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픈AI가 챗GPT 안에서 광고를 클릭한 이용자가 해당 브랜드의 인공지능(AI) 상담원과 대화할 수 있는 ‘스폰서 에이전트’를 미국 일부 광고주 대상으로 시험한다.
광고는 챗GPT의 독립적 답변과 별도로 표시하고, 브랜드 AI와의 대화도 원래 이용자 대화와 분리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검색·비교·상담·구매 전환이 하나의 대화 인터페이스 안에서 이어지는 ‘대화형 커머스’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AI가 챗GPT 광고를 단순 노출형 배너에서 브랜드와 직접 대화하는 ‘클릭 투 챗(click-to-chat)’ 모델로 확장한 셈이다.
openai, theregister, ndtvprofit, relevantaudience, wiky, getgeoforge, yellow에 따르면, 오픈AI는 16일(현지시간) 챗GPT 광고 플랫폼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스폰서 에이전트 시험 운영, 자연어 기반 광고 캠페인 관리 기능, 광고 제작용 AI 도구, 허브스팟(HubSpot)·쇼피파이(Shopify) 연동을 동시에 내놨다. 회사는 이를 “AI를 중심에 둔 광고 플랫폼”의 다음 단계로 규정했다.
핵심은 스폰서 에이전트다. 이용자가 챗GPT에서 관련 광고를 본 뒤 이를 클릭하면, 브랜드가 후원하는 AI 에이전트와 별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식탁 광고를 본 소비자가 “우리 집 공간에 맞나”, “몇 명이 앉을 수 있나”, “상판 관리는 어떻게 하나” 등을 묻고, 브랜드 에이전트가 답변한 뒤 기업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오픈AI는 이 기능이 현재 미국의 선별된 광고주를 대상으로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디지털 광고의 흐름을 바꾼다. 전통적인 배너 광고가 ‘노출→클릭→랜딩페이지’에 머물렀다면, 스폰서 에이전트는 ‘노출→질문→맞춤 설명→외부 이동 또는 전환’으로 구매 여정을 압축한다. 소비자가 검색창에서 제품 정보를 찾고 여러 사이트를 비교하며 고객센터에 문의하던 단계를 하나의 대화창에서 처리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도 오픈AI의 이번 조치를 AI 기반 마케팅 시장 경쟁을 겨냥한 광고 사업 확장으로 평가했다.
다만 ‘챗GPT가 답변 속에서 특정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추천한다’는 해석은 오픈AI의 공식 설명과는 다르다. 오픈AI는 스폰서 에이전트 대화가 챗GPT의 독립적 답변과 구분되며, 이용자가 시작한 원래의 대화와도 분리된다고 명시했다. 광고는 ‘스폰서드(Sponsored)’로 명확하게 표기되고, 이용자가 광고를 본다고 해서 오픈AI가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증·추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도 안내한다.
즉, 현재 공개된 설계만 놓고 보면 광고주가 챗GPT 본문의 답변 순위를 바꾸거나 특정 상품을 답변에 삽입하는 구조는 아니다. 오픈AI는 광고가 챗GPT 답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광고주가 이용자의 채팅 내용·대화 이력·메모리·개인 세부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광고주는 노출 수와 클릭 수 같은 집계된 성과 정보만 받는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와 조언의 심리적 경계가 약해질 가능성은 남는다. 일반 배너는 이용자가 즉시 광고로 인식하고 넘기기 쉽다. 반면 브랜드 AI는 소비자의 조건, 고민, 예산, 사용 목적에 맞춰 후속 질문에 답하고 제품 특성을 설명한다. ‘광고 메시지’가 일방향 노출이 아니라 개인화된 상담처럼 작동할수록 설득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광고가 챗GPT 본문 답변과 기술적으로 분리돼 있더라도, 동일한 화면과 대화형 인터페이스 안에서 이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이용자의 체감상 경계를 흐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AI가 광고 제작과 집행, 분석까지 대체·자동화하는 구조가 주목된다. 광고주는 챗GPT의 애즈 매니저(Ads Manager) 플러그인에서 자연어 지시만으로 캠페인을 만들고 수정하며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 오픈AI에 따르면 웹사이트나 광고 브리프를 캠페인으로 전환하고, 성과를 해석한 뒤 다음 실행 방안을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 랜딩페이지와 캠페인 목표를 바탕으로 광고 문구와 이미지를 제안받는 기능도 포함됐다. 최종 검토·수정·집행 권한은 광고주에게 남겨뒀다.
광고 문구의 맥락 맞춤화와 자동 번역 기능도 도입된다. 광고주가 선택하면 기존 헤드라인과 설명문을 대화 맥락에 맞게 조정하고, 이용자가 선호하는 언어로 광고 문구를 자동 번역할 수 있다. 이는 대규모 브랜드만 누리던 크리에이티브 제작, 다국어 현지화, 성과 분석 역량을 중소 판매자에게도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광고 대행사·퍼포먼스 마케팅 업계에는 캠페인 세팅과 소재 제작, 리포트 작성 등 반복 업무의 자동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허브스팟·쇼피파이, 광고를 매출 데이터와 잇다
오픈AI가 허브스팟을 첫 CRM(고객관계관리) 파트너로, 쇼피파이를 첫 전자상거래 파트너로 낙점한 것은 광고를 단순한 노출 사업이 아니라 매출 전환 인프라로 확장하겠다는 신호다. 허브스팟 고객사는 챗GPT 광고 계정을 연결해 CRM 환경 안에서 광고를 만들고, 성과를 확인하고, 리드를 후속 관리할 수 있다.
쇼피파이의 경우 미국 판매자는 쇼피파이 앱스토어의 ‘챗GPT 애즈’ 앱으로 광고 캠페인을 생성·관리할 수 있다. 상품은 이미 쇼피파이 카탈로그와 통합돼 있어 판매자는 상품 정보를 별도로 다시 입력하지 않고 광고 집행과 성과 추적을 시작할 수 있다. 오픈AI는 챗GPT 광고가 가능한 시장을 대상으로 쇼피파이 앱의 국제 확대를 9월 23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광고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대화 품질’보다도 폐쇄루프 측정(closed-loop measurement)이다. 소비자가 챗GPT에서 광고를 보고, 브랜드 AI와 대화하고, 쇼피파이 상품 페이지로 이동한 뒤 구매했는지까지 연결해 측정할 수 있어야 광고비 대비 매출을 계산할 수 있다. 허브스팟 연동은 리드 관리에, 쇼피파이 연동은 상품·주문·전환 측정에 각각 유리하다. 구글 검색광고와 메타 소셜광고가 장악해 온 성과형 광고 시장에서 오픈AI가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도 여기에 있다.
챗GPT의 이용자 기반은 광고 사업의 잠재력을 키우는 변수다. 오픈AI는 2026년 2월 기준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가 9억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전체 챗GPT 이용자 수이며, 실제 광고 노출 대상은 무료 및 Go 요금제 이용자로 제한된다. Plus·Pro·Business·Enterprise·Edu 계정은 광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픈AI는 광고를 무료와 Go 요금제 이용자에게 우선 노출하고, 18세 미만 계정에는 광고를 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건강·정신건강·정치처럼 민감하거나 규제 성격이 강한 대화에서도 광고 노출을 제한한다. 초기 광고 카테고리는 생활·가정용품, 지역 서비스, 여행·체험, 디지털 제품·교육 등 소비자 분야가 중심이며, 금융·의료·법률 서비스는 개별 심사를 거쳐 점진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정치 광고, 도박, 주류·약물, 성적 콘텐츠, 일부 건강 주장 광고 등은 출시 단계에서 금지 대상이다.
‘광고 없는 추천’이라는 오해와 진짜 쟁점
이번 발표를 두고 “오픈AI가 광고 없이는 돈을 벌 수 없다고 처음 인정했다”거나 “챗GPT 답변에 광고가 섞인다”는 식의 표현은 과도한 해석이다. 오픈AI는 이미 1월 광고 시험 계획을 공개했고, 당시부터 무료·Go 이용자 대상의 답변 하단 광고, 답변 독립성, 광고 표기·분리 원칙을 제시했다. 로이터 역시 당시 오픈AI가 고비용 AI 개발을 뒷받침할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해 광고 시험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진짜 쟁점은 ‘광고 여부를 알 수 있느냐’보다, 명확히 광고라고 표기된 대화형 브랜드 상담이 사용자의 구매 판단에 얼마나 깊이 들어오느냐다.
결국 스폰서 에이전트는 ‘광고가 답변으로 위장되는 기술’이라기보다, 광고 클릭 이후의 랜딩페이지를 브랜드 AI 상담원으로 대체하려는 실험에 가깝다. 그러나 이용자가 챗GPT라는 신뢰도 높은 정보 인터페이스 안에서 브랜드와 대화를 이어가게 되는 만큼, 플랫폼의 광고 표기·대화 분리 원칙이 실제 서비스 화면에서 얼마나 명확히 작동하는지, 그리고 광고주가 제공한 정보의 정확성과 과장 표현을 어떻게 통제할지가 향후 신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