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항공기 20대가 포착되고 이 중 1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은, 단순한 일일 비행 횟수 이상의 신호라는 분석이다.
aninews, taiwannews, timesofindia.indiatimes, firstpost, reuters에 따르면, 비교적 낮았던 8월 말~9월 초 항공 활동 뒤에 전투기·폭격기·전자전기·조기경보기와 해군 및 관공선까지 결합된 형태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평시 군사적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해·공군 통합 운용과 봉쇄 시나리오 숙련도를 높이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대만 국방부(MND)는 9월 5일 오전 8시 24분부터 중국 인민해방군(PLA) 항공기 20대를 탐지했으며, 이 가운데 1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중부·남동부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점에 인민해방군 해군(PLAN) 함정 6척과 중국 관공선 5척도 대만 주변 해역에서 확인됐다. 대만군은 항공기와 해군 함정, 연안 미사일 체계를 투입해 감시·대응했다고 발표했다.
전투기·폭격기·전자전기 결합
이번 편대에는 J-11 및 Su-30 전투기, H-6 폭격기 외에 Y-8 전자전기, KJ-5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가 포함됐다. 전투기와 폭격기만이 아니라 전자전·공중지휘통제 자산까지 함께 노출됐다는 사실은 중국군의 활동이 단순 방공식별구역 진입을 넘어, 해상 전력과 연계한 복합 항공작전 성격을 띠었음을 보여준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법적 국제 경계선은 아니지만, 수십 년간 양안 군사력 사이의 사실상 완충선으로 기능해 왔다. 중국은 이 중간선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최근 수년간 이를 넘는 비행과 항해를 일상화해왔다. 이번에는 20대 가운데 60%인 12대가 중간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표시된 선’을 무력화하고 대만군의 감시·출격·지휘통제 부담을 상시화하려는 회색지대 압박의 전형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조용한 8월’ 뒤 반등
이번 활동의 특징은 절대 규모보다 반등의 속도에 있다. 대만 국방부 집계를 인용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대만 주변에서 탐지된 중국 군용기는 173대, 군함은 397척이었다. 월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항공기는 하루 평균 약 5.6대, 군함은 약 12.8척꼴이다. 이번 20대 출격은 8월 일평균 항공기 탐지 규모의 약 3.5배에 해당한다.
9월 초에는 활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8월 31일~9월 1일 기준으로는 중국 군용기 4대, 해군 함정 6척, 관공선 4척이 탐지됐고, 이 중 3대가 북부 ADIZ 방향으로 중간선을 넘었다. 9월 1~2일에는 군용기 1대, 해군 함정 5척, 관공선 3척이 포착됐다. 이런 흐름과 비교하면 이번 20대 출격은 단기간에 공중 압박 강도가 뚜렷하게 높아진 사례다.
핵심은 ‘침공’보다 봉쇄 숙련
대만 국방부가 8월 31일 공개한 중국군 위협 평가의 핵심 진단은 중국이 당장 대규모 상륙침공을 수행할 능력을 완전히 갖췄다고 보기 어렵지만, 대만의 외부 해상교통로를 차단·통제하는 ‘합동 봉쇄·통제’ 능력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군이 정기 전투준비초계, 원해 임무, 해·공군 훈련을 통해 대만해협 주변의 공중 및 해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초기 전투 단계에서 대만의 지휘통제와 방공 역량을 약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전기와 조기경보기의 활동은 대만의 레이더·통신·대응 패턴을 파악하고, 중국군 내부의 공중지휘통제 연동성을 시험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개별 플랫폼의 실제 임무와 수집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이는 군사적 기능에 근거한 분석이며, 이번 작전의 확정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우크라이나전과 미국·이스라엘·이란 충돌에서 드러난 교훈을 훈련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저비용 드론 대량운용, 방공 요격체계의 소모, 탄약 보급 압박, 산업동원 및 연합체계 취약성 등이 중국군이 주목하는 요소로 꼽혔다. 이는 대만이 우려하는 위협이 상륙함과 전투기 중심의 전통적 침공 시나리오를 넘어, 드론·미사일·전자전·해상차단이 결합된 장기 소모전 및 봉쇄전 양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드론 4만대’ 예산과 맞물려
이번 활동은 대만 행정원이 3일 1,457억 대만달러(약 45억9000만달러) 규모의 추가 국방예산을 제안한 직후 발생했다. 예산안에는 중층급 대전술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연안 감시·정찰 드론 600대 이상, 연안 공격 드론 4만대 이상, 소형 자폭 무인수상정(USV) 100척 이상 초도 물량 등이 담겼다.
세부적으로는 무인체계 관련 예산이 559억 대만달러, 대전술탄도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포함한 7개 사업이 130억 대만달러로 편성됐다. 탄약 비축분 보강에는 73억 대만달러가 배정됐다. 대만의 구상은 중국군 대형 플랫폼과 정면으로 대칭 경쟁하기보다, 다량의 저비용 무인체계와 연안 타격·감시 역량, 방공망을 결합해 상륙 및 봉쇄 비용을 높이려는 ‘비대칭 방어’에 가깝다.
추가 예산이 통과될 경우 대만의 올해 전체 국방 관련 지출은 약 1조2000억 대만달러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기존 3.32%에서 약 3.83%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