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테슬라가 2017년 첫 공개 후 반복적으로 연기돼 온 2세대 로드스터의 공개 행사를 10월 1일로 예고했다. 다만 이번 행사는 곧바로 양산·인도를 뜻하기보다, 스페이스X식 추진기와 ‘호버링’ 시연을 앞세운 브랜드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머스크가 밝힌 생산 개시 시점은 2027~2028년으로, 초기 예약자들은 공개 후에도 최소 1년 이상을 더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Go for launch”…공식 카운트다운 시작
techcrunch, electrek, eletric-vehicles에 따르면, 테슬라는 9월 12일(현지시간) X 계정에 “Go for launch”라는 문구와 함께 하단에 ‘10.01’이 새겨진 티저 이미지를 게시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해당 게시물에 “New Tesla Roadster Unveil 10.01”이라고 답하며 10월 1일이 차세대 로드스터 공개일임을 사실상 확인했다. 테슬라 로드스터 공식 페이지에도 같은 날짜를 가리키는 카운트다운이 걸렸다. 로이터는 이를 테슬라가 약 10년 전 차세대 로드스터를 처음 공개한 뒤 내놓은 공식적인 일정 신호라고 보도했다.
티저 이미지에는 낮고 넓은 차량의 후면이 담겨 있으며, 차 뒤쪽에서 네 줄기의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전폭 레드 라이트바가 장착된 모습이 보인다. 이는 CEO 일론 머스크가 2018년부터 약속해온 스페이스X 개발 냉가스 추진기(cold gas thruster)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미지 속 그림자를 밝게 보정하면 숨겨진 텍스트 "WHERE WE'RE GOING"이 드러나는데, 이는 "우리에겐 도로가 필요 없어"라는 대사로 끝나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명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티저는 전폭을 가로지르는 빨간 후면 라이트바와 낮고 넓은 차체 실루엣, 차량 후방에서 솟아오르는 네 갈래의 흰 분사 흔적을 담고 있다. 공개된 이미지만으로 양산형 외관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로드스터가 단순 전기 슈퍼카가 아니라 스페이스X 협업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쇼케이스 모델’로 재정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초대장을 받은 예약자 대상 행사는 텍사스주 와코에서 10월 1일 오후 8시 30분(미 동부시간)에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시간으로 10월 2일 오전 9시 30분이다. 와코는 테슬라 본사가 있는 오스틴에서 약 90분 거리이며, 스페이스X의 맥그리거 로켓 엔진 시험시설과도 가깝다. 다만 테슬라는 공개 행사의 정확한 장소와 생중계 여부를 공식적으로 상세 발표하지 않았다.
2017년의 약속, 2026년의 공개
2세대 로드스터는 2017년 11월 테슬라 세미 공개 행사에서 깜짝 등장했다. 당시 테슬라가 제시한 목표치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기본 모델 기준 0→60mph 가속 1.9초, 0→100mph 4.2초, 쿼터마일 8.8초, 최고속도 250mph(약 402km/h) 이상, 1회 충전 주행거리 620마일(약 998km)이었다. 배터리팩 용량은 200kWh로 제시됐고, 기본 가격은 20만 달러, 초기 1000대 한정 파운더스 시리즈 가격은 25만 달러였다.
그러나 애초 2020년으로 제시된 생산 목표는 실현되지 않았다. 이후 로드스터 일정은 2022년, 2023년, 2024년, 2025~2026년으로 여러 차례 밀렸다. IT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최소 여덟 차례 이상 로드스터의 시간표를 수정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머스크는 시연을 4월 1일에 하겠다고 언급하면서도 “농담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여지(deniability)가 있다”고 말했지만, 해당 일정과 뒤이은 4월 말·여름·8월 목표도 모두 지나갔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10월 1일은 ‘출시일’이 아니라 ‘다시 한번 주목을 끄는 공개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가 2017년에 제시한 성능 수치는 아직 양산차 기준의 공인 성능이나 인증 수치가 아니다. 특히 620마일 주행거리와 1.9초 가속 성능은 당시 발표된 목표치이며, 실제 판매 차량의 배터리 사양·중량·공력 성능·인증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날아오르는 로드스터’의 실체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이른바 ‘스페이스X 패키지’다. 머스크는 2018년부터 냉가스 추진기(cold-gas thruster)를 활용한 옵션을 언급해 왔고, 이후에는 차량이 단거리 호버링 또는 부상할 수 있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티저의 분사 이미지와 ‘발사 준비 완료’라는 문구는 이 기술을 전면에 배치할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다만 냉가스 추진기 장착 차량의 시연 및 상품화 방식은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세부 사양을 확정해 발표한 사항이 아니다. 더 인포메이션의 8월 보도를 인용한 매체들에 따르면, 내부 코드명 ‘A71’로 알려진 추진 시스템은 약 10개의 추진기와 고압 공기 탱크로 구성되고 후방 좌석 공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연은 탑승자 없이 원격으로 진행되며, 관람객은 추진기 소음과 안전 문제 때문에 수백 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관람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요한 점은 이 장비가 탑재된 버전이 일반 공도 주행 허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테슬라는 완전한 추진 패키지를 얹은 시연용 또는 극소량 트랙용 버전과, 이를 제외한 일반 도로 주행용 사양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증 가능성, 충돌 안전성, 소음 기준, 탑재 공기 저장장치의 규제 적합성 등은 테슬라가 답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양산차’보다 ‘헤일로카’ 전략
테슬라의 현 시점 과제는 화려한 시연 자체보다 양산 가능성을 입증하는 일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로드스터 공개 이후 실제 생산까지 약 12~18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고, 생산 개시는 2027년이나 2028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1일 공개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양산 시작의 가장 이른 창은 2027년 10월, 늦으면 2028년 4월 안팎이다.
이는 2017년 예약금을 낸 소비자들이 첫 공개부터 실제 인도까지 약 10년 이상을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당시 기본 모델 구매 희망자는 5만 달러, 파운더스 시리즈 구매자는 전액인 25만 달러를 예약 과정에서 냈다. 테크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와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이미 예약을 취소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현재 로드스터 웹페이지에서 과거의 가격 정보를 유지하지 않고 있어 20만 달러라는 기존 기본 가격이 유효한지도 알 수 없다. 2017년 이후 배터리 원가, 고성능 전동화 부품, 고압 추진 시스템, 소량생산 비용, 인증 비용 등이 모두 달라진 만큼 가격 재산정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이는 아직 테슬라가 발표하지 않은 사안이므로, 10월 행사에서 가격·예약금 처리·기존 예약자 우선권·양산형 제원 등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추측의 영역이다.
결국 로드스터는 테슬라의 판매량 확대를 이끌 대중차가 아니라, 전기차 성능·배터리·추진 기술의 상징성을 과시하는 헤일로카에 가깝다. 10월 1일 공개가 9년간의 지연을 끝내는 분기점이 되려면, 테슬라는 “날 수 있는 차”라는 인상적 장면을 넘어 “언제, 어떤 가격으로, 어떤 규격의 차를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는가”라는 훨씬 현실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