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7 울트라’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700을 일부 지역용으로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스마트폰 칩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퀄컴 의존도를 낮추고 시스템LSI·파운드리·패키징을 묶어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되살리려는 삼성의 ‘수직계열화 실험’으로 해석된다.
스냅드래곤 단독 개발 막판에 ‘엑시노스 메인보드’ 추가
업계 소식통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9월 1일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700을 탑재한 갤럭시 S27 울트라용 메인보드를 최근 발주했으며, 당초 스냅드래곤 단독으로 개발하던 방향에서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용 엑시노스 모델을 병행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시스템LSI사업부와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AP 공급을 사전 조율했고, 기존 스냅드래곤 모델 개발은 유지한 채 엑시노스 모델을 더하는 ‘투트랙’ 구조라는 것이다.
핵심은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스냅드래곤으로 주요 개발 과정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엑시노스 버전이 추가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즉, 단순한 초기 제품기획 단계의 부품 선택이 아니라, 막판 성능·수율·원가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엑시노스 적용 범위를 울트라까지 넓히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다.
공식 이력과 대조해도 이 변화의 무게는 작지 않다. 삼성전자는 2026년 2월 공개한 갤럭시 S26 울트라에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5 포 갤럭시’를 탑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기본형·플러스 모델은 국가와 시장에 따라 엑시노스 2600 또는 스냅드래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울트라는 퀄컴 맞춤형 칩으로 고정하고, 나머지 모델은 지역별 이원화하는 최근 전략이 이어져 온 셈이다.
따라서 S27 울트라의 엑시노스 탑재가 실제 출하로 연결된다면, 삼성은 ‘울트라는 스냅드래곤’이라는 최근의 제품 전략에 균열을 내는 것이다. 다만 “5년 만의 복귀”라는 표현은 기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머니투데이는 S22 이후 5년 만에 엑시노스가 플래그십 울트라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실제 제품 출시 기준으로는 S22 울트라 이후 약 5년의 공백이 예상된다는 뜻에 가깝다.
내부 벤치마크 19% 우위설…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재현성
엑시노스 2700 투입 검토의 직접 동력은 성능 자신감으로 거론된다. 머니투데이는 엑시노스 2700이 삼성 파운드리의 2세대 2나노급 공정 ‘SF2P’를 기반으로 생산될 예정이며, 삼성 내부 평가에서 차세대 스냅드래곤 대비 CPU·GPU·AI 연산·전력효율 등 주요 지표에서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해외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내부 시험으로 알려진 Geekbench 6.5 멀티코어 결과에서 엑시노스 2700은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 표준형보다 CPU 성능이 19%, 상위 ‘Pro’ 버전보다 9.5% 높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GPU 최대 성능은 상위 스냅드래곤 모델보다 5% 높고, 2.5W 전력 제한 조건에서는 표준형보다 24%, 상위형보다 22% 앞섰다는 보도도 있다. 온디바이스 AI 테스트에서는 Llama 3.1 8B 응답 생성 속도가 상위 스냅드래곤 대비 18% 빠르고, 전력 소모는 12.7% 낮았다는 수치가 제시됐다.
‘2나노+패키징’이 진짜 시험대
현재 유출·보도 단계에서 엑시노스 2700은 10코어 CPU, Xclipse 970 GPU, 대형 NPU 구성으로 알려졌다. LPDDR6용 64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 4개를 갖추고 차세대 UFS 5.0 스토리지를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최근 프리미엄 갤럭시가 채택해 온 LPDDR5X 기반 메모리 체계보다 한 단계 앞선 플랫폼을 겨냥한 설계라는 해석을 낳는다.
관건은 ‘2나노’라는 공정 명칭 그 자체보다 수율과 열관리다. 삼성 파운드리가 SF2P라는 2세대 2나노급 공정을 실제 대량생산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대형 울트라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승부처다. 머니투데이는 엑시노스 2700 물량 확대가 SF2P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선단공정의 생산효율 및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열은 엑시노스에 특히 민감한 변수다. 과거 일부 엑시노스 모델은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과 비교해 성능 편차, 발열, 전력효율 논란에 노출됐고, 이는 지역별 칩셋 차별 논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엑시노스 2700에는 다이와 메모리 등 부품 배치에서 열 확산을 높이려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by-Side)’ 패키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실제 갤럭시 S27 울트라에서 이 기술이 어떤 구조로 적용되고 어느 정도의 열저항·전력효율 개선을 제공할지는 삼성의 공식 기술자료가 나오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삼성이 이미 갤럭시 S26 울트라에서 방열 구조를 강화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삼성은 S26 울트라에 프로세서 측면으로 열전도 소재를 배치한 재설계 베이퍼 챔버를 적용해 열을 더 넓은 면적으로 확산한다고 설명했다. CPU는 S25 울트라 대비 최대 19%, NPU는 39%, GPU는 24% 성능 향상을 제시했다. S27 울트라가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병행할 경우에도, 동일한 섀시에서 두 AP의 열 특성과 성능 유지율을 얼마나 균질하게 맞추는지가 소비자 신뢰의 핵심이 될 수 있다.
14조원 AP 매입비…‘원가·협상력·가동률’의 삼중 효과
삼성의 엑시노스 확대 구상은 성능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모바일 AP 조달 비용은 13조8272억원으로 전년 10조9326억원보다 26.5% 증가했다. 연도별 AP 매입액은 2021년 6조2116억원, 2022년 9조3138억원, 2023년 11조7320억원, 2024년 10조9326억원, 2025년 13조8272억원으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머니투데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가 퀄컴·미디어텍 등 외부 업체로부터 들여온 모바일 AP 매입액이 7조4383억원이며, 이는 DX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 비용의 17.9%라고 보도했다. AP 조달 비용이 스마트폰 수익성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자체 칩 채택률을 높이면 직접적인 외부 구매비 축소뿐 아니라 퀄컴과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리스크도 분명하다. 울트라는 갤럭시 S 시리즈의 최고가·최고수익 제품군인 만큼, 엑시노스 모델이 성능이나 전력효율, 카메라 처리, 네트워크 품질에서 스냅드래곤 모델과 유의미한 격차를 보이면 ‘지역별 사양 차별’ 논란이 재발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유럽 등에 엑시노스가 배정되고 미국에는 스냅드래곤이 유지되는 구조라면, 동일 모델명·동일 가격 체계에서 어떤 칩이 실제 사용자 경험에 더 유리한지를 둘러싼 비교가 불가피하다.
'울트라 복귀’보다 ‘동일 체감 성능’이 관건
현재까지 확인되는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 등에는 스냅드래곤을 유지하고, 한국·유럽 등 일부 시장에 엑시노스 2700을 투입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S27 일반형·플러스·프로에만 엑시노스를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울트라까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S27 울트라가 삼성의 엑시노스 부활을 선언하는 제품이 될지는 단일 벤치마크 숫자가 아니라 세 가지 지표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2나노 SF2P의 양산 수율과 공급 안정성이다. 둘째,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의 발열·전력효율·성능 유지율이다. 셋째, 한국·유럽판 엑시노스와 미국판 스냅드래곤 사이에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성능·카메라·통신 품질 격차가 발생하지 않는지다. 이 세 조건을 충족한다면 S27 울트라는 스마트폰 한 대의 칩 변경을 넘어, 삼성 비메모리 전략의 신뢰도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