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6년 2분기 이자·세전이익(EBIT) 기준 82%의 수익성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를 앞질렀다. 다만 이번 ‘수익성 1위’는 중국 기업이 HBM 기술 경쟁에서 한국 기업을 추월했다는의미가 아니라, 글로벌 선두 업체들의 HBM 증설 집중이 초래한 범용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의 최대 수혜를 CXMT가 받은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82% EBIT…CXMT의 급반전
globaltimes, huaweicentral, startupfortune, counterpointresearch, financefeeds의 보도와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금융정보업체 QUICK FactSet 및 기업 공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CXMT의 올해 2분기 EBIT 마진은 82%로 주요 메모리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76%,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약 70%였다. CXMT가 불과 1년 전 동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업황 반등과 제품 믹스 개선이 만든 이익 레버리지가 매우 컸다는 평가다.
CXMT의 실적은 단순한 마진 개선을 넘어선다. 이 회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시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위안,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776억500만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3.64%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 23억3000만위안 순손실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약 51.6%에 이른다.
2분기 매출은 995억1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977.4% 늘었고, 전 분기와 비교해도 약 95.9% 급증했다. 닛케이 집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CXMT의 분기 매출은 약 2조3000억엔, EBIT는 약 1조9000억엔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기업 자체 성장뿐 아니라 D램 가격 상승이 손익계산서에 본격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HBM 집중의 빈틈, DDR5가 메웠다
이번 실적의 핵심 동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니라 범용·서버용 DDR5 D램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AI 가속기용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생산을 대폭 확대해 왔다. 그러나 한정된 웨이퍼와 후공정 자원이 HBM으로 향하면서 일반 서버 D램, 특히 DDR5의 공급 여력이 빠듯해졌고 가격 결정력이 CXMT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분석을 인용한 업계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HBM의 웨이퍼당 수익성과 수익성이 64GB DDR5 RDIMM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HBM은 기술 장벽과 판매단가가 높지만, 적층·패키징 공정의 복잡성, 수율, 고객 인증,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을 고려하면 특정 국면에서는 표준 D램보다 자본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CXMT는 이 수급 왜곡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기업이다. 회사의 상반기 DDR 계열 제품 매출은 694억7000만위안으로 주력 사업 매출의 46.3%를 차지했다. 2025년의 31.9%에서 비중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반면 CXMT의 공개 제품군은 DDR4·DDR5·LPDDR4X·LPDDR5/5X 중심이며, HBM을 상용 공급하고 있다는 확실한 근거는 제한적이다. 즉 CXMT의 현 수익성은 ‘AI용 HBM 강자’ 지위보다, AI 인프라 확대가 촉발한 일반 서버·모바일 D램 부족을 잘 포착한 결과에 가깝다.
이 구조는 한국 메모리 업계에는 다소 불편한 역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기술·고객·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안, 중국 업체가 상대적으로 방어가 느슨해진 범용 D램에서 규모와 현금흐름을 빠르게 키우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점유율 4%에서 10%…‘빅3’ 과점 흔들다
CXMT의 약진은 수익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026년 2분기 글로벌 D램·HBM 매출 기준 집계에서 CXMT 점유율은 10%를 기록했다. 1년 전 4%, 올해 1분기 8%에서 각각 6%포인트, 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중국 D램 업체가 분기 기준 두 자릿수 점유율에 도달한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의 합산 점유율은 87%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38%로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각각 25%, 24%를 차지한다. 따라서 CXMT가 ‘메모리 빅3’를 전면적으로 대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빅3의 합산 점유율이 전년 동기 94%에서 87%로 낮아졌다는 사실은, 중국 업체가 범용 D램 중심의 가격·물량 경쟁에서 실질적인 균열을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전체 D램 시장 매출이 전 분기보다 57%, 전년 동기보다 385%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수요 회복과 가격 급등이 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CXMT가 가장 가파른 외형 확장과 점유율 상승을 보인 셈이다.
증설 속도, 중국의 다음 무기
시장에서는 CXMT의 현 실적보다 증설 속도에 주목한다. 모건스탠리는 CXMT의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이 올해 말 30만장에 도달해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의 약 13%, 비트 출하량의 약 11%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8년에는 월 50만장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CXMT의 2026년 연간 매출을 3889억위안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매출만 이미 1503억위안인 만큼, 이 전망이 현실화되려면 하반기에도 높은 판가와 출하량 증가가 이어져야 한다. 이는 D램 슈퍼사이클의 지속성과 CXMT의 증설·수율 안정화가 모두 전제돼야 하는 숫자다.
중국 업체가 축적할 현금과 생산능력은 향후 기술 격차를 좁히는 투자 재원이 될 수 있다. 특히 DDR5와 LPDDR 계열에서 고객 인증과 공급 레퍼런스를 쌓으면, 중국 스마트폰·서버·클라우드 생태계를 기반으로 안정적 내수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HBM, 최첨단 공정 노드, 고단 적층, 패키징 수율, 글로벌 AI 가속기 고객 인증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훨씬 앞선다는 점도 분명하다. CXMT의 82%는 지금의 수급 국면이 낳은 숫자이지, HBM 기술 주도권의 역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CXMT의 급부상은 한국 기업의 HBM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즉각적 신호라기보다, 메모리 산업의 이익 풀이 더 이상 한 제품군이나 세 기업에만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경고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우위를 매출·현금흐름·기업가치로 지속 연결하려면, 고성능 메모리 리더십을 유지하는 한편 DDR5·LPDDR 등 범용 제품의 공급 조절과 중국 경쟁사의 증설 대응까지 동시에 풀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