 통제 역량 사이의 간극이 새로운 소비자 안전 이슈로 떠올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매장 수 상위 10개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적발된 식품위생법 위반은 총 751건이었다. 연도별 적발 건수는 2021년 87건에서 2022년 136건, 2023년 198건으로 늘었다가 2024년 169건, 2025년 161건을 기록했다. 2023년 정점 이후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4년 연속 연간 100건을 넘겼다는 점에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브랜드별로는 컴포즈커피가 194건으로 가장 많았고, 메가MGC커피가 184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브랜드 합계는 378건으로, 조사 대상 상위 10개 브랜드 전체 위반 건수의 50.3%에 달했다. 이어 빽다방 65건, 더벤티 64건, 투썸플레이스 49건, 이디야커피 46건 순이었다.
매장 100곳당 누적 위반 건수는 컴포즈커피가 7.3건으로 조사 대상 6개 대형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메가MGC커피는 5.5건, 더벤티는 5.1건, 빽다방은 3.8건, 투썸플레이스는 2.9건, 이디야커피는 1.8건이었다. 이 수치는 2021~2025년 누적 위반 건수를 2024년 말 매장 수로 나눈 값이다.
문제의 핵심은 적발 규모만이 아니라 반복성이다. 5년간 두 차례 이상 위반으로 적발된 매장은 51곳이었고, 컴포즈커피와 메가MGC커피가 각각 13곳으로 가장 많았다. 두 브랜드와 빽다방, 하삼동커피에서는 한 매장이 세 차례 적발된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위생교육 이수 여부와 종업원 건강진단, 식품·기구 관리 등 기본적인 준수 사항이 일부 매장에서 반복적으로 관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위반의 절반가량은 위생교육 미이수였다. 전체 751건 가운데 위생교육 미이수가 364건으로 48.5%를 차지했고, 기준 및 규격 위반은 169건으로 22.5%,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은 76건으로 10.1%였다. 건강진단 미실시도 43건으로 집계됐다. 위해식품 등의 판매 금지 위반은 1건에 그쳤지만, 기준·규격 위반과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은 원재료·제조·보관·세척·작업환경 등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운영 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다.
행정처분은 과태료가 484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정명령 198건, 과징금 37건, 시설개수명령 18건, 영업정지 14건 순이었다. 위반의 상당수는 곧바로 영업장 폐쇄나 영업정지로 이어지는 중대 사안이라기보다 교육·신고·관리 절차 미준수에 해당했다. 그러나 행정처분이 과태료 중심으로 반복될 경우, 다점포·가맹형 사업에서는 비용 부담보다 현장 관리 체계의 취약성이 더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위생 리스크는 매장 확장 경쟁과 떼어 놓고 보기 어렵다. 컴포즈커피 매장 수는 2021년 1285개에서 2024년 2649개로 늘었고, 메가MGC커피는 같은 기간 1603개에서 3360개로 증가했다. 두 브랜드 모두 3년 사이 점포 수가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가맹점 개설이 급증할수록 점주와 신규 종사자에 대한 위생교육, 원부자재 보관, 매장별 자체점검, 반복 위반 업소의 집중 관리까지 본부의 통제 범위도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진다.
국내 시장 자체도 빠르게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를 3조7359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2018년보다 35.6% 증가한 수치이며, 최근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2%였다. 커피전문점 사업체 수는 2023년 10만6452개로 전년보다 5.7% 늘었고, 전체 외식업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3%에서 2023년 13.4%로 높아졌다. 외식업체 7곳 중 1곳이 커피전문점인 셈이다.
이 같은 시장 팽창은 소비자에게 접근성과 가격 선택권을 넓혔지만, 동시에 ‘운영 표준화’라는 과제를 키웠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메뉴 가격과 출점 속도, 물류 효율, 마케팅뿐 아니라 수천 개 점포에서 동일한 식품안전 기준을 작동시키는 능력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같은 매장이 반복 적발되거나 특정 브랜드에서 유사 유형의 위반이 누적된다면, 본부의 교육·점검·시정조치가 충분했는지 별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위생교육 미이수가 48.5%로 가장 많았다는 집계는 이 문제가 단순히 주방 청결의 문제가 아니라 가맹 운영 매뉴얼, 교육 이수 관리, 인력 교체 대응, 본부와 점주의 책임 배분 문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미화 의원도 “매장을 늘리는 속도만큼 위생 관리가 따라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식약처·지방자치단체의 사후관리 강화와 가맹본부의 위생관리 참여"를 주문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출점’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 동력이었다. 그러나 커피가 매일 소비하는 생활 음료가 된 지금,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만이 아니다. 매장 수 3000개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얼마나 빨리 간판을 늘렸는지가 아니라, 모든 점포에서 기본 위생을 얼마나 일관되게 지켜내는지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