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새 인공지능 모델 ‘GPT-6 아스트라(Astra)’를 두고 “인공일반지능(AGI)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AI가 복잡한 지식노동과 컴퓨터 조작을 실질적으로 자동화하기 시작했다는 산업적 선언에 가깝다. 동시에 엔비디아의 최신 실적은 이 선언이 거대한 AI 인프라 투자와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cnbc, investing, business-standard, thestreet에 따르면, 황 CEO는 9월 7일(현지시간) X에 “챗GPT에서 o1, 그리고 아스트라까지 4년”이라며 “AGI has arrived”라고 적었다. 그는 GPT-6 아스트라가 10만대 이상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NVLink72’ 시스템으로 훈련됐다고 밝히고, 추가로 40만개의 엔비디아 GPU가 가동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오픈AI가 지난 3일 아스트라를 공개한 뒤 나온 발언으로, 황 CEO가 AGI 도달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한 사례다.
오픈AI의 공식 발표는 표현의 온도에서 황 CEO와 다소 차이가 있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배포한 모델 가운데 가장 유능한 모델”로 규정하면서도 ‘AGI 달성’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대신 코딩, 과학, 사이버보안, 브라우징, 컴퓨터 사용 등에서 최첨단 성능을 냈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는 현재 제한된 조직부터 단계적으로 배포되고 있으며, 향후 수일 내 챗GPT Plus·Pro·Business·Enterprise 고객, 오픈AI API,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아마존 베드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아스트라가 얼마나 똑똑한가”와 “그 성능을 AGI라고 부를 수 있는가”의 차이다. 오픈AI 자체 평가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고난도 수학 평가인 FrontierMath Tier 4에서 97.6%, 추상추론 평가 ARC-AGI-3에서 99.9%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과제를 시험하는 Terminal-Bench 4.0에서는 57.9%를 기록해 GPT-5.6 Sol의 37.3%를 크게 앞섰다. 컴퓨터 사용 능력을 보는 OSWorld 2.0에서는 약 40분당 과제 수행률 72.6%로, 전작의 65.7%보다 6.9%포인트 높으면서 처리시간은 약 75분에서 약 40분으로 줄었다.
특히 보안 역량은 기술적 진전과 위험을 동시에 드러낸다. 아스트라는 오픈AI의 ‘Preparedness Framework’에서 처음으로 사이버보안 역량 ‘Critical’ 등급을 받은 모델이다. 오픈AI는 적절한 도구 및 접근 권한이 주어질 경우, 사람의 단계별 지시 없이도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침해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외부 시험에서 아스트라는 ExploitBench 100%, ExploitGym 42.4%, SRE-Bench 단일 시도 88.0%의 성과를 냈다. 특히 오픈AI는 평가 중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제로데이 취약점 2개를 발견·활용했으며, 유지보수 주체에 이를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픈AI가 내린 결론은 ‘AGI 인증’이 아니라 ‘통제 강화’였다. 회사는 출시 버전에서 취약점에 대한 개념증명(PoC) 익스플로잇 제작 등 고위험 사이버 작업을 거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배포되는 도구 사용 추론 과정에는 오정렬 가능성을 탐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붙였고, 위험 가능성이 감지되면 작업을 멈추거나 사용자 검토를 요청한다. 기업용 계정에서도 아스트라 접근 권한은 출시 당시 기본적으로 꺼져 있으며 관리자가 직접 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모델 역량의 급격한 고도화가 곧바로 자율적이고 무제한적인 범용 지능의 상용화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오픈AI의 판단으로 읽힌다.
황 CEO의 발언이 과장인지, 시대 전환의 정확한 포착인지는 AGI의 정의에서 갈린다. AGI는 통상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하지만,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인정하는 단일 기준이나 공식 인증체계는 없다. 황 CEO는 지난 3월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에서도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AGI를 달성했다”고 말했으나, 당시 논의의 맥락은 AI가 십억달러 가치의 회사를 창업·성장시킬 수 있느냐는 경제적 능력에 가까운 기준이었다. 전통적인 의미의 장기 자율성, 신뢰성, 일반화된 현실 이해,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벤치마크 성적 역시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일부 시험에서는 아스트라가 경쟁 모델을 웃돌았지만, 모든 범주에서 절대 우위는 아니다. 오픈AI가 제시한 Artificial Analysis Intelligence Index v4.1.1에서는 아스트라가 61.2점으로, 앤트로픽 Claude Fable 5.1의 65.7점보다 낮았다. 도구를 활용한 ‘Humanity’s Last Exam’에서도 아스트라는 57.2%로 Claude Fable 5.1의 65.0%에 못 미쳤다. 더구나 오픈AI도 대부분의 평가지표가 자사 연구환경 또는 API 환경에서 실행됐으며, 실제 챗GPT 제품에서는 시스템 프롬프트와 사용 가능한 도구의 차이로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즉 GPT-6 아스트라는 ‘모든 지능 측면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시스템’이라기보다, 컴퓨터를 직접 쓰면서 코딩·문서 작성·조사·분석·보안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의 능력선이 크게 올라간 사례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사람처럼 화면을 보고 클릭하며 문서를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이 기업 현장의 자동화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간 일반지능의 도달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황 CEO의 AGI 선언에는 또 하나의 숫자가 겹친다.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7월 26일 종료)에 매출 962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6%, 직전 분기 대비 18%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2.5%에 달한다. 같은 분기 GAAP 기준 영업이익은 637억3400만달러, 순이익은 596억88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4%, 126% 증가했다.
황 CEO가 말한 AGI의 도래는 따라서 기술 담론인 동시에 엔비디아의 사업 논리이기도 하다. AI 모델이 더 복잡한 과업을 수행할수록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량은 늘어나고, 이는 GPU·네트워킹·서버랙·전력·데이터센터 수요의 확대를 뜻한다. 엔비디아가 3분기 매출 전망치로 제시한 1080억달러에도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팅 매출은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은, 회사가 AI 인프라 수요를 여전히 구조적 성장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사안은 “AGI가 이미 왔는가”라는 이분법보다, AI가 인간의 보조도구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이동하는 전환점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준다. 아스트라의 97.6% FrontierMath Tier 4, 99.9% ARC-AGI-3, 100% ExploitBench는 분명 주목할 만한 성능 지표다. 하지만 모델이 안전장치와 제한적 배포, 상시 모니터링을 전제로 출시됐다는 사실은 AGI 선언보다 더 중요한 현실을 말해준다. AI의 능력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신뢰성과 통제, 책임의 문제는 여전히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