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9 (금)

  • 맑음동두천 23.3℃
  • 맑음강릉 23.4℃
  • 맑음서울 26.0℃
  • 맑음대전 25.0℃
  • 맑음대구 27.3℃
  • 맑음울산 24.1℃
  • 구름많음광주 24.8℃
  • 구름많음부산 24.9℃
  • 구름많음고창 23.8℃
  • 구름많음제주 22.9℃
  • 구름많음강화 22.5℃
  • 맑음보은 24.3℃
  • 맑음금산 25.3℃
  • 구름많음강진군 25.3℃
  • 맑음경주시 26.3℃
  • 맑음거제 23.4℃
기상청 제공

월드

[이슈&논란] “여성은 보이지 않게 하라”는 힌두교 요구에 에펠탑 멈췄다…공공공간 성평등 논쟁으로 번지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힌두교 단체 방문 과정에서 여성 직원들이 근무지에서 배제됐다는 논란으로 하루 동안 폐쇄됐다. 프랑스 최초의 전통 힌두사원 개관을 기념하려던 종교·문화 행사가, 공화국의 핵심 가치인 성평등 원칙과 충돌하면서 노동쟁의와 정치권의 비판으로 확대된 것이다.

 

프랑스24와 BBC, indulgexpress, freepressjournal, ndtv, thenews, indiatoday, euronews 등에 따르면 에펠탑 직원들은 9월 7일 파업에 들어갔고, 운영사인 SETE(Société d’Exploitation de la tour Eiffel)는 같은 날 에펠탑을 ‘예외적 상황’으로 폐쇄했다.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직전 9월 5일 토요일 약 100명 규모의 BAPS(Bochasanwasi Akshar Purushottam Swaminarayan Sanstha) 관련 방문단이 에펠탑을 비공개 방문했을 때 이뤄진 운영 조치다.

 

“여성 직원과의 접촉 최소화” 요청 인정


에펠탑 직원들을 대변한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방문단 동선에 맞춰 여성 직원들이 “성별을 이유로 배제되고, 남성으로 대체되며, 보이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다. 노조와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여성 직원은 평소 근무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일부 근무 지점에는 남성 직원이 대신 배치됐다. 또 여성 직원들은 대표단이 머무는 동안 특정 구역을 통과하거나 가로지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의전상 배려를 넘어, 공공 관광시설의 고용·업무 환경에서 성별에 따른 물리적 분리가 실제로 실행됐다는 점이다. CGT 측 관계자인 디안 다부안은 로이터통신에 “대표단 방문 중 여성들은 자리를 떠나고 남성이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요구받았다”며 여성 직원들이 굴욕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운영사 SETE는 대표단 측이 방문 시 “여성과의 상호작용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SETE는 이 조건을 수용한 데 대해 “받아들였어서는 안 되는 조건이었다”고 밝히면서, 해당 조치가 회사의 가치 및 여성·남성 평등 원칙과 맞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아리엘 베유 SETE 대표는 “명백히 받아들일 수 없는 관행”이라며 “에펠탑은 공화국 가치와 여성·남성 평등에 확고히 헌신한다”고 강조했다.

 

‘사원 봉헌’ 직후 불거진 역설


논란의 중심에 선 BAPS는 인도계 힌두교 조직인 보차사나와시 악샤르 푸루쇼탐 스와미나라얀 산스타로, 이번 프랑스 방문은 파리 동부 교외 뷔시생조르주(Bussy-Saint-Georges)에 세워진 BAPS 스와미나라얀 힌두 만디르의 봉헌식과 문화행사에 맞춰 이뤄졌다. BAPS에 따르면 이 사원은 프랑스 최초의 전통 힌두사원으로 소개됐으며, 2026년 9월 2일부터 14일까지 13일간의 ‘문화 축제(Festival of Culture)’ 프로그램에 맞춰 문을 열었다.

 

마한트 스와미 마하라지가 주관한 봉헌식은 9월 6일 열렸으며, BAPS 측은 해당 사원을 수십 년간의 공동체 노력과 종교·문화적 비전의 결과물로 설명한다. BAPS는 2022년 9월 부지 기초석 행사를 열었고, 2024년 6월부터는 본격적인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사원 건립 프로젝트는 적어도 2022년 공식 착공 행사 이후 약 4년간 진행됐고, 조직 내부에서는 요기지 마하라지가 제시한 장기 비전의 실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뷔시생조르주는 파리 동쪽 센에마른주에 위치한 도시로,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 기준 2022년 인구는 2만6334명이다. 프랑스 수도권의 이민·종교·문화 다양성이 교차하는 지역에 대형 종교·문화 거점이 들어선 셈이다.

 

그러나 봉헌식 직후 불거진 에펠탑 사태는 종교 공동체의 문화적 존재감 확대가 공공영역의 보편적 규범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설적 장면이 됐다. 특히 이번 사안은 방문단의 종교적 요청 그 자체보다, 공공시설 운영자가 그 요청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여성 근로자의 동등한 근무권과 이동권을 제한했다는 데 비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리시·정치권 “환대가 가치 포기는 아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여성 직원 배제에 대한 직원들의 분노가 정당하다고 평가하고 조사 착수를 예고했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평등은 역사적 기념물 앞에서도, 파리 어디에서도 멈춰서는 안 된다”며 해당 조치가 에펠탑이 지켜야 할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민의회 의장 야엘 브라운-피베 역시 “외국 방문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들이 비켜서도록 강요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프랑스에서는 어떤 문화·신념·예배도 여성의 자리를 지시할 수 없다”고 밝혔고,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도 “프랑스에서는 여성의 존재를 제한하는 일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인사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이 프랑스 사회에서 종교 문제보다 성평등·공화주의·공공서비스 원칙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BAPS 파리 사원 측은 7일 저녁 성명을 내고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초래된 고통이나 불편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원 측은 약 100명 규모의 대표단 방문이 다른 이용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정규 개장 초기 시간대에 에펠탑 측과 조율돼 진행됐으며, 자신들이 아는 한 누구도 에펠탑 출입을 거부당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해명은 쟁점의 일부만 다룬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본질은 일반 관람객의 출입 제한 여부가 아니라, 여성 노동자가 성별을 이유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이동에서 배제됐는지, 그리고 그 지시를 누가 어떤 근거로 승인했는지에 있다. SETE가 “수용해서는 안 됐다”고 공식 인정한 만큼, 향후 조사는 현장 지시의 경위, 책임 소재, 민간 방문단의 요구와 공공시설 운영 원칙의 경계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종교 자유’와 ‘차별 금지’의 경계선


이번 사건은 프랑스식 라이시테(정교분리) 논쟁의 전형적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 종교의 자유나 특정 종교행사 자체를 제한하는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문화적 요청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공시설이 여성 직원에 대해 차별적 업무 배치를 했는지가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최초 전통 힌두사원 개관이라는 다문화 사회의 상징적 성취가 공공영역에서의 성평등 원칙과 충돌할 경우 얼마나 빠르게 사회적·정치적 논쟁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향후 사건의 관건은 BAPS의 사과 여부보다 SETE와 파리시가 여성 직원 배제 지시의 승인·집행 과정을 어디까지 규명하고, 공공 관광시설에서 유사한 요구를 차단할 구체적 운영기준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사거리 1000km"…한·미는 700km 이상 ‘비행거리 공방’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이른바 ‘극초음속 전략무기체계’ 훈련을 참관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주장했다. 북한은 비행거리 1,000km와 지정 표적 명중을 내세웠지만, 우리 군은 원산 일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700km 이상 추적했다고 발표해 실제 비행거리와 종말단계 기동 여부를 둘러싼 검증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1,000km 명중’ 주장 Reuters, bloomberg, abcnews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KCNA)은 4일 김 위원장이 전날 새벽 동부 지역에서 실시된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KCNA는 미사일이 북동 방향으로 날아가 동해상의 약 1,000km 떨어진 ‘지정 수역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해당 무기를 ‘극초음속 전략무기체계’로 규정하고, 운용부대의 장비 조작 숙련도와 함께 전쟁억제력의 신뢰성·효율성·기동성을 검증하는 데 훈련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략공격수단의 “믿음성과 치명성”을 적대국이 계속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며 핵전쟁억제력 고도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보도에서 북한은 통상보다 구체적인 탄착 관련 정보를 제시

[이슈&논란] "스타벅스 당장 폐쇄하라” 또 정치리스크? …'신장 2호점’發 중국 8000개 매장 확장과 인권 리스크의 충돌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스타벅스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처음으로 매장 문을 열자 미국 정치권이 즉각 폐점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 내 외형 확장이라는 사업 판단이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맞물리면서, ‘사회적 책임’을 핵심 브랜드 가치로 내세워 온 글로벌 커피기업의 ESG 경영도 정면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에 첫 매장 2곳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한 곳은 도심 관광지인 그랜드바자르, 다른 한 곳은 우루무치 톈산 국제공항에 들어섰다. 로이터가 확인한 스타벅스 중국 공식 위챗 계정의 사진에는 영어와 중국어 로고가 보였지만, 위구르어 표기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위구르어는 중국어와 함께 신장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다.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르 공화당 의원은 스타벅스의 신장 진출 직후 “즉시 결정을 되돌리고 매장을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사회적 책임을 자랑하는 기업의 충격적이고 도덕적으로 파산한 결정”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100만명 이상을 구금하고 신앙·언어·문화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이슈&논란] WSJ “시진핑 휴식 5시간이 남긴 공백”…방미 일정 축소설, 건강 변수와 미중 권력 리스크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미국 국빈 방문을 둘러싸고 건강 이상설과 중국 권력 승계 불확실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에서 시 주석의 휴식 시간을 넉넉히 확보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정상 외교의 핵심 일정 일부가 축소·조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2일(현지시간) 방문 준비 과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측이 백악관 웨스트윙 내부에 시 주석 전용 휴식 공간인 이른바 ‘홀드 룸(hold room)’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간에는 부인 펑리위안 여사만 동행할 수 있었고,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도 출입할 수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미국 측에 시 주석의 휴식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실제 체류 기간이 이틀을 조금 넘는 방미 일정에 약 5시간의 비는 시간이 생겼다. 시 주석은 도착 첫날 저녁에 별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고, 방문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찾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약 10분간만 머문 것

[이슈&논란] 시진핑의 요구에 워싱턴은 침묵·타이베이는 환호…대만 둘러싼 미·중 휴전의 불안은 진행형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대만 문제와 관련한 명시적 정책 전환을 요구했지만, 3일간 이어진 워싱턴 정상외교는 중국이 기대했던 형태의 공개적 양보 없이 마무리됐다. reuters, apnews, internazionale, nytimes, thehill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 문제를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규정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공식 반대한다는 중국 측 요구를 수용했다는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140억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 패키지가 여전히 보류 상태여서, 대만의 안도는 ‘승리’라기보다 불확실성의 연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9월 24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고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미국의 기존 입장인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보다 한 단계 강한 문구를 중국이 원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지하지 않는다’와 ‘반대한다’의 차이는 외교 수사처럼 보이지만, 대만의 정치적 선택권과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에 직접 영향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