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1년간의 상승 속도인 연 11%를 유지하고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예정대로 적용되면, 2030년 종부세 과세 아파트 단지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2개구로 번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78곳에서 101곳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분석 대상 125개 단지 중 비거주 기준 종부세 과세 단지는 19개구 78곳이다. 전체 표본의 62.4%다. 서울 아파트값이 2025년 6월~2026년 5월 기록한 연 11% 상승률을 2030년까지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과세 단지는 22개구 101곳으로 확대된다. 표본 내 과세 비중이 80.8%까지 높아지는 계산이다.
과세 단지가 새로 등장하는 지역은 관악·노원·중랑구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분석 대상 상위 단지에서 종부세 과세가 확인되지 않는 자치구는 강북·금천·도봉구 3곳만 남는다. 이 세 곳을 제외한 서울 25개구 중 22개구의 상위 5개 단지 기준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서울 대부분의 고가 아파트 권역’으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세제 완화보다 빠른 집값
이번 수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세 대상 확대가 단순히 세율 인상만의 결과가 아니라는 데 있다. KB 시뮬레이션은 2027년 이후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 비거주 기준 공제를 12억원으로 두고, 공정시장가액비율 70%, 세 부담 상한 150%를 적용했다. 즉 일부 공제 확대가 반영된 시나리오임에도, 연 11%의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과세 기반이 빠르게 넓어진다는 결론이다.
현행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는 종부세가 매년 6월 1일 현재 보유한 주택 등의 공시가격을 전국 단위로 합산해 판정하는 국세다. 주택분 과세표준은 공시가격 합계에서 일반적으로 9억원, 1세대 1주택 단독명의자는 12억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해 산정한다. 2주택 이하 주택분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0.5~2.7%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시장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공시가격, 공제금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주택 수, 거주·명의 형태, 재산세 공제 등이 함께 세액을 좌우한다.
표본 세액, 589억→5262억원
125개 단지 전체 세대 수를 반영한 종부세 추정액은 비거주 기준 올해 589억원에서 2030년 5262억원으로 8.9배가 된다. 실거주 기준 추정액은 3347억원으로, 올해보다 5.7배 수준이다. 단지별 주택 한 채당 종부세를 단순 평균한 값도 올해 95만1338원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842만8401원, 실거주 기준 554만9778원으로 상승한다.
이 수치는 ‘개별 가구의 고지서’를 의미하지 않는다. 분석 대상이 각 자치구의 KB시세 상위 5개 단지에 한정돼 있고, 단지별 세대 수와 세액을 합친 뒤 단순 평균을 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다주택자·비거주자·공동명의자·고령 장기보유자 여부에 따라 세액은 달라진다.
상승률 반토막이어도 ‘5배’
보다 보수적인 시나리오도 부담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금리 상승 등으로 집값 상승률이 연 5.5%로 최근 1년 상승률의 절반 수준까지 둔화된다고 가정해도, 2030년 비거주 기준 과세 단지는 19개구 82곳으로 계산됐다. 신규 과세 편입은 강서구 4개 단지에 그쳤지만, 125개 단지의 종부세 추정 총액은 2926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5배 늘었다. 실거주 기준 총액도 1719억원으로 약 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부세 논쟁의 핵심이 ‘과세 대상 지역이 얼마나 넓어지는가’와 ‘기존 과세 대상의 세 부담이 얼마나 무거워지는가’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는 뜻이다. 연 5.5% 시나리오에서는 지역적 확산은 제한됐지만, 이미 고가 주택이 밀집한 단지의 과세표준과 세액은 크게 불어난다. 반대로 연 11%의 고상승률 시나리오에서는 강남권을 넘어 비강남권 상위 단지까지 과세선이 이동한다.
‘서울시민세’ 표현의 함정
신동욱 의원은 이 결과를 두고 "종부세가 서울의 일반 1주택 보유자에게도 부과되는 사실상의 서울시민세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집값 상승으로 과세 대상이 넓어질 때 종부세가 여전히 소수 초고가·다주택 보유자 중심의 조세인지, 아니면 서울의 상위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보유세로 성격이 이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제·세율·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더라도, 공시가격의 기초가 되는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이를 앞지르면 과세 대상과 세액은 다시 불어난다.
결국 이번 KB 시뮬레이션의 핵심 메시지는 “2030년 서울 모든 아파트가 종부세를 낸다”가 아니다. 서울의 대표 고가 아파트 125개 단지를 기준으로 최근의 연 11%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종부세의 지리적 경계가 강남 3구를 넘어 22개구로 확대되고, 세 부담의 증가 속도는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