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서울은 여전히 압도적인 인구 1위지만, 도시 인구의 증가축은 서울 도심이 아니라 경기 남부와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전통적인 광역 거점도시는 규모의 우위를 유지하는 대신 인구 감소 압력에 놓였다. 한 장의 순위표는 대한민국 도시구조가 ‘서울 일극’에서 ‘수도권 외곽의 선택적 팽창과 지방 거점의 선별적 수축’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스스페이스 랭킹연구소는 2026년 8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와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 전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도시권 분석 자료를 근거로 '2026 전국 85개 도시 인구랭킹 분석'기사를 작성했다. 주민등록인구는 거주자와 거주불명자, 재외국민을 포함하지만 외국인은 제외한다.
1위 서울의 진짜 의미는 ‘928만 도시’가 아니다
서울특별시의 2026년 8월 주민등록인구는 928만1,625명으로, 전국 주민등록인구 5,108만4,159명 가운데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7%다. 서울 하나에 전국 인구의 약 5.5명 중 1명이 주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절대 인구는 압도적이지만, 서울만으로 수도권의 실제 생활권을 설명할 수는 없다. OECD는 서울을 행정구역, 기능적 도시권, 수도권, 연속 시가지라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나눠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OECD 분석에서 서울은 행정구역 기준 약 950만명이지만, 통근권을 포함한 기능적 도시권은 약 2,420만명, 서울 수도권은 약 2,570만명으로 확대된다. 각 정의에 따라 한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 47%, 50%, 37%로 달라진다.
이 수치는 서울의 인구가 계속 폭발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서울시 행정구역의 인구는 2026년 8월 한 달 동안 2,638명 감소했다. 서울은 인구를 무한정 빨아들이는 단일 도시라기보다, 일자리·대학·의료·문화·교통이 집중된 거대한 수도권 생활권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부산 323만, 인천 307만…‘제2도시’보다 중요한 것은 증가 방향이다
2위 부산의 2026년 8월 주민등록인구는 322만9,467명이다. 부산은 서울의 약 34.8%, 서울은 부산의 2.87배 규모다. 부산은 여전히 전국 두 번째 대도시라는 상징성과 광역생활권의 중심성을 갖고 있지만, 같은 달 인구는 1,515명 감소했다. 3위 인천은 306만6,185명으로 부산의 94.94%까지 올라왔다. 부산과 인천의 차이는 약 16만명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인천은 2026년 8월 한 달 동안 2,455명 증가했다.
인천의 상승은 단순한 도시 인구 경쟁이 아니다. 서울과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교통망, 송도·청라·검단 등 대규모 개발지, 제조업과 물류산업, 서울 통근권 확대가 함께 작동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부산의 과제는 기존 도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층과 생산연령인구를 붙잡을 일자리와 주거, 산업전환의 성과가 인구 순위의 다음 변곡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용인 성장과 화성 100만 돌파가 보여준 ‘경기 남부의 역전극’
이번 순위표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화성시의 100만명 돌파다. 화성시 인구는 2026년 8월 100만464명으로 확인됐다. 한 달 동안에 791명 증가했다. 화성은 11위에 올랐지만, 단순한 인구 규모보다 성장의 질이 주목된다. 반도체와 제조업 일자리, 신도시 주거지, 광역교통망이 동시에 결합한 산업·주거 복합도시라는 점에서 기존 지방 대도시와 성장 메커니즘이 다르다.
8위 용인시도 109만1,437명으로 109만명을 넘어섰고, 2026년 8월 한 달 동안 878명 증가했다. 용인과 화성에 상승 표시가 붙은 것은 경기 남부의 인구 유입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정한 구조적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택 역시 18위, 2026년 8월 인구가 62만2,663명, 전월 대비 1,90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행정구역의 브랜드보다 일자리와 주택이 먼저 이동했다는 점이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와 토지 제약을 피해 이동한 가구가 경기 남부의 산업단지와 신도시를 선택했고, 기업의 투자와 교통 인프라가 다시 인구를 끌어들이는 순환이 만들어졌다. 다만 이 흐름이 도시의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려면 교육·의료·문화·대중교통의 생활 인프라가 일자리 증가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상위 10개 도시가 전국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상위 10개 도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수원, 용인, 울산, 고양의 합계는 약 2,514만명이다. 전국 주민등록인구와 비교하면 49.21%다. 여기에 11위 화성까지 포함하면 약 2,614만명, 전국의 51.17%가 된다.
상위 3개 도시인 서울·부산·인천만 합쳐도 1,557만7,277명, 전국의 30.49%에 이른다. 서울이 18.17%, 부산이 약 6.32%, 인천이 약 6.00%를 차지한다. 도시 인구의 상당 부분이 몇 개의 초대형 생활권에 집중된 구조다.
그러나 ‘상위 도시 집중’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처럼 오래된 광역 거점은 인구 규모가 크지만 감소 압력을 받는 반면, 인천·용인·화성·평택·오산·양주·안성·구리·과천 등 수도권의 일부 도시들은 상승 흐름을 보인다.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 도심과 경기 남부·서북부의 인구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85위 태백과 1위 서울의 258배 격차
인구 3.6만명의 태백은 85위로 조사됐다. 서울의 인구 928만1,625명과 비교하면 서울은 태백의 약 258배다. 태백 인구를 전국 총인구와 비교하면 약 0.07%에 불과하다. 물론 두 도시의 행정구역 면적, 산업구조, 산악 지형, 생활권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인구 규모만으로 도시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격차는 한국의 도시정책이 대도시의 혼잡과 지방 소도시의 서비스 유지라는 상반된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OECD 분석에서도 한국의 인구 증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북서부와 부산·울산권에 집중됐다. 2005년부터 2020년 사이 전체 정주지의 59%가 인구를 잃었고, 80개 도시권 가운데 인구가 증가한 곳은 49개, 61%였다. 서울 주변의 도시권은 성장했지만, 주요 도시권에서 멀리 떨어진 읍·면 지역의 인구 감소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태백과 같은 소도시의 문제를 단순히 ‘인구가 적다’고 규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핵심은 인구 감소가 의료·교통·교육·상업시설의 축소로 이어질 때 생활권 자체가 약화된다는 점이다. OECD는 특히 인구가 적고 도시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서비스 접근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2050년에는 ‘수도권 대 지방’보다 ‘성장 격자 대 감소 격자’가 중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0~2050년 시도별 장래인구 추계는 2020년 대비 2050년에 인구가 증가하는 시도를 경기·세종·제주·충남 등 4곳으로 전망했고, 나머지 13개 시도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45년 이후에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연구원의 1㎞ 격자 단위 장래인구 예측은 더 세밀한 그림을 제시한다. 2020년 인구밀도를 100으로 놓으면 2050년 전국 평균 인구밀도는 91 수준으로 낮아진다. 인구감소지역과 무거주화 위험지역을 합친 비중은 2050년 국토의 87.2%로 전망됐다. 인구증가지역 비중은 같은 시점 12.8%에 그친다.
수도권의 상대적 우위도 강화된다. 국토연구원은 전체 인구에서 수도권 거주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 약 50.2%에서 2050년 약 53.0%로 전망했다. 2050년 인구는 2020년 대비 수도권이 96.5%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86.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전망은 모든 수도권 도시가 성장한다는 뜻도 아니고, 모든 지방 도시가 쇠퇴한다는 뜻도 아니다.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 일부 지역은 감소하고 경기 남부의 산업·주거 결합 지역은 증가할 수 있다. 지방에서도 대전·세종·충남 북부처럼 산업과 행정, 연구개발 기능이 연결된 축은 상대적으로 버틸 수 있다. 앞으로의 핵심 단위는 광역자치단체 전체가 아니라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결합된 도시권과 1㎞ 격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순위표의 승자는 ‘가장 큰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구조’를 가진 도시
2026년 8월 전국 85개 도시 순위는 세 가지 사실을 말한다. 첫째, 서울은 여전히 전국 인구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핵심이다. 둘째, 부산의 2위 지위는 유지되고 있지만 인천이 인구 규모와 증가 방향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셋째, 용인·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경기 남부의 상승은 산업투자와 주택개발이 결합할 때 도시 인구가 재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85위 태백과 1위 서울 사이의 약 258배 격차는 지역소멸의 문제를 숫자로 드러낸다. 인구정책의 목표를 모든 도시를 같은 크기로 만드는 데 둘 수는 없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도시별 기능을 분명히 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곳에는 교통·교육·의료를 선제적으로 공급하며, 인구가 줄어드는 곳에는 최소 생활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권역 단위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결국 이 순위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우리 동네가 몇 위인가’가 아니다. 어떤 도시가 사람을 끌어들이고, 어떤 도시는 왜 사람을 잃으며, 인구가 줄어도 주민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도시의 서열은 인구 숫자로 시작되지만, 도시의 생존은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 그리고 이동할 이유를 만드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