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내국인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서울 고가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자금 검증은 여전히 빈틈을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이상거래 조사 전체 규모는 과거보다 크게 줄었는데도 서울과 3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에서 위법 의심 통보는 오히려 두 배 이상 늘었다. 거래량을 줄이는 규제와 자금 원천을 끝까지 추적하는 감독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외국인 부동산 이상거래 통보 건수는 2024년 64건에서 2025년 135건으로 11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 30억원 이상 구간의 통보 건수도 29건에서 62건으로 113.8% 급증했다.
10억~30억원 구간 역시 18건에서 28건으로 55.6% 늘었다. 이는 거래대금, 계약 내용, 자금조달 과정 등에 이상 징후가 확인돼 관계기관에 통보된 사례다. 통보가 곧 유죄나 위법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자금 불법 반입·편법 증여·거짓 거래신고·명의신탁 등의 가능성을 조사해야 할 신호라는 의미다.
문제는 감시 대상이 줄어드는 가운데 고가·핵심 지역의 위험 신호가 더 선명해졌다는 점이다. 외국인 부동산 이상거래 조사 건수는 2023년 1392건에서 2024년 557건으로 60.0% 감소했고, 2025년에도 605건에 그쳤다. 그런데 같은 시기 서울 통보 건수와 30억원 이상 거래 통보 건수는 각각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단순히 외국인 거래가 많아져 통보가 늘었다고 보기보다,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거나 신고 내용에 허점이 있는 거래가 서울과 초고가 주택으로 집중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외국 국적 A씨가 서울·경기·인천의 토지 3곳을 매입하면서 자금조달 내역을 신고하지 않고, 계약서상 계약일과 실제 계약일도 다르게 기재한 사례는 이런 허점을 압축한다. 국토부 조사에서 이상 정황이 확인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위법 의심 거래로 통보된 이 사례는, 외국인 부동산 거래의 핵심 쟁점이 ‘매입 자체’보다 ‘돈의 출발점과 계약의 진정성’을 가리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이상거래 통보는 국적별로도 특정 국가 출신 매수자에게 집중됐다. 2025년 국적별 통보 383건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184건으로 48.0%를 차지했고, 미국 국적자는 107건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의 국내 토지 보유 기반도 확대됐다. 외국인 보유 국내 토지는 2021년 말 16만7725필지에서 2025년 말 19만9003필지로 3만1278필지, 1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시지가는 32조554억원에서 34조1431억원으로 6.5% 늘었다. 중국 국적자의 보유 토지는 6만4171필지에서 8만5237필지로 32.8% 증가했고, 공시지가는 3조2845억원에서 4조3033억원으로 31.0% 상승했다. 보유 필지의 증가율이 전체 외국인 평균보다 높다는 점에서 중국계 자금의 토지 보유 확대도 정책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형평성 논란은 자금조달 구조에서 더 선명하다. 올해 2~4월 서울 주택 자금조달계획서를 기준으로 금융기관 대출액을 기재하지 않은 외국인 매수자 비중은 52.2%로 내국인 38.4%보다 13.8%포인트 높았다. 해외 소득이나 외국 금융기관 대출, 해외 예금 등으로 자금을 마련한 경우 국내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직접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국내 금융권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차단이 강화될수록 현금성 또는 해외 조달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매수자와 그렇지 못한 내국인 실수요자 간 체감 격차가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이 문제는 새로 등장한 논란도 아니다. 국토부의 2022년 외국인 부동산 기획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1145건 중 411건에서 567건의 위법 의심 행위가 확인됐다. 당시 대표 사례로는 외국인이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를 89억원에 매입하면서 중국 현지은행 대출을 전액 활용한 경우가 거론됐다. 조사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은 불법 해외자금 반입 의심 121건이었고, 체류 자격 위반 임대업 57건, 특수관계인을 통한 편법 증여 의심 30건도 확인됐다.
2022년 조사와 최근 국회 제출자료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조사 대상 기간과 범위, 선별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외 자금 반입, 해외 대출, 세대·소득 파악의 한계, 편법 증여 및 계약 허위 기재가 반복적으로 거론된다는 점은 제도의 근본 과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호다.
정책은 ‘외국인 매수를 막을 것인가’라는 이분법을 넘어, 국내외 자금조달의 비대칭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거래 전 단계에서 투기성 수요를 거르는 장치이지만, 허가 이후의 자금 흐름과 실거주 이행을 자동으로 검증하지는 못한다.
우선 고가 거래와 반복 매입, 비거주 외국인 매수, 현금성·해외송금 비중이 과도한 거래를 대상으로 자금조달계획서의 검증 기준을 내국인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해외 금융기관 대출·해외 법인 소득·제3국 송금의 경우 단순 송금 확인을 넘어 대출 계약, 상환 능력, 소득 발생 경로, 외국환 신고 여부까지 관계기관이 교차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은 국제 자본과 인력의 이동이 일상화된 경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할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내국인에게는 대출·세금·실거주·자금조달 규제를 촘촘히 적용하면서 외국인의 해외 조달 자금에는 느슨한 검증이 이어진다면, 시장은 규제의 목적보다 자금의 국적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서울과 초고가 주택에서 늘어난 이상거래 통보는 외국인 규제의 강도보다 자금 추적의 완결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