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이스라엘·미국계 스타트업 스타더스트 솔루션스(Stardust Solutions)가 성층권에 미세 입자를 뿌려 지구 평균기온을 약 0.5도 낮출 수 있으며, 비용은 연간 약 100억달러라는 구상을 제시했다.
cnn, mezha, crbcnews, Ground News, globalviewsworld, energy-solutions에 따르면, 이 수치는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회사 측 모델에 기반한 주장일 뿐이며, IPCC와 유엔환경계획(UNEP)은 태양복사관리(SRM)가 배출 감축을 대체할 수 없고 지역별 강수·오존·생태계·보건·국제 거버넌스 측면에서 중대한 불확실성을 가진다고 경고한다.
‘0.5도’에 붙은 가격표
스타더스트는 2023년 설립된 이스라엘·미국계 기업으로, 이스라엘 정부 출신 핵물리학자 야나이 예드바브(Yanai Yedvab)와 아미아드 스펙터(Amiad Spector)가 주도한다. CNN은 이 회사가 투자자로부터 7500만달러를 조달해 태양 지구공학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자금력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회사가 제시한 방식은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이다. 고고도 항공기 또는 기구를 통해 햇빛을 산란시키는 미세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해, 일부 태양복사를 우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스타더스트는 입자 100만 톤을 뿌리면 약 화씨 0.9도, 즉 섭씨 약 0.5도의 냉각 효과를 낼 수 있고, 투입 비용은 약 100억달러라고 주장한다. 입자는 약 1년 뒤 대기에서 떨어지므로 냉각 효과를 유지하려면 매년 같은 수준의 살포가 필요하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회사의 주장대로 섭씨 1도 냉각을 목표로 할 경우 연간 약 200억달러와 입자 약 200만 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화산을 모방하지만, 화산과 다르다
태양 지구공학의 과학적 출발점은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다. 당시 성층권으로 유입된 황산염 에어로졸은 지표에 도달하는 순복사를 줄였고, NASA 연구는 1992~1993년 북반구 지표 냉각이 최대 섭씨 0.5~0.6도에 이르렀으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약 섭씨 0.4도 냉각이 관측됐다고 정리했다. 이는 “대기 중 반사성 입자가 단기적인 냉각을 낼 수 있다”는 물리적 원리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화산 분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인위적 살포의 안전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화산은 한 번의 대규모 자연 사건인 반면, 인공 SAI는 수십 년 이상 반복적으로 조성·입경·투입고도·계절·위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시적 행위다. 기후 시스템은 평균기온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대기 순환과 강수대, 몬순, 해양, 오존층, 농업 생산성의 변화가 서로 얽혀 반응한다.
스타더스트는 황산염의 산성비 및 오존층 위험을 피하기 위해 두 입자 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식품의 응결방지제, 치약·화장품 등에 쓰이는 비정질 실리카이고, 두 번째는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 중심부를 비정질 실리카로 감싼 구조다. 회사는 올해 초 관련 설계와 살포 체계를 다룬 논문들을 공개했지만, CNN 보도 기준으로 동료심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따라서 “식품첨가물로 쓰인다”는 설명만으로 성층권 장기 체류·광화학 반응·낙하 후 인체 및 생태 노출의 안전성을 결론낼 수는 없다.
과학계가 문제 삼는 지점
핵심 쟁점은 냉각의 가능성이 아니라, 냉각이 어떤 부작용과 불평등을 동반하는지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는 SRM이 인간 유발 온난화의 일부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전 지구 평균온도를 맞추더라도 지역·계절 단위에서는 잔여 변화 또는 과잉 보정이 상당할 것이라고 ‘높은 신뢰도’로 평가했다. 특히 온실가스와 태양복사 감소는 강수에 미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기온을 상쇄하려는 조치가 강수량 변화를 과도하게 보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PCC는 북극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투입하는 지역적 SRM이 열대수렴대(ITCZ)를 이동시켜 열대 몬순 강수에 원격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국처럼 계절성 강수와 동아시아 몬순 변화에 민감한 국가에는 단순한 ‘세계 평균 0.5도 하락’보다 여름 강수대, 폭염, 가뭄·집중호우의 지역별 변화가 더 직접적인 정책 변수일 수 있다.
지구물리학자 데이비드 키스 시카고대 교수는 "스타더스트가 자사 입자가 황보다 위험이 낮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은 크게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입자가 대기 중 금속 또는 다른 유해물질을 흡착한 뒤 지상으로 내려와 흡입 노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른바 ‘히치하이커 가설’도 검증 과제로 꼽힌다. 옥스퍼드대의 레이먼드 피에르훔베르트 교수는 전 지구적 위험이 걸린 결정에서 벤처캐피털의 수익 논리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종료 충격’이라는 부채
가장 구조적인 위험은 종료 충격(termination shock)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SAI로만 온도를 일시 억제하다가, 전쟁·정권교체·재정위기·기술사고·국제분쟁으로 살포가 중단되면 가려졌던 온난화가 짧은 기간에 재현될 수 있다.
IPCC는 고농도 이산화탄소 환경에서 SRM이 갑작스럽고 지속적으로 중단될 경우, 지구 평균기온·강수량·해수면의 급격한 증가와 해빙 면적의 급격한 축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후 냉각 서비스’를 한 번 선택하면, 장기간 중단하기 어려운 기술·재정·정치적 경로의존성에 들어갈 수 있음을 뜻한다.
스타더스트는 입자 투입량을 점진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입자도 약 1년 안에 대기에서 제거되므로 종료 충격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안정적인 국제 협력, 장기 재원, 운영 역량, 배출 감축의 병행이라는 전제를 충족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연간 100억달러라는 비용보다 더 큰 질문은 “누가 수십 년간 비용을 부담하고, 어느 국가의 가뭄·홍수 피해를 누가 보상하며, 중단 여부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다.
‘기후 해킹’의 주체는 누구인가
스타더스트는 현재까지 실험실 수준의 연구만 했으며, 수년 내 야외 시험을 추진하더라도 정부의 직접 감독 아래서만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 상용 배치 단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연구 단계에서도 대기와 기후는 국경을 넘는 공유 자원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나 한 국가의 허가만으로 충분한지에 관한 국제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UNEP는 2023년 독립 전문가 검토보고서에서 대규모 또는 운용 단계의 SRM은 현재의 과학적 이해와 의도치 않은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필요하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신중하지도, 충분히 안전하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SRM은 온실가스 감축의 대체재가 될 수 없으며, 설령 검토가 이어지더라도 감축과 적응이 수십 년간 핵심 과제로 남는다고 못 박았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도 태양 지구공학 연구가 현재 단편적이고 지식 공백이 크다며, 강력한 연구 거버넌스와 국제적 관리체계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NASEM이 제시한 초기 연구프로그램 예산은 5년간 1억~2억달러 수준이다. 이 권고는 대규모 배치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 안전성·효과·사회적 영향·거버넌스의 불확실성을 검증하기 위한 공공 연구 체계를 주문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5년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보다 1.44도 높아 관측 사상 세 번째 안에 드는 고온을 기록했다. 2025~2029년 중 적어도 한 해가 2024년의 기존 최고기온 기록을 넘을 확률은 80%, 적어도 한 해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높을 확률은 86%로 제시됐다. 이 같은 기후위기의 긴급성이 스타더스트식 해법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지만, 긴급성은 검증되지 않은 전 지구적 개입을 정당화하는 면허가 될 수 없다.
결국 스타더스트의 100억달러 주장은 ‘지구를 얼마나 싸게 냉각할 수 있는가’라는 사업계획서의 언어에 가깝다. 과학과 정책이 답해야 할 질문은 그보다 훨씬 넓다. 온도계의 숫자를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산화탄소 축적과 해양 산성화는 멈추지 않으며, 강수·식량·보건·국제분쟁의 위험이 어느 지역에 집중될지도 불확실하다.
태양 지구공학은 기후위기 해법의 대체재가 아니라, 배출 감축 실패가 심화될수록 더욱 위험한 ‘최후의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논리보다 공공성, 검증, 국제 거버넌스가 먼저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